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태연 Jul 10. 2020

송도해수욕장에서 수국가득 부산 태종사, 27년전 태종대

부산역, 송도해수욕장, 남항대교, 절영해안산책로, 흰여울문화마을, 태종대

http://cafe.naver.com/hongikgaepo   

부산역 ㅡ송도 구름 산책로 ㅡ남항대교ㅡ 절영해안산책로ㅡ흰여울 문화마을 영화 기록관ㅡ묘박지ㅡ태종사 7월 수국 축제 ㅡ태종대 등대ㅡ신선바위 망부석 태종대 전망대 ㅡ부산역





6개월 이상 갇혀 지내니 마치 새장에 갇혀 지낸 것처럼 답답하여 허용된 범위의 시간과 공간에서 갈 수 있는 곳을 찾아보니 부산 영도라는 섬과 태종대, 바다를 볼 수 있는 송도해수욕장이 눈에 들어온다.

부산은 인연이 깊다.

특히나 '해운대'는 영화 촬영 스텝으로 일할 때 세트 촬영과 좋은 로케이션으로 자주 갔던 곳이다.

그래서 '달맞이고개'나 '광안리 해수욕장'과 '남천동' 등 부산의 많은 곳을 다녔었더랬다.

더 과거로 올라가면 대학 실기시험을 치고 결과를 기다리며 화실 동기와 내려와서 하얀 백사장에 맥도널드 하나만 덩그러니 서 있던 해운대와 마을 민박집에서 바라보던 맑은 바다가 부산이었다.


27년 전 그날의 바다를 느끼러 그런 부산에 오랜만에 내려간다.


Srt를 타고 수서에서 출발해 2시간 30분 만에 도착한 부산역 앞에 있는 송도 해수욕장행 버스를 타려는데 시간이 남아 '러시아 타운'으로 불리는 골목을 잠깐 탐험한다.

예전 잠바를 팔고 가방을 팔던 그런 공간 길이 이젠 허전해 보이는 게 길이 바뀐 건지 밤이 늦어 그런 건지 모르겠다.

송도해수욕장으로 이동해서 숙소에 짐을 펴고 쉰다.


송도의 밤이 아름답다.   






아침에 일어나 나온 해수욕장의 하늘은 맑고 아름답다.

모래를 밟으며 걷다가 구름 산책로를 걷는다.  

바다로 나가는 다리 길을 걷다가 앞으로 '거북바위'가 보인다.

'거북바위'에서 파도를  바라보다 배가 출출해 송도 해상 케이블카 밑에 생뚱맞게 있는 '동해 횟집'에서 물회와 매운탕 식사를 하고 오늘의 목적지인 영도에 있는 '태종대'로 가기 위해  '남항대교'를 향해 걷는다.

대교 밑에 있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대교에 올라 걷는다.

바다 위를 걷는 기분이다.

멀리 부산시내와 영도의 절벽 따라 늘어진 집들이 아름답다.

다리 밑으로 배가 들어가고 나가니 물결이 따라간다.

영도로 넘어가니 다리 밑에선 낚시들이 한참이다.

길을 따라가다  '절영해안산책로' 초입에서 밑으로 갈까 위로 갈까 고민하다 윗길로 들어선다.

골목으로 들어가니 그냥 집들만 있어 되돌아 나오다가 다음 골목으로 들어가니 흰여울 문화마을로 들어가는 초입에 들어선다.















조금 걸어 들어가니 '흰여울 문화마을 영화 기록관'에 다다른다.

'변호인'을 비롯한 많은 영화들이 이 공간에서 촬영된 걸 기록한 곳이다.

하얀 담길을 따라가다 보이는 집들 사이의 가게들이 운치 있고 재미있다.

이곳 예전에 가본 그리스 산토리니를 닮았다.

사실 산토리니는 지중해 섬, 그네들의 삶이 살아있는 곳이다.

이곳 영도에도 주민들의 삶과 어우러져 사람들의 삶의 공간이 아름답게 펼쳐 있다.

바다를 바라보니 수많은 배들이 정박해 있다.

'묘박지'라고 한단다.

연말 마지막 날 모든 배가 뱃고동을 울리는 운치 있는 곳이란다.


마을의 끝에서 올라가 다시 윗길의 윗길에서 시작한 원점으로 돌아가 버스를 타고 '태종대 온천'에 내린다.

27년 전 기억이 사라진 것처럼 새로운 공간이다.

그곳에 아무것도 없었던 곳인데 식당 가게가 즐비하다.

초입 안내소에서 지도를 받아 왼쪽으로 돌기 시작한다.

나무가 그늘을 만들어 시원한 바람을 만들어 낸다.

20분쯤 걸었을까 나타난 '태종사', 얻어걸린 걸까? 수국 축제가 한창이다.

수국은 한송이만 해도 주인공 같은데 수천 송이 수만 송이가 지천으로 있으니 징그러우면서 아름답다.

태종사 윗길을 따라 걸어가다 '태종대 등대'로 가는 길이 나온다.

27년 전 화실 친구와 갔던 그곳은 정말 새로운 공간이 되어 있었다.

나무데크를 따라 내려가니 '신선바위'와 '망부석'이 오랜만이라며 웃어준다.

'신선바위'는 그대론데 그 위까지 가는 길은 막혀있다.

사람들이 그 위에서 하도 많이 자살해서 '자살바위'라고도 불리었단다.

나무데크에서 스케치한다.

27년의 세월을 삶을 견뎌낸 내가 기특하고 그 바위가 기특해서 웃음이 난다.

그 바위를 그리기 위해 붓을 든다.

자그마한 배가 엄창 큰 배에 끈을 묶어 끌고 간다.


내 인생을 끌어준 아름다운 기억들이여 감사하다.  

 











스케치를 접고 시간을 보니 돌아가는 기차 시간이 촉박하다.

서둘러 올라가니 아까 내려온 길이 더 짧게 느껴진다.

조금 앞에 위치한  '태종대 전망대'는 저녁노을이 가득한 밤바다를 보여주고, 내리막길을 타박타박 '부산역'으로 가는 버스를 탄다.


'부산' 은 그렇게 남쪽 바다를 머금고 시간을 머금고 아름다운 삶을 이어간다.  







2020, 07,04~05




이전 07화 홍제천 폭포 따라 안산, 무악재 하늘다리 넘어 인왕산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