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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연 Jul 01. 2015

제주도 그 자체는 ‘한라산‘이다

영실 입구- 병풍바위- 윗세오름- 남벽- 돈내코- 서귀포- 민중각

http://cafe.naver.com/hongikgaepo

어제 먹은 술로 인해 제 시간에 일어날 수 있을까 의심을 하며 눈을 감았는데 아니나 다를까

비행기를 타려면 첫 지하철을 타야 하는데 첫 지하철을 타는 시간까지 20분을 남기고 일어났다. 짐도 챙기지 못해 짐은 그냥 손에 잡히는 대로 넣고 뛰쳐나와 택시를 잡았다. 지하철 첫 시간은 넘겨서 어떡하나 했는데 생각지 않았던 지하철 급행이 있어서 간신히 시간을 맞출 수 있었다.  

한라산은 제주도에 가면 꼭 인사드리는 곳이다. 그만큼 든든하고 신비하고 아름다운 산이다.

이번에는 두 달 전에 보여준 백록담의 모습을 가슴에 담고, 작년에 안개 덕분에 보지 못했던 병풍바위와 500 나한의 아름다움을 보기 위해 영실로 가는 코스를 택했다.  

버스는 운이 좋게 착착 와줘서 다행히 저번보다 1시간이나 일찍  출발할 수 있었고, 터미널 앞에서 챙기지 못한 비상식량을 챙겨서 영실 입구로 가는 버스를 탔다. 버스에서 내려 영실 입구까지 가는 2키로 정도의 목책길은 항상 콧노래가 나올 것처럼 기분 좋은 길이다. 올 때마다 비가 청소해 주어 청량하게 시원한 기분을 느끼게 해 주어 감사했다.

목책을 걸어 올라가다 보니 작년에는 보지 못했던 아름다운 영실의 병풍바위가 조금씩 얼굴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이런 저번에 그렇게 하나도 보여주지 않았던 얼굴을 이렇게  보여주다니.... 아름다웠다. 이래서 밀당을 해야 그 아름다움도 더욱 강하게 다가오는 건가? 여하튼 그 아름다움을 감탄하며 작년에 내 샌드위치를 빼앗아 먹던 까마귀떼들과 사진도 찍고, 올라가는데 작년에 보았던 그 안개무리가 다시 병풍바위를 가리기 시작했다. 아,,, 오늘도 조금 늦었으면 못 봤을 수도 있었겠구나 싶었다...

‘윗세오름’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작년에는 시간이 촉박해 정신이 없었지만 올해는 조금 여유도 있고 해서 즐기며 오르기 시작했다. 전망대에 올라 외국인 사진도 찍어주고 노루샘에 들려 그 달달하고 차가운 샘물을 먹고 다시금 감탄하고, 내친김에 점심까지 먹고, 가볍고 시원한 마음으로 윗세오름 산장에 들려 남벽으로 가는 길을 재촉했다. 남벽으로 가는 길이 작년에는 시간에 쫓겼지만 혼자서 산을 는듯한 호젓함을 느꼈지만 올해는 여유를 가지고, 다른 사람들과 인사도 하면서 내려왔다. 한라산은 산을 걷는 시간이 빠듯해 그림을 한 장도 그리지 못했지만 오늘은 작년보다 조금 일찍 시작한 김에 호기를 가지고 남벽 부근에서 스케치북을 펼쳐 들었다.

남벽이란 놈이 얼굴을 찌푸리고 있었지만 그 얼굴을 인상을 잡아 그리기 시작했다. 시작하자마자 안개, 아니 구름이란 녀석이 방해를 하기 시작했다. 잠시 기다려 조금 밝아진 인상의 남벽을 스케치했다. 아, 드디어 남벽의 얼굴을 그려냈구나.. 뿌듯한 맘을 가지고 돈내코로 내려왔다. 돈내코로 내려오니 버스는 이미 일찍 끊어졌고, 한 시간을 더 내려가야 버스가 있다는 이야기에 여유를 가지고 내려갔다. 마을에 이르니 버스가 서 있고 버스 기사님은 잠을 주무시고 계셨다. 버스 시간표를 보니 10여분이 지나 있는데 버스가 가지 않고 있었다. 버스 기사님의 잠 덕분에 간신히 버스를 타고 서귀포로 내려가는데 아저씨의 입담이 어찌나 센지 계속 아저씨와 이바구를 나누며 중앙로터리까지 한걸음에 갔다. 숙소에 들어가자 방 구성원인 한분이 지금 음식을 사서 저녁으로 먹으며 한 잔 하는 걸 제안해 씻지도 못하고 바로 시장으로 갔다. 거기서 닭과 꽁치 김밥과 회를 사서 숙소로 들어가 어느 임금상 못지 않은 풍족을 느끼며 저녁상을 맞이했다. 술이 조금 올라 사람들의 얼굴을 그려주고, 붓펜의 유용성을 느끼며 자리를  마무리했다.  


2015.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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