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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연 Jun 17. 2019

조선 최초 서양식건물로 지어진 중림 '약현성당' 스케치

서울로, 만리동, 남대문시장, 약현성당, 염천교수제화거리,어반스케치

http://cafe.naver.com/hongikgaepo



초여름 녹음이 한참 올라왔다. 

빛에 따라서 노란색부터 짙은 녹색까지 세상에 표현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녹색은 다 나와있다. 

녹색이라고 다 같은 녹색이 아니다. 

봄꽃의 축제는 끝나고 여름꽃의 단정함만 남았다. 

오전 야외스케치 수업 겸 '중림동 약현성당'으로 향한다.






서울역에서 출발해 남대문 시장에서 안경다리를 고친 후 '서울로'를 걷는다.

처음 개장했을 때 걷고 두 번째 걷는다.

해가 뜨겁도 하고 한참 일할 시간이라 단체 어린이들과 어르신들이 많지만 해가 넘어갈 때쯤 사람들이 더 많이 즐기게 되는 아름다운 공간이다. 

산이나 들에서나 볼 수 있는 '원추리' '돌나물'같은 식물부터 '연꽃' '부레옥잠' 같은 수생식물까지 아름다운 정원이 눈에 넘친다. 

'장미꽃'을 마지막으로 담고, '약현 성당' 방향으로 내려간다. 

5분 정도 걸어가니 입구에 커다랗게 이름이 있고, 언덕으로 오르니 사제관을 비롯해 건물들이 보이고 왼쪽으로 붉은 벽돌의 '약현성당'이 단정하면서도 화려한 모습으로 자태를 나타낸다.


'약현 성당'은 1892년 지어진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교회 건축물로, 순수한 고딕 양식은 아닌 로마네스크 양식에 가까우며 후세의 한국 교회 건축의 모범이 된다고 한다.

사적 제252호로 지정되었다.

프랑스인 신부 코스트가 설계·감독하였으며 명동성당의 공소로 쓰였다고 한다.

 

나이로 치면 돌아가신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보다 더 많은 그 건물은 재미있게도 한참 영유아 어린이를 위한 미사 중이었다.

미사가 끝나고 내부를 둘러보니 옛날 건물들처럼 '스테인글라스'가 화려함을 살려주고 건물의 직선과 곡선이 각각 무게감과 유연함을 나타낸다.  

제단 중앙에는 십자가를 따로 세우지 않고 스테인글라스의 십자가를 중심으로 정면을 집중시킨다.

바깥으로 나와 앞면과 뒤면을 기준으로 앵글을 잡아보니 뒷면 쪽이 공간의 폭이 넓어 편안한 느낌으로 한눈에 들어와 뒷면을 중심으로 스케치한다. 

1시간쯤 스케치하며 100살이 넘으신 건물과 인사한다. 







'염천교 수제화거리'를 통해 학원으로 돌아오며 생각한다. 

물건이나 건물이 100년 이상의 수명을 가지면 나름의 영혼 같은 것들이 깃들어 무언가 무언의 대화를 시도하는 것 같다고.... 

그 긴 생명력을 통해 많은 것들을 이야기하지 않아도 듣게 된다고....   







 2019.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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