목살을 자주 사는 나는 돼지고기가 한 근에 600g 인 것을 알고 있다. 1.5키로면 두 근하고도 반 근이 더 나온다. 고기를 사기만 했던 내가 근육을 만들어 냈다.
무려 한 달 하고 5일 만이다. 강제운동 중인 이유는 슬초브런치 밴드인증 덕분이리라.
참 수동적인 인간인 나는 상급자의 말을 잘 듣는 편이다. 상급자는 엄마, 직장상사 그리고 내가 어른이라 생각할 만하다고 인정하는 사람들일 것이다. 은경선생님이 운동을 해야 한다 하시고 인증도 하라시니 그저 하고 있다. 분명하라고 한대로 하면 좋은 일이 있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믿어 의심치 않는다.
계단 오르기 운동을 3개월째 진행하고 있다. 10월 인바디를 한 번 했고, 한 달 여만에 다시 진행했다. 특별히 식단을 하지는 않고 요즘 과식이 잦아서 1킬로 체중은 늘었다. 하나 자세히 보니 성적표가 꽤나 괜찮다. 근육량은 1.5킬로가 늘었고, 체지방은 1.3킬로가 빠졌다. 특별히 다이어트보조제 같은 것도 먹지 않는 나에게 이런 결과는 오로지 강제인증을 위한 억지운동 덕분이리라.
어쩜 운동은 하기 싫은 핑계가 그리도 많은지, 그래도 해야 하는 이유는 인증 딱 하나뿐이니.
오늘은 그냥 하루 쉬지, 뭐.
인증 하루 못 할 수도 있지.
하루 안 한다고 큰 일 나는 것도 아니잖아.
별의별 핑계를 대며 미루다가 결국에는 운동화에 발을 쏙 집어넣곤 했다. 하기 싫은 것을 한 후에 그동안의 노력을 인바디 성적표로 받았다. 워낙에 저질체력인 나는 아직도 표준근육량에 못 미치지만 발전하고 있다는 것에 나 자신을 칭찬한다.
꾸준함이 대단하다는 말은 익히 들어 알고 있다. 뭐 티끌이 모이면 태산이 된다는 말도.
귀를 통해 흘러나가곤 했던 그 말들이 내게 적용이 되고 나서야 비로소 아~~ 그렇구나를 느낀다. 나란 인간은 어쩜 이리 실제로 겪어보지 않고서는 깨닫지 못하는 걸까.
매일 뭐라도 쓰는 이런 삶이 지속된다면 뭐라도 이룰 수 있으리라 믿는다.
내 안의 나를 끄집어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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