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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연 Apr 21. 2020

연둣빛 가득한 봄 계절, 늦은 벚꽃 만개한 '장봉도'

작은 멀 곳, 상산봉 스케치, 국사봉, 가막머리 전망대, 장봉 3리, 섬

http://cafe.naver.com/hongikgaepo




'장봉도'는 하루 만에도 먼 곳을 다녀오는 기분을 낼 수 있는 멋진 섬이다. 

그래도 거리가 있는 곳이고 배를 타야 하는 곳이라 조금 일찍 서둘러 출발한다. 

오늘 비도 예상되어 있지만 저녁에 온다고 해 조금 서두른 이유도 있다. 

'운서역'에 도착해 '삼목 선착장'으로 가는 304번 버스가 늦는 것 같아 307 버스를 타고 시간 맞춰 8시 배를 타기 위해 승선표를 쓴다. 

코로나 19 덕분에 추가로 작성할 것이 생겼다. 

배에는 그런 시국 덕분에 많지 않은 분들이 타고 계셨고, 갈매기들에게 새우깡을 주는 아이 어른들도 마스크는 필수였다.  






'신도, 시도, 모도'를 가기 위한 선착장을 거쳐 '장봉도 선착장'에 도착해 장봉도 긴 산행의 들머리로 이동하다가 섬과 정자가 있는 '작은 멀 곳'으로 간다. 

작은 다리를 건너 도착하니 기암괴석의 바위로 만들어진 소형 섬의 아기자기한 모습이 재미있다. 

섬의 바위를 유심히 보다가 오늘 '가막머리 전망대'까지 가려면 서둘러야 할 것 같아서 들머리로 올라간다. 

섬산은 그리 높진 않지만 아기자기한 맛과 바다 위에 만들어진 호쾌함이 으뜸이다. 

20여분 걸으니 상산의 팔각정이 그대로 그 자리에 있다. 

그곳에서 스케치를 했던 몇 년 전의 기억이 떠오른다. 

이곳의 풍광은 장봉도를 일목 요연하게 볼 수 있는 목차 같은 곳이다. 

바로 앞에 '국사봉'과 '봉수대' '가막머리 전망대'까지 한눈에 보일 것처럼 한눈에 굽이 굽이 늘어져 있는 섬을 보자니 스케치북을 펼치게 된다.  













먹으로 크로키하듯 그려낸 섬의 모습을 뒤로하고, 섬산의 능선길을 달려 '혜림원'을 지나 '국사봉' 방향으로 달린다. 

'구름다리'와 '말문고개'를 넘어가니 이제 떨어져 가는 벚꽃의 마지막을 슬퍼하듯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부슬부슬 내리는 비를 바람막이로 맞아내며 걷다 보니 어느덧 '국사봉' 다시 길을 이어 '봉화대' 방향으로 길을 잇는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맞으며 걷다 보니 저 앞에서 거세게 달려오다가 산 쪽으로 길을 꺾는 고라니, 

안타깝게 순간에 나타났다 사라져 사진도 못 찍었다. 

고라니 친구를 보니 기분이 좋아져 속도를 낸다. 

굽이굽이 작은 언덕을 여섯 개쯤 넘었을까? 

5년 전쯤 젊었던 나의 기억 속의 '가막머리 전망대'는 이렇게까지 멀지 않았는데 엄청 멀다. 

비까지 오고 안경에 물이차고 호흡도 거칠어지는데 무덤 몇 개를 지난다. 

비박인지 낚시 때문인지 텐트 두동이 쳐 있고, 기억 속의 '가막머리 전망대'가 나타났다. 

멀리 '볼음도'와 '석모도'는 비안개 덕분에 보이진 않아도 절벽 바위가 아름답게 밑으로 보이고, 왼쪽으로 굽이굽이 절벽들이 늘어져 있다. 

그 절벽으로도 해안 절벽길이 나 있었지만 돌아가는 길인 것 같아 한시적으로 생긴 7시에 있는 막배를 타기 위해 서두른다. 











왔던 길을 되돌아 가다 '장봉 4리'로 빠지는 길을 넘어간다. 

언덕 하나를 넘어 임도에 다다르니 빗물에 떨어진 벚꽃들이 안녕하는 것 같다. 

임도를 따라 내려가니 나타난 곳은 '장봉 4리 버스정류장', 버스시간표도 없고 면사무소에 전화를 하니 고맙게도 일요일인데도 전화를 받아주신다. 

한참 알아보시더니 6시 25분 막차가 있고 6시 45분에 도착한다고 일러주신다. 

버스를 기다렸다 타고 '장봉도 선착장'에 가서 표를 끊는다. 

'매점 아주머니'가 심심하신지 가막머리 갔다 왔냐며 그쪽 '해안산책길'이 비경이라며 추천하신다. 

다음엔 그쪽 길을 돌아봐야겠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며 바다는 점점 검게 물들어 가고 배에 등이 하나하나 켜지며 

그 섬을 떠나 집으로 되돌아간다.  











2020,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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