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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연 Jul 17. 2017

복날ㅡ초복  중복 말복

초복, 중복, 말복, 여름, 보양식, 땀, 아버지, 아들, 복날

http://cafe.naver.com/hongikgaepo


우리에겐 매년 '복날'이어야 여름이 온 것 같다.

복날은 절기 중 거의 정확한 날이기도 하다.

항상 복날 즈음 몸이 필요할만한 보양식들을 먹어야 할 만큼 몸이 지쳐있고, 늘 그렇듯 그날에는 먹을 것들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 삼계탕, 수박, 장어 등등 계절을 나기 위한 전쟁준비가 시작되는 것이다.




그중 으뜸은 '삼계탕'이겠지만 이번에 내가 특별하게 먹은 것은 어머니 집 옥상에서 그 힘든 장마까지 견디어내고 살아난 수박 한 덩어리다.

혹시 이 글을 읽는 분 중 수박을 직접 길러본 분이 계실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 씨를 받아서 삼 년 내내 수박을 받아보려 노력했던 일인으로 또한 그 박으로 터져 오르는 아름다움을 느껴보지 못한 일인으로 부모님의 옥상텃밭이 너무도 부러운 사람이었다.

그러던 중 그 박을 만들기 위해 나는 모르는 부모님의 노력을 달콤하면서도 시원한 물이 터지는 수박을 먹으며 알아내었다.



작년 가을 여러 날 열심히 찌꺼기로 남은 한약재를 열심히 퍼다 날았던 아버지의 성실함의 땀이 그 초복 수박의 비결이었다.

항상 많은 것들엔 이유가 있기 마련이지만 아버지의 성실함을 거름으로 무럭무럭 자란 것은 비단 수박뿐 아니라 나 역시 그 수박처럼 자란 것이라 생각하니 초라해지신 아버지의 어깨가 태권브이의 어깨보다 강인해 보인다

  


2017,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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