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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구리 부부'와 함께한 '청계산' 야간등산

너구리, 가을산, 겨울산, 옛골, 망경대, 매봉, 매바위, 성남 누비길

by 김태연

http://cafe.naver.com/hongikgaep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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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침 내내 할 일이 많고 속도는 2배로 느려지는 일요일 아침이다.

갈 곳이 아직 많다는 것도 축복이다.

새로운 계절이면 한 바퀴 돌아도 새로운 장소고, 옆에 친구가 있어도 새로운 길이다.

가다가 계란이 세일이어서 사서 되돌아와 냉장고에 두 판 재어놓으니 마음이 든든하다.

친근한 '잠수교'를 지나 '서초'에는 예식장에 다녀오는 사람들로 길에 사람들이 많다.

가을이 지워지고 있다.

겨울로 채울 예정인가 보다.

'청계산 입구역'을 지나 '원천골'을 지나 '옛골'에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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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냇가를 따라 '정토사'를 들머리로 육산의 낙엽길을 걷는다.

이미 산은 겨울이다.

나무들은 헐벗었고 바람은 차다. 꾸준히 오르는 것 말곤 하거나 볼 게 없다.

'헬기장'에 올라 숨을 돌리고 따뜻한 차를 마신다. 지도를 보니 '만경대'까지 40여분 넘게 남았다.

나뭇가지 사이로 도심의 풍경이 슬쩍 보이지만 겨울 풍경이라 뿌옇게 보인다.

도심은 아직 가을이 남아 있는데 산은 한겨울이다.

금방 이 산의 공기가 도시에도 전염될 것 같다.

조금 더 지나 '돌문'이 나온다. 바위가 귀한 산에서 규모는 작지만 아름다운 모습이다.

조금 더 달려 '특전사 충혼비'를 지나 '매바위'에 올라서 사진을 찍는다.

조금 더 트인 풍경이 겨울을 시원하게 보여준다.

2~3분만 더 가니 나타난 '매봉' 그곳에서 사람들이 쉬고 있고, 한편에선 어묵까지 팔고 있다. 어묵 파는 아저씨를 지나치니 강아지 한 마리가 늘어지게 낮잠을 자고 있고, 뒤로 이름 모를 새가 인사한다. 까마귀들이 한쪽에 날아다니며 야생 고양이가 불쑥 인사한다. 마치 동물의 왕국 반상 회장에 참관하러 온 기분이다.


30여분 더 전진해서 가니 '망경대'로 가는 길이 나오고, 조금 험한 길을 따라 봉우리에 도착한다.

사방이 뚫려 있는 데다가 지나온 '매봉'과 '매바위' 뿐 아니라 멀리 '남산'까지도 희미하게 보인다.

바로 밑에 '과천 서울대공원'과 '경마장'이 보인다.

망경대 정상에서 스케치를 하려니 손이 너무 시리다. 장갑이 절실히 생각나는 계절이다.

건너편 '매봉'의 모습을 포함한 산세를 그린다.

돌이 귀한 청계산의 정상은 바위로 되어 있지만 건너편은 98프로가 흙과 나무로 이루어진 듯 보인다.

30여분 그리고 나니 '경마장'과 '대공원' 불이 켜져 화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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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왕시', '서울시(서초구)' , '과천시'를 걸치고 있는 '청계산'은 그곳에 사는 시민들의 건강을 담당하는 듯했다. '헬기장'에서 '이수봉'으로 가는 어두워지는 산길에 앞에 무언가 있길래 고양이인가 하고 봤더니 얼굴이 마름모꼴에 '너구리'다.

앞에서 내가 움직이지 않자 얼굴을 1분 정도 서로 바라보며 마치 영화 JSA에서처럼 대치상태를 갖는데 와~ 내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본다.

카메라를 찍자 달아나는데 걸음이 엄청 빠르다.

포기하고 걸어가니 앞에 또 나타나고 또 나타나고 놀리는 것 같기도.... 길 안내해주는 것 같기도 한 상태로 내려오는데 너무 귀엽고 다정해 보여 부러웠다.

세상에 태어나서 처음 본 너구리 부부가 오래오래 잘 살았으면 좋겠다.


'이수봉'은 완만하고 데크까지 사이사이 잘 구비되어 있어 머물기 좋아 보인다.

달빛에 걷는 산행이어도 길이 험하지 않아 여유롭다. 물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면 하산의 반은 지난 것이다.

'이수봉'에서 한 시간 남짓 '옛골'로 내려오면서 산은 이미 겨울임을 깨닫고, 따뜻한 집으로 너구리 부부처럼 회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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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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