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태연 Jan 05. 2018

제주도 올레길 추자도 18-1 첫째 날, 나발론 절벽길

추자항, 나발론 절벽길, 추자등대, 황경헌의 묘, 엄바위 장승, 돈대산

http://cafe.naver.com/hongikgaepo


서귀포에서 출발하느라 서둘러 일어난다

281 버스를 타고 광양사거리에서 415 버스를 타고 제주연안여객터미널로 간다. 

조금 일찍 도착해서 아침을 먹고 표를 끊고 편의점에서 부식거리를 산다. 

뱃멀미가 울릉도 다음이라는 경고에 단단히 긴장하지만 막상 날이 좋아 멀미는 괜찮았다. 

'상추자항'에 도착해 가자 섬들의 아름다운 모습이 하나둘 나타난다. 

생각했던 것보다 크다. 





도착하자마자 여객터미널에 물어서 '등대산 공원'을 오른다. 

그런데 행정구역상 제주일 뿐이지 여기 분들은 전라도 사투리를 쓰신다. 

'등대산 공원'에서는 '완도'와 '보길도'가 보인다는데 오늘은 보이진 않는다. 다만 가깝다는 것만 인지하고 간다. 동네를 굽이돌아 '게스트하우스'를 지나 바닷길을 본다. 

제주와는 다른 바위로 이루어져 다른 모습이다. 

'추자초교'를 지나 '최영 장군의 사당'을 지나친다.

고려 공민왕 때 최영 장군이 제주로 가다 도민들에게 어망 편법을 가르쳐줘서 도민들이 잊지 못하고 지었다고 한다. 

왼쪽으로 개나리가 여러 송이 피어있다. 

12월 말에 보는 개나리는 우리나라 땅이 생각보다 넓다고 이야기하는 것 같다. 

오른쪽 샛길을 통해 '봉골레산'으로 오른다. 

오른쪽에 '낙조전망대'는 상추자도 끝단으로 보인다. 아름다운 섬의 굴곡이 공룡처럼 보이게도 한다. 

봉골레산 정상으로 가는데 아까부터 보기좋게 앞서가는 가족끼리 온 듯한 네명의 식구중 큰아들이 다가온다. 

'저기 저 휴지 좀 가진 게 있으세요?' 

옆에 아버지가 지원 사격하신다. 

'제 와이프가 급해요.. 제가 파는 곳이 있음 사다 드릴게요'

다짜고짜 휴지라니.. 없다고 하기도 그렇고 그림 그리기 위해 아껴 쓰던 물티슈를 꺼낸다. 

"세장만 쓰세요.." 

아저씨가 네 장이 딸려오는걸 눈치 보더니 다시 밀어 넣는다. 

내게 두장만 남았다.. 한 장 다시 달랠 수도 없고, 

어쨌든 볼일을 본 가족은 걸음이 더 빨라져 시야에서 사라진다. 

'저기요.. 사주신다면서요' 속으로 외치고 싶지만 그냥 둔다. 

급할 때 맘과 볼일 보고 난 후의 맘이 다르지.. 하하

문득 외지인과 현지인의 관계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섬의 것들을 나눠야 하지만 왔다갔다 해 줘야 또 살림이 나아지는 공생의 관계, 그것이 꼭 상생이었으면 좋겠다.

 

산 정상에 올라 상추자도의 전경을 한눈에 담고 내려간다. 

다시 내려가면서 '올레길'과 '나발론 절벽길'로 갈라지는 길에서 '나발론 길'로 택한다. 

깎아지른 절벽 모서리로 가는 그 길은 사진을 찾아보아도 무서움이 느껴졌다. 

'나발론 길'을 오르니 경사가 급해지고 상추자도 상부의 섬을 절벽에서 내다보니 아찔한 맛이 일품이다. 

절벽 한 모서리에서 스케치북을 펼쳐 절벽을 담아낸다. 

그래도 겨울이라 초록색도 차분히 가라앉는다. 

한 시간여 스케치 후 빨리 달려 추자 등대 박물관으로 향한다. 
































열심히 절벽과 철계단을 이어 달려 가다보니 등대 건물이 보인다. 

등대박물관에서 추자도를 360도 바라보니 느낌이 따뜻하다. 

서둘러 '쉼터'를 지나 '추자교'를 건너 하추자도 길을 나선다. 

물이 맑고 바람이 세차다. 

산길을 돌아 '묵리 교차로'로 방향을 튼다. 평범한 산길을 내려오니 마을이 보인다. 

배추를 자기 드실 것만 예쁘게 키우시는 텃밭에 앉아 목을 축이고 '묵리 슈퍼'에서 중간 스탬프를 찍는다. 

산길에서 뵀던 어르신 두 분은 거기에서 4시 40분 버스를 타고 상추자항으로 이동, 나는 조금 더 가보기로 한다. '신양항'쪽으로 걸어간다. 

올레길 이정표가 보이지 않는데 어쨌든 신양항 방향으로 움직인다. 

고등학교를 지나 '신양항'에서 더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 올레지기님과 통화하고 '상추자항'으로 움직이려 5시 30분에 있는 버스를 탄다. 

나중에 버스를 타고 보니 묵리 버스정류장에서 조금 올라가 왼쪽으로 꺾는 숲길이  있는데 지나친 것 같다. 

대신 엄청 돌아간 길로 간 것 같다. 

어둑해져 가는 상추자도 항을 바라보며 오늘은 섬 속의 섬에서 자므로 잠이 잘 안 올 듯하다. 

마치 뱃멀미를 하는 기분이 드는 추자도 섬에서....
















2017.12.30

https://brunch.co.kr/@2691999/303


이전 21화 길이야하늘이야 바다야땅이야 선택할 수 없지만 해야 한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