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제주도 올레길 추자도 18-1 둘째 날, 돈대산의 비경

신양항, 황경헌의 묘, 엄바위 장승, 돈대산, 추자교, 추자항, 일몰

by 김태연

http://cafe.naver.com/hongikgaepo

IMG_8842.JPG
IMG_9086.JPG




섬에서의 밤 시간은 엄청 느리게 간다.

바람소리에 잠에서 깼다 일어났다 반복하기를 여러 번 그렇게 오기 싫었나 보다.

2017년 마지막 날의 아침, 그녀가 무섭게 다가온다.

들척이는 밤의 투정을 매몰차게 무시하고 추자도 하나 있는 편의점에서 아침을 해결하고, 게스트하우스 주인의 말대로 5분 전에 나가서 7시 버스를 기다린다.

7시 버스는 안 오고 안내문을 자세히 보니 주말은 8시부터 운행이란다.

'등대공원'을 돌아 일출을 볼 수 있을까 앉아있다가 게스트하우스로 돌아온다.

뜨거운 커피 한잔하고, 다시 8시 5분 전 나가 전화를 하니 출발해서 이미 다리 위란다.. 하하하

전화로 안내하는 분과 이야기를 하는 중 버스가 온다. 버스 아저씨가 미안하다는 말을 연신하시며 사장님께 혼나겠다며 어제 제삿날이었다고 하신다.

안 혼나셨길 빌며 나의 스케줄을 챙기기 위해 배 회사에 전화하니 오늘 오후 배는 결항이란다.

'에고, 계획했던 1월 1일 한라산 일출은 물 건너갔다.'



IMG_8601.JPG
IMG_8603.JPG
IMG_8605.JPG
IMG_8615.JPG
IMG_8609.JPG
IMG_8616.JPG
IMG_8620.JPG



IMG_8627.JPG
IMG_8626.JPG


IMG_8633.JPG
IMG_8634.JPG
IMG_8635.JPG
IMG_8637.JPG
IMG_8638.JPG
IMG_8643.JPG
IMG_8648.JPG
IMG_8663.JPG



그대로 버스를 타고 '신양항'으로 간다. '신양항'에서 조금 걸으니 '모진 해수욕장'이다.

몽돌해수욕장으로 작은 규모에 떠오른 해가 따사롭다.

그 해를 따라 언덕길을 굽이굽이 올라간다. 언덕 꼭대기에 위치한 '황경헌의 묘'에서 바라보는 전망이 시원하다.

조금 더 길을 내려가며 정난주 마리아가 제주도로 가며 노비로 살게 될 아기를 갯바위에 놓고 죽었다고 이야기한 그 자리 '황경헌의 눈물의 십자가'를 보고, 섬 둘레길을 따라 길이 아름다워 스케치하는데 하늘이 점점 검게 변하며 비가 내린다.

역시 섬은 적당한 시련과 단사탕을 준다.

원래 섬 날씨는 하루에 여러 번 바뀌니까....




IMG_8667.JPG
IMG_8671.JPG
IMG_8673.JPG
IMG_8674.JPG
IMG_8678.JPG
IMG_8682.JPG
IMG_8686.JPG
IMG_8689.JPG
IMG_8693.JPG
IMG_8695.JPG
IMG_8698.JPG


IMG_8699.JPG
IMG_8700.JPG
IMG_8703.JPG
IMG_8707.JPG



IMG_8712.JPG
IMG_8713.JPG
IMG_8714.JPG



IMG_8716.JPG
IMG_8717.JPG
IMG_8719.JPG
IMG_8721.JPG
IMG_8726.JPG
IMG_8735.JPG
IMG_8737.JPG
IMG_8738.JPG



IMG_8743.JPG
IMG_8744.JPG
IMG_8748.JPG
IMG_8752.JPG
IMG_8754.JPG
IMG_8758.JPG
IMG_8770.JPG
IMG_8778.JPG
IMG_8779.JPG
IMG_8783.JPG
IMG_8786.JPG
IMG_8801.JPG
IMG_8812.JPG
IMG_8832.JPG
IMG_8836.JPG
IMG_8830.JPG
IMG_8837.JPG
IMG_8842.JPG



'예초리 포구'에서 무언가 말리는 분이 있어 물어보니 '몸국'에 쓰는 '몸'이란다.

간단히 식사를 하고 보니 예초리에서의 날씨가 다시 맑아졌다. 몸도 조금 따뜻해졌다. 바닷바람은 불지만 따뜻한 동네 정서가 녹아 있어서 그런가 보다.

길을 걷는 사람들이 많이 보였는데 단체로 와서 단체로 다 사라졌다.

마을 분들은 서로 쓸쓸하기에 서로 의지가 많이 될 듯싶다.

마을에서 나서서 바로 보이는 '엄바위 장승'은 진짜 장승을 상상했는데 엄청 커다란 바위가 마을 입구를 버티고 있다. 버티고 선 모습이 엄청 듬직하다. 미니 산방산 같기도 한 것이 무언가 기묘하게 생겼다.

'엄바위 장승'을 지나 '학교 가는 길'을 거쳐 '돈대산 정상'으로 오른다.

임도길을 따라 30여분 오르니 정상에 다 왔다.

정상에서 내려다 보이는 풍경은 섬산들이 그렇듯 울퉁불퉁 아름답게 생겼다. 한쪽으로 빛이 조화를 부리며 태양이 기울어지기 시작한다.

사람들은 정리보다 새로움의 시작에 더 환호한다.

그래서인지 내일 있을 '일출'을 위해 준비하지 오늘 정리할 마지막 해에 대해 무관심하다.

하지만, 유종의 미라고 하지 않았는가? 오늘을 잘 정리해야 내일을 맞이할 수 있다. 정리하는 맘으로 섬의 반쪽을 해가 지는 모습을 그리기 시작한다.

요즘 그림을 그릴 때 맛있는 색깔로 요리하는 기분이다.

그렇게 2017년 마지막 그림을 떨어지는 해와 함께 그려내고, 마지막 길을 마무리하기 위해 걸어 내려온다.



IMG_8871.JPG
IMG_8884.JPG
IMG_8892.JPG
IMG_8898.JPG
IMG_8900.JPG
IMG_8913.JPG
IMG_8923.JPG
IMG_8936.JPG
IMG_8937.JPG
IMG_8939.JPG
IMG_8941.JPG
IMG_8944.JPG
IMG_8943.JPG
IMG_8945.JPG
IMG_8950.JPG
IMG_8958.JPG
IMG_8964.JPG
IMG_8965.JPG
IMG_8968.JPG
IMG_8978.JPG
IMG_8981.JPG
IMG_8983.JPG
IMG_8985.JPG
IMG_8990.JPG
IMG_8992.JPG
IMG_8995.JPG
IMG_8997.JPG
IMG_9003.JPG
IMG_9007.JPG
IMG_9019.JPG
IMG_9029.JPG



IMG_9032.JPG
IMG_9033.JPG


IMG_9035.JPG
IMG_9042.JPG
IMG_9095.JPG
IMG_9115.JPG
IMG_9121.JPG
IMG_9135.JPG
IMG_9086.JPG
IMG_9059.JPG
IMG_9045.JPG




하추자도 '정수장'을 돌아 내려와 도로 옆 숲길로 한참을 걸어가니 '추자교' 다리가 나온다.

다리를 건너 어둑한 마을을 지나쳐 '상추자항'에 도달한다.

숙소로 들어와 그린 그림을 올레지기님께 보여드렸더니 위치가 어딘지 한 번에 알아내신다.

3년 반 동안 시간과 피와 땀을 투자한 곳이라 한눈에 알아보는 법이리라.

'올레길'을 완주하고 어제부터 으슬으슬하던 감기가 조금씩 더 심해지기 시작해 일찍 잠을 청한다



IMG_9143.JPG
IMG_9148.JPG
IMG_9157.JPG
IMG_9165.JPG
IMG_9166.JPG
IMG_9172.JPG
IMG_9174.JPG
IMG_9178.JPG
IMG_9181.JPG
IMG_9182.JPG
IMG_9189.JPG
IMG_9190.JPG
IMG_9195.JPG
IMG_9199.JPG
IMG_9208.JPG
IMG_9213.JPG
IMG_9215.JPG
IMG_9216.JPG
IMG_9217.JPG
IMG_9223.JPG



2017,12,31

https://brunch.co.kr/@2691999/303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