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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연 Feb 04. 2017

길이야하늘이야 바다야땅이야 선택할 수 없지만 해야 한다

올레18코스ㅡ조천만세동산, 닭머르, 원당봉, 삼양검은모레해변, 사라오름

http://cafe.naver.com/hongikgaepo



새벽 바닷가, 눈으로 소란스러워 보인다.

하지만 어제 무시무시했던 파도들은 조금은 순해진 편이다.

대신 새벽까지 공사 중이던 옆 건물은 밤이 낮으로 바뀐 듯하고,

하늘에 반짝이는 별이 비행기로 바뀌는 에어쇼를 보고 있다가

아침 일찍 밥을 챙겨 먹고, 숙소 앞에 있는 오름 '도두봉'에 오른다.




오늘은 제주시에 있는 18코스를 역으로 돌 예정이다. 17번 버스를 기다리는데  정말 자주 없다.

시외버스터미널에 가서 701번 버스를 타고 '조천 만세동산'으로 간다.

가다가 맘에 드는 식당이 있어 점심을 먹고, 움직인다.

길을 헷갈려 19코스로 갈 뻔해서 경험을 되살려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지만

때때론 원점으로 돌아가는 게 제일 빠를 때가 있다.

덕분에 박물관 구경을 할 수 있어 좋았다.

'항일운동'은 '민족성'에 근거하여 가슴 깊이 응원하는 일이므로 이 공간에 대한 뜻이 깊을뿐더러

'조천 만세운동'은 해녀들의 수탈에 대한 반대운동에서 기인하여 더욱 의미 있다







다시 길을 가니 어제와 같은 파도가 몰아쳐 오늘은 조심히 안쪽으로 간다. 하지만, 몰아치는 파도를 찍기 위해선 파도에 한 발 더 다가서야 함은 진실이다.

바닷가 성문과도 같은 '연북정'에 도달한다.

'연북정'은 유배 온 사람들이 임금에 대한 사모의 정으로 서울을 향해 바라보며 좋은 소식을 기다렸다고 하는데 말은 참 포장하기 나름이다. 자신을 유배 보낸 임금을 사모하며 브로맨스를 찍는다니 복수의 칼날을 갈으며 바라보지 않았나 싶다.






'신촌포구'에서 자칫하면 잃어버리기 쉬운 아주 좁은 골목으로 들어가면 아기자기한 어촌과 농촌마을의 모습들을 찾아볼 수 있다. 거기에 작은 사진전시장과 인터넷으로만 봐서 아름다웠던 '산티아고 게스트하우스'가 떡하니 햇살을 머금고 자리하고 있다.

바닷가와 길가에 자리 잡은 곳에 있는 집에서 어제 서울에서 여동생 남편 장례식장에 다녀왔다는 아저씨와 이야기를 한다

'전두환' '노태우'는 별 둘, '정승화'는 5개인데 소용없다는 이야기 하시며 '박근혜' 이야기를 하시는데 거기서 이야기를 끊고 서둘러 움직여 '닭머르'에 도달한다.

먼저 온 학생들이 사진을 찍고 있어 기다렸다 찍고 나서 바닷가 길을 걷는다.






신촌 농로를 따라 '계단식 밭'을 타고 올라가면 신촌가는 옛길이 나오고 그 길을 따라가다 공사 중인 찾기 어려운 길을 따라가면 1300년 전 원나라 순 황제가 황태자를 얻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구전되어온 '불탑사 오층 석탑'이 있다. 세 번의 화재로 절은 소실되어도 탑은 남아있었다니 불행 중 다행이라 여겨진다. 소실된 그때는 불행이었으나..  

'원당봉' 정상은 시간상 다음에 들리 기로하고 원당봉 입구로 움직인다.






 '삼양 검은 모래 해변'에 도착하니 이렇게 고운 검은 모래가 펼쳐진 해변이 우리나라에 있다니 너무 아름다워 입이 닫아지지 않는다. 아무도 걷지 않은 길을 걷다가 위에서 내려다보니 생각보다 길다. 아쉬운 게 있다면 유실되는 중인지 모래 밑에 다른 모래를 넣어 높이 올린듯한데 그 모래자루가 유실되어 보여서 시술한 수술 자국들처럼 보여 아쉽다. 해변을 걸어 '별도연대'로 가다 마을 어귀에서 '유람선'을 본다.

아름다운 '유람선'엔 꿈을 실은 많은 사람들이 타고 있겠다 생각하니 나도 모르게 손을 흔든다.





 어두워지는 바닷길을 따라 '화북포구'에 도착한다.  '곤을동 마을'을 지나 다리를 건너 어두워진 냇가를 건너다 미끄러질 뻔했다. 조명이 없어 조금 위험하다가 길을 따라가니 '별도봉체 갈림길'로 가는 길은 조명이 있어 상대적으로  편하게 간다. '애기업은 돌'을 지나는데 제주도분이 의미가 아기를 업은 게 아니라 떨어지지 않고 산에 잘 매달려 있다는 의미의 '애기업은 돌'이라고 한다.

연결된 길을 통해  '사라봉'에 오른다.

아까 '애기업은 돌' 위치를 가르쳐 주신 아저씨가 다시 나타나 같이 올라가는데 재미있는 군대 이야기를 하시며 올라가신다.


오늘 군대 이야기 많이 듣는다.....  






'사라봉 정상'에서 보는 제주시내는 반짝이는 대도시 같고 아름다운 은하수를 보는 것 같다.

천천히 내려가는 사라봉길은 '김만덕 객주터'를 지나 '산지천 마당'으로 연결되어 '동문시장'에서 모둠회를 사서 동생이 사는 터미널쪽으로 간다.


"아름다운 제주는 다시 언제 또 볼 수 있을까?"



 




*일찍 어두워지는 겨울에는 정 코스보다 역으로 조천읍에서 제주시로 들어오는 코스로 오면 조명 때문에 완주가 가능하다.

이 코스를 도시는 분 중 겨울에 정 코스로 도시려는 분을 위한 팁이다.


2017.01.31

https://brunch.co.kr/@2691999/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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