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온 뒤 갤 줄 알았는데 날이 흐리고 바람이 차갑다. 그래도 구름 사이로 햇빛이 간간이 인사한다. 불광역에서 '삼하리'로 360 버스를 타고 또 다른 백패킹의 공간 '노고산'으로 가기 위해 서두른다. 집 근처 매화는 비를 맞고 생명의 눈을 깜빡인다. 개나리는 이미 천지를 노란색으로 물들이기 시작했고 산자락은 파스텔톤 색으로 색을 칠하기 시작했다. 어제까지 겨울이었는데 오늘 갑자기 봄이 찾아온 것 같이 어색하다. 살짝 비가 내려 산행이 걱정스럽더니 산행 들머리에 들어서자 해가 나온다.
'창릉천' 지나 '지축' 너머 '삼하리'에 내려 '전원일기 마을'로 들어서니 이곳이 과거 인기 드라마 '전원일기'의 촬영지다.
마을 한가운데 일종의 기념관 같은 게 있고 벽화에 전원일기 등장인물들과 장면들이 그려져 있다.
길 따라 올라가다 물이 흐르는 데로 따라가니 나타나는 '금바위 저수지' 호젓한 분위기에 산책하기 좋은 곳 같다.
올라가는 초입에 음용 가능한 지하수도 나온다.
안내판을 보니 '노고산' 이란 노고 할머니께 치성을 드린 산이라 하여 노고산이라 이름 지어졌단다.
'이상재 선생 묘소' 근처에서 내를 건너 산으로 오른다.
진달래 산수유가 피어오르기 시작해 천지가 꽃밭이다.
솔밭도 지나 능선 첫 들머리에서 북한산의 뷰가 확 터진다.
항상 자주 보는 북한산의 옆모습에 익숙해 있다 앞모습을 오랜만에 가까이서 보니 정말 잘 생긴 줄 다시 알겠다.
그 모습 담을 수 있을까 두렵지만 작은 화폭에 힘 있게 남겨본다.
스케치하는 내내 노고산 할머니가 시샘하시는지 매서운 봄바람으로 스케치북을 여러 번 뒤집는다.
능선 따라 달리니 오른쪽으로 북한산 뷰가 각도마다 달라 보인다.
그의 얼굴은 각도 마다도 다른 느낌을 준다.
첫 번째 봉우리에 올라서자 나타나는 '굼벵이봉 (315미터)' 그곳 작은 헬기장에 오른다.
'북한산'을 한참 쳐다보다 다시 30여분 편안한 능선길을 달리니 노고산 정상 (487미터)에 도착한다.
정상에서 보는 모습은 북한산 '인수봉' '백운대' '만경대가 어우러지고 건너편 '의상대'까지 의연하고 잘생긴 모습이다.
그 모습을 바라보다 반대편으로 보니 '한강'과 '서해바다'가 보인다.
날씨 좋은 날 북한산에서도 봤지만 이곳에선 더욱 가까이 보이는 바다, 바다를 조망하며 식사를 한다.
오늘은 4~5동 텐트가 예정인 듯하다.
그분들을 남기고 삼하리 방향으로 내려간다.
길이 짧은 대신 각도가 수직이라 조금 위험하지만 다른 악산에 비하면 고운 할머님 같은 부드러운 산이다.
갈림길에서 '추사 필적 암각화'가 있는 계곡길로 꺾는다.
크지 않은 산에 계곡이 잘 형성되어 있어 계곡 따라 내려간다.
작은 소와 귀여운 폭포 따라 내려가다 산길로 들어서는 초입 '추사 필적 암각화'가 나타난다.
암각화를 보고 그의 필력을 느끼다 호젓한 산길로 내려간다.
'고인돌'과 '마을 제단'을 지나 산의 날머리로 나와 '양주 누리길' 따라 '공릉천'까지 휘돌아 '삼하리 마을회관' 앞 정류장에서 360 버스를 타고 집으로 회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