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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연 Jan 18. 2017

태양의 시점 그림자의 시점 눈의 시점 그리고 나의 시점

서빙고 동빙고 눈 오는 거리에서....

http://cafe.naver.com/hongikgaepo

 

 

"아름다운 눈, 당신을 따뜻하게 안아주고파.. 넌 왜 내 마음을 몰라주는 거니? 내가 너를 이렇게 반짝이게 해 주고 있잖아. 내가 너를 잘 보이게 비춰주고 있잖아. 그렇게 부끄러워하지 마 너를 바라보는 내 마음을 왜 몰라주는 거니? 나는 너를 사랑하고 있단 말이야....."




"넌 내게 속할 부류가 아닌데 왜 나에게 안겨있니? 알 수 없지만 필요하다면 내게 안겨 쉬고 있으렴.. 하지만 나도 어쩔 수 없이 태양을 피해 움직여야 한단다. 네가 따라올 수 없다면 나도 너를 책임질 순 없어.. 하지만 내게 속해 있는 동안 편안히 쉬렴. 너의 아름다움을 감추고...."


"난 태양의 사랑이 부담스러워. 강한 그의 햇빛이 부담스러워 자꾸 내가 작아지는 기분이야.. 하지만 참아보려 했어 그리고 나는 점점 작아지고 내 존재감은 없어지고 있어.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그림자에 숨어 지내고 있어 그동안만큼은 내가 아름다울 필요도 사랑스러울 필요도 없단 걸 알아. 그래서 그림자에게 기대어 쉬고 있어.

이 시간이 영원하지 않다는 걸 알아.

하지만 내가 햇빛에 비취어 반짝이며 아름답게 보였을 때보다 두껍게 쌓여 뽀드득 소리를 낼만큼 풍성할 때보다 밀가루처럼 순백의 아름다움을 과시할 때보다 그 어느 때보다 편안하고 오래 남아있을 수 있어..

태양아 나를 놓아주지 않으렴?

너와 있던 시간은 화려했고 아름다웠지만 이제 부담스럽고 쉬고 싶구나...."




그들의 사랑을 보자마자 내가 느낀 건 눈은 아름다움을 충분히 과시하고, 그림자에게 숨은 후 마지막을 편안히 보낸 기분이었다.

남자는 태양과 그림자 여자는 눈과 동화된 듯한.... 혹은 그 반대일 수도?


이제 어린이 동화보단 어른동화에 익숙해지고 있구나 나란 어른.




2017,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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