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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연 Oct 04. 2017

2017 서울 세계 불꽃축제를 한강대교 위에서

한강대교, 불꽃, 불꽃놀이, 노들섬, 가을축제, 가을밤,데이트장소

http://cafe.naver.com/hongikgaepo

 




가을이면 허전한 마음을 달래려 무언가를 찾아 헤매는 쓸쓸한 사람들은 기피하는 곳이 있다. 

서울의 모든 연인이 총집합해서 가는 '서울 세계 불꽃축제'다. 

도대체 이곳에는 왜 이리 연인들이 모이는지 모르겠지만 서울 여의도를 비롯해 노들섬 한강대교 이촌 등등 서울의 중심 곳곳에 매년 나라별로 불꽃을 대결하며 연인들의 가을을 더욱 화려하게 만들었는데 그 기피 장소에 친구 놈과 만나기로 했으니 기분이 영 찝찝했는지 친구 놈은 만나자마자부터 이런 곳인지 몰랐다며 투덜투덜 댔다.







 노들역 2번 출구에서부터 사람들이 너무 많아 올라가는데 시간이 장난 아니게 걸려 시작하기 한 시간 전에 갔는데도 시간은 깨진 독에 물 빠지듯 시원하게 지나갔다. 

인파를 따라 자동으로 움직여진 곳은 한강대교, 노들섬 방향이다. 철교는 시작 입구부터 돗자리와 그늘막 등을 두줄로 펼쳐 선점해 늦게나온 사람들을 아쉽게 하고 있었다.  

다리에서 갔다가 돌아오는 사람들을 보며 의아해했었는데 노들섬까지 갔다가 섬 안으로 들어갈 방법이 없다는 걸 알고 다시 왔던 길로 되돌아 가고 있었다. 

가다가 적절한 위치에 좁게 서서 친구와 요즘 근황 이야기를 한다. 

친구는 작업을 중국으로 소개하고 내보내는 계약을 화랑이랑 하고 그쪽에 힘을 쏟고 있다고 한다. 

이야기를 나누는 중 7시 10분경 폭죽이 하나 터진다. 

그때부터 폭죽이 연달아 터지는데 시작은 미국팀의 폭죽이라고 한다.








25분간 개별적으로 화려한 미국의 폭죽이 끝나고 오분 정도 지나 이탈리아의 폭죽쇼가 시작한다. 

25분 정도 이탈리아의 화려한 폭죽을 다시 말없이 바라보는데 친구가 배가 고파서 먼저 자리를 찾아놓으러 움직인다. 사방의 연인을 보고 눈꼴이 시렸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시린 눈을 껌뻑이며 이탈리아의 폭죽을 감상한다. 








30여분 마지막의 한국의 폭죽이 숨쉴틈도 안 주고 포화를 터뜨린다. 

한꺼번에 하늘을 불바다로 만들고 세상은 마치 낮과 같다. 

귀가 따가운 그 포화를 바라보며 역시 한국 폭죽은 짜임새보다 집중포화에 박수를 받는구나 생각한다. 

물량으로 정신을 못 차리게 하니 그 황홀함이 잊히지 않는다. 







불꽃쇼를 보고 사람들의 움직임이 빨라지며 그들을 따라 먼저 자리 잡는다는 친구를 따라 노량진으로 움직인다. 불꽃은 디자인도 중요하고 색깔도 중요하지만 집중되는 물량이 있어야 잊히지 않는다는 사람들의 생각을 읽으며 노량진 선술집 시원한 맥주를 하러 인파 속으로 묻어간다.     







2017.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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