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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연 Oct 31. 2022

포천 '명성산'에서 단풍과 억새의 향연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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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cafe.naver.com/hongikgaepo


 



'명성산'은 타의에 의해 분명 가봤을 산인데 내 기억에 없다. 

자의로 가을을 만끽하기 위해 평소보다 일찍 집을 나선다. 

억새의 아름다움으로 유명한 이 산을 가는 방법을 찾아보니 '도봉산역'에서 '1386 버스'로 한번에 갈 수 있다 하여 조금 서둘러 가지만 워낙 북쪽 끝 먼 거리에 있어 몸은 서둘러도 마음은 차분히 하여 움직인다. 

다행이 이 버스는 정류장이 많지 않아 빠르게 가고 있는게 느껴진다. 명성산 '하동 주차장'으로부터 '상동 주차장'까지 움직이는 시간이 꽤 오래 걸린다. 

명성산 억새축제 행사 기간이라 안내판에 보니 하동주차장에서 상동주차장까지 40여분 걸린다고 나와 있다. 작년 '용문산 1000년 은행나무' 보러 갔을때가 생각났다. 

평소엔 막히지 않던 5분이면 갈 길이 30~40여분은 걸리는데 '가을'이란 계절은 아름다움으로 사람들을 모을 수 밖에 없구나 싶다. 

'상동 주차장'에 내리니 '산정호수'는 마치 유원지처럼 바이킹같은 놀이 기구들이 움직이고 주면 식당가와 까페도 화려하고 주의를 끌만했다. 

시간이 조금 늦은 편이라 지도를 찾으니 1코스가 제일 무난하고 볼꺼리도 있어보인다. 

1코스로 올라가 상황 봐서 2코스로 내려오던지 해야겠다. 

등산로 초입은 식당들과 펜션들이 몰려있고 잠시후 계곡이 있는 산 입구가 나타난다. 

확실히 가을이라 단풍이 아름답게 물들었다. 

산은 벌써 겨울이 와 있을꺼라 걱정했는데 밑에는 가을이 한창이다. 

화려한 색깔에 눈을 뗄수가 없다. 

계곡을 따라 '비선폭포'가 나오고 지압운동시설과 철교를 지나 커다란 '등룡폭포'를 맞이한다. 

조망데크에서 보기도 하며 약간의 너덜바위 지대를 둘러가니 억새가 나오기 시작한다. 

조금씩 보이는 억새를 따라 올라가니 나타나는 억새군락지는 제주 오름에서 본 억새의 감탄 이후로 두번째 발견한 아름다움이다. 

햇볕을 받아 빛나는 황금빛 물결은 여기 이 군락지에서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커다란 나무를 중심으로 있는 데크 전망대에서 스케치북을 꺼내 금빛 물결을 재현해 본다.

































 




오늘 시간이 늦어 명성산 정상은 힘들것 같고 조금 더 올라 '팔각정'이 있는 곳으로 오른다. 

억새를 보는 전망대에 서니 억새밭의 규모가 꽤 크다. 

둘러보고 더 올라가 '궁예의 약수터'에서 물을 한잔 하고 싶었으나 물은 마르지 않고 나오지만 마실 순 없는 물이었다. 

팔각정에 올라 주변을 둘러 보니 공사중인듯하다. 

지나가는 분 말로는 케이블카가 올라 온다고 하는데 이렇게 일정 정도의 수고 없이 보는 억새밭은 그 가치가 덜할것 같기도 하고 어르신이나 몸이 불편하신분을 생각하면 필요한것 같기도 하고 하여튼 지나가는 산객의 맘으론 이 아름다운 억새가 훼손되지만 않는다면  더 많은 이들이 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하산을 하려 방향을 잡는데 조금 급하고 가파러도 안갔던 2코스로 내려가기로 한다. 

길이 오르막 내리막이 심하고 나무계단도 일부는 조금 오래 된데다가 바위를 타고 오르내리는 곳이 많아 쉽지 않은 길이다. 

앞에서 3코스인 자인사코스에서 올라오신 노부부는 얼굴에 힘듦이 나타난 상태로 내게 길을 묻는다.

상대적으로 편안한 1코스가 얼마 남지 않았음을 말해주고 길을 안내해 드린다. 

2코스 이 길의 장점은 내려가면서 '산정호수'를 보며 내려갈 수 있다는 것이다. 

어둑해지는 하늘과 붉은 햇볕이 닿은 구름의 조화로 산정호수가 상서로은 분위기마저 풍기며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다만 가까워지면 질수록 유원지에서 흘러나오는 소음과 빛들로 세속으로 온듯한 기분마져 든다. 

길이 터프한데다 어둠까지 내려앉아 조심히 움직인다. 

6시 40분경 도착한 산 입구에서 7시40분까지 시간이 남아 '산정호수'를 한바퀴 돌기로 한다. 

운치도 있고 가까이서 본 '산정호수'는 마치 캐나다의 호수처럼 아름다워 밤길 혼자 걷는데도 쓸쓸함이 폐부를 찌른듯 치명적으로 아름답기만 하다. 

호수 중앙에 음악분수가 아름답게 나오고, 식당과 까페는 조용하게 분위기를 잡는다. 

산길을 둘러 가다 이 산과 인연이 깊은 궁예의 이야기를 읽는다. 

'궁예'가 나중에 폭군이 되어 쫒겨나면서 이산으로 숨어들었는데 너무 배고파 내려와 보리를 먹다가 주민의 신고로 운명을 달리한 곳이 이 '유명산'이라 한다. 

'김일성별장'에서 데크길을 걷는다. 이길이 출렁다리인지 몰라도 밤에 걷기에 너무 운치있고 시원하다. 

하늘을 쳐다보면 초생달이 말을 걸어주기도 한다. 

그 길을 지나다가 산정호수를 한바퀴 돌아 상동주차장에 이른다. 

마침 도착한 1386번 버스를 타고 도봉산역까지 와서 140. 163을 갈아타고 집으로 향한다 

산 꼭대기는 겨울을 맞이하고 있지만 도심에는 이제 가을이 노랗게 내려와 몇주는 더 가을을 맛볼 수 있겠다. 



어젯밤 뉴스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매년 기웃거리며 축제의 분위기를 맛보았던 이태원에서 젊은 청춘들 150여명이  압사 당했다고 하니 마음이 착찹해 잠을 못 이뤘다. 

내가 자주 거닐던 그 골목에서 그날 코로나로부터 해방감을 맛보려던 젊은 청춘들, 오늘밤 사라져간 150여명의 꽃다운 그 청춘들의 명복을 빕니다.. 





































2022, 10,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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