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화, 한국화, 남산 갤러리, 전시회, 미술, 김태연 작가
세상은 보다 빠른 속도로 변해 대학도 전공도 사라지거나 바뀌고 또 새로 만들어지기도 한다.
짜장면이 자장면에서 짜장면으로 바뀌듯 절대가치의 명칭도 바뀌고, 맛의 흐름도 바뀌어간다.
그림도 마찬가지다.
순수미술이란 그림은 캔버스 위에서 춤을 추고, 앙금으로 가라 않지만 이미 디지털이란 세계로 이전된 지 오래다.
화폭이 디지털로 이전되어 복제되고 수정되고 편집된다.
그런 세상에 순수미술이란 형식의 장르를 고집하는 건 참 고집스러운 일일 수 있다.
10년 넘게 몸을 담았던 영화와 영상은 한편으론 소모하고 사라지는 하지만 많은 장르의 예술들이 모아진 집단 예술 지성의 집합체이다.
개인적인 아트웍이 모여 집단으로 발현되는 게 당연하고 같이 보람을 느끼는 일이다.
다만 그 집단에 묻혀 개인이 보이지 않을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회화는 자신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공공예술로 넓히려 한다.
또한 개인 영상 작품은 순수히 개인의 아트웍을 보인다.
순수미술의 쇠락을 이야기하고 캔버스의 이전을 이야기하는 건 아니다.
순수미술은 다른 옷을 입을 준비를 이미 마쳤고 진행 중이다.
다만 무리한 변화는 이질감을 주거나 대중과의 괴리를 가져올 수 있으니 옷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작가의 생각이 공감할 여지의 것들인지 감정을 만들어 내는 것인지 여지를 두고 판단하면 좋겠다.
고민하며 전시를 정리하고 남산타워가 보이는 백범 김구 광장에서 스케치한다.
푸르른 시절, 내가 자주 찾았던 사색의 공간이다.
거기서 계단으로 30여분 봉수대가 있는 공간, 팔각정이 운치 있고 서울을 다 볼 수 있는 서울에서 가장 애정 하는 공간인 남산 타워로 오른다.
공간은 내 마음과 상관없이 안개와 시원한 풍광으로 내 마음을 어루만져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