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생의 들어오고 나감에 크게 연연하려 하지 않지만 아니 이제 아이들과 10년 차가 넘었으면 그런 부분에 의연해질 때도 되었건만 특히 입시생일 경우 아무 이유 없이 저번 주까지 깔깔대며 수업하다 다음 주에 부모가 환불 요청하며 미술을 그만하겠다고 연락이 오면 아는 거짓말이라도 허탈함을 뒤로 숨기고 위로해 드리고 만다.
내 허탈감은 마치 연애하다 받은 상실감처럼 충격이 여러 날 가지만 원래 인생이 그런 거라고 스스로 위로하고 만다.
그래도 그렇게 다른 학원에 가서 잘되면 좋겠다.
그 이후에 잘되든 사연이 있든 나를 찾아온 녀석들에 대해도 고맙다.
나 때는 학원에 대한 신뢰감(?)... 사실 그 동네 입시 미술학원이 그곳 하나이기도 했고 그 학원에 대한 믿음보다 나 자신에 대한 믿음과 사람들에 대한 믿음이 컸었다.
지금 정치하는 사람도 이곳저곳 철새처럼 왔다 갔다 신뢰감도 떨어지고 이런 가운데 우리의 지도자들을 뽑아야 하지만 그들이 종교적 지도자도 아니고 정치적 지도자이기에 덜 더러운 알맹이를 골라서 써야 함에는 어쩔 수 없다.
AI가 출현하고 통계와 여론을 이야기하면서 중소 군의 학원들의 생존전략은 다양해졌다.
굳이 발전하고 더 확장되길 원하지 않는다면 조용히 무림에 머무른 사람처럼 조용히 위치만 지키면 되지만 사람에 대한 상실감은 배신감은 매번 당하고도 매번 눈이 맵고 가슴이 아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