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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연 Jan 11. 2016

'함백산' 상고대의 절정

태백시, 정선군, 상고대, 눈꽃, 만항재, 싸리재, 눈, 겨울산행


    

'함백산'은 아름다운 태백시 정선군 고한읍의 1572.9m의 높은 고지의 산이다.

과거 탄광의 공간이었던 태백은 이제 스키와 눈산의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공간으로 변해가며 우리들에게 따뜻함을 연탄에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기회로 전이시켰다

버스에서 바라보는 동네의 모습은 부분은 예전의 모습이, 부분은 스키장으로 인한 레포츠의 마을 분위기를 내며 세월은 그렇게 산골 마을을 바꿔나갔다.    


눈이 많이 왔길 기대하며 올라가는 산은 이렇게 유명한 산이었나 싶게 많은 산객들의 혼잡으로 올라가는 시간을 더디게 만들었지만 초입부터 보여주는 환상적인 상고대의 모습에 시간은 그렇게 중요한 것이 아니게 만들었다.

과거 '태백산'이나 '계방산'이 날이 너무 따뜻하고 좋아 기대했던 것들을 볼 수 없었던 것과 달리 '함백산'은 우리에게 상고대와 눈의 아름다움을 만족스러울 정도로 보여주었다.

새벽이슬이 얼어서 나무에 빛을 발하며 만들어낸 '상고대'에 아침부터 흩날리는 눈이 범벅이 되어 맛있는 눈의 모습을 재현하고 있었다.

이렇게 환상적인 모습을 보여 주는 건 '함백산'이기보다 '오늘'이기에 더욱 그렇게 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함백산'은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으나 그 옷을 입히며 아름답게 만드는 건 날씨이기에 함백 혼자의 아름다움이 아니란 이야기기도 하다.        


‘만항재‘에서 시작한 산행은 ’ 함백산 안내판‘을 지나쳐 ’창옥봉‘을 넘어 ’ 함백산의 정상’으로 이어지는 길이었다. 사진도 찍어가며 쉬엄쉬엄 올라간 산은 함백의 정상에 가까워져 눈꽃의 아름다움을 보며 극에 달했고 그런 모습들을 함께한 일행들과도 같이  즐거워했다. 정상에 있는 ‘헬기장‘을 지나쳐 ’ 주목 군락’이 있는 곳을 지나면서 점심을 먹었다.

산에서 먹을 수 있는 것들이 한정되어 있겠지만 나름 맛있는 것들을 먹으며 기운을 북돋아 산행을 진행했다.

다시 서둘러 '중함백' 봉우리로 진격하려는데 점심을 먹은 후 몰려드는 산객의 포화 상태 때문에 산을 달리는 속도는 거의 분속 1미터 정도를 내며 정체의 진미를 만들어 낸다. 작년 ‘태백산‘에서 느꼈던 산의 복잡함과 유사했다.

거북이걸음으로 시간은 어느덧 차량이 출발하는 시간을 2시간여 남겨놓고, 정체를 지속하는 바람에 시간에 맞춰 가는 것이 불투명 해 가고 있었다.        

어느 순간 하산의 기운이 감도는 순간 길이 조금 빨라지더니 막힘이 덜해진다.

아마 하산의 가속력이 사람 사이의 간격을 넓히면서 걷는 속도를 내면서 길 막힘이 조금씩 풀어진  듯하기도 하고 중간 ‘나무 샘터‘에서 하산을 잡는 산객들 덕분에 정체가 풀리는 이유가 있기도 한 것 같다.

하지만 남은 시간은 1시간 30분여 남은 거리는 4킬로..

게다가 마지막 산봉우리인 ‘은대봉‘이 기다리고 있었다. 일행과 조금 거리를 두며 척후병으로 먼저 가면서 10분 간격으로 통화를 한다. 사람들은 막힘이 없으나 산의 오름길이 숨을 가파르게 한다. 오르고 올라 ’은 대봉’에 입성, 30여분을 남겨두고 산을 내려가기 시작한다. 중간에 벗었던 아이젠도 몇 번 미끄러지면서 다시 찰  수밖에 없다.

바닥의 얼음 덕분에 뒤로 자빠졌지만 배낭 덕분에 다행히 다치지는 않는다.

‘싸리재‘에 도착하니 또 하나의 난관... 버스가 없다.        

도로를 통제하면서 ‘두문동재 하단’에 버스가 정차해 있고 걸어 내려가야 한단다. 시간은 4시.. 버스 출발시간이므로 대장님에게 전화를 건다. 아까 보내 놨던 문자의 내용으로 너무 막혀서 시간이 지체된  것뿐 아니라 버스의 위치가 달라졌음을 하소연하니 사람들도 많이 안 왔는지 올 때까지 기다리겠단다. 다행이다.  

버스를 타는 곳까지 얼어있는 도로를 달려 내려가다가 사람들이 흙이 있는 지름길을 타기 시작하는데 얼음이 흙 사이사이에 심어져 있어서 조심스럽다. 앞에서 한 남자분이 넘어지면서 물이 얼어있는 도랑으로 넘어져 미끄럼을 탄다. 경사가 있어 ‘아 어떻게 하지!’ 탄성이 나오는데 구덩이에서 손이 먼저 올라온다.

운동신경이 있으신 분인지 다행히 다치진 않으신 것 같다.

산에서는 배낭이 안전을 지켜주는 큰  요소 이기도하다.

보통 등으로 넘어지기에 배낭이 있어 허리와 머리를 보호해 주기도 한다.

또한 겨울 산행은 아이젠은 필수다. 얼음 때문에 넘어지는 건 운동신경이 아무리 좋아도 피해 갈 수 없기 때문이다.

후발대와 통화하며 안전 하산을 부탁하며 간신히 도로 끝까지 내려오니 버스가 기다리고 있고 구성원들은 반이 채 안 왔다.

후발대 사람들에게 연락하여 안심시키고 여장을 정리한 후 10여분 후 후발대를 만난다.

함백산은 육산이라 쉽게만 봤다간 큰 코 다칠 수 도 있겠다 싶다.

함백산의  첫인상이 이렇게 우여곡절이 많았으니 다음엔 더욱 친해지리라 믿는다.    

1시간여 사람들을 기다리다가 ‘사당역‘으로 가서 같이 뜨듯한 국물과 소주 한잔으로 얼은 몸을 풀어본다.    

2016. 0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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