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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대 500년 가을 은행나무 낙산공원 이태원 홍제천

혜화동, 만추, 광장시장, 어반스케치, 한국화, 동양화, 한국화가 김태연

by 김태연

http://cafe.naver.com/hongikgaepo








서울특별시 기념물 제37호인 500년 된 은행나무를 보고 싶어 이번 가을 언제가 제일 예쁠까 고민하고 고민하다 마침 휴강일 오늘 날씨도 나쁘지 않고 해서 날을 잡는다.

바로 가는 건 재미없고 해서 평소 해야 하는 상비약 사는 걸 하면서 가려고 종로 5가 보령약국에서 약을 사고광장시장을 거쳐 가을길을 누비며 길을 걷는다.

온통 노란색 연두색 빨간색이 흩뿌려져 있는 듯 컬러풀하고 아름다운 나뭇잎과 묵직하게 도심에 뿌리내린 나무들이 아름답다.

가을은 공기 냄새가 다르다.

공기가 묵직하게 느껴지고 그 묵직한 공기에 나뭇잎 냄새와 적당한 매연이 포함되어 쾌쾌하면서도 묵직한 시골 가을 냄새와 다른 도시 가을 냄새가 만들어서 공기에 밴다. 그 가을 냄새를 맡으며 혜화동 길을 걷는다.

'혜화동'도 꽤 오래된 도심의 공간이라 그 뿌리를 단단히 유지하면서 가지들을 펼쳐가느라 도시의 단단한 시간이 느껴진다.

'혜화동'이 주는 감정은 나의 인생의 역사와 함께 한다.

일층에 문을 닫는 가게들이 많다.

코로나 여파가 몰아쳐 여기 혜화동 뿐 아니라 서울 동네가 구석구석 다 그렇다.

성균관대로 가니 가로수 은행나무부터 남다르다. '명륜당'에 들어가려 입구를 찾는데 옛 기와 너머로 큼직한 은행나무가 은행잎 색이 잘 익었음을 알린다.

입구를 찾아 명륜당 마당에 있는 아름드리 은행나무를 보니 가슴이 벅차다.

한그루가 아니라 쌍으로 두 그루의 나무가 거대하게 명륜당 앞마당을 차지하고 있다.

이 나무는 조선시대와 근 현대 대한민국의 살아있는 공기들을 마시며 자랐을 것이다.

그 의연함에 가슴속으로 박수를 친다.

주변에 은행나무를 보러 온 사람들과 성균관대 학생들로 시끌시끌하다.

선배가 고등학교 입시생에게 학교 설명을 하는 듯한 모습도 있다.

그렇게 이 나무는 많은 장면들을 보고 묵묵히 살아왔을 것이다.

명륜당 건물 계단에 살포시 앉아 스케치를 한다.

저 만족감을 풍만함을 충족감을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싶지만 욕심을 앞 세워 붓에 물감을 묻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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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를 나오면서 혜화동을 걷고 싶어 찬찬히 돌아가다 보니 아직 기와집도 있고 기와집을 개조한 운치 있는 와인바도 있다.

길을 걷다 '낙산공원'으로 오르는 길로 방향을 잡는다.

내가 잡는 건지 나의 발이 잡는 건지 몰라도 방향키는 이미 그쪽으로 틀어졌다.

낙산공원 그녀를 생각한다.

그녀와 시작한 곳도 이곳이었으니 다시 한번 찾아보고 싶은 마음일까?

멀리 '북한산'과 그때 그 하늘을 바라보다 넋을 놓는다.

저녁 수업 시간이 촉박해 마을 버슬 타고 내려온다.

지하철로 갈아탄다.

지하철에 앉아 이 글을 쓰는데 '이태원'을 지나가는데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젊은 그들이 숨 막히고 짐짝처럼 스스로의 무게로 스스스로를 죽여야 했을 그 비극의 시간들이 여기 이역에 그대로 얼어 있을 것만 같다.

그들을 생각하면 같이 숨도 쉬어지지 않고 누군가 나를 짓누르고 있는 것만 같다.

그들의 잘못은 없다고 그들이 그렇게 되도록 방관한 책임자들을 차갑고 멍들고 피로 얼룩진 시체 앞에 무릎 꿇려 앉혀 놓고 싶다....

너희들은 잘못이 없다고,


수업이 끝나고 마음을 가라앉힐 요량으로 가을 홍제천을 걷는다.

'홍제천'은 가을이 특히 아름다운데 밤이라 그 어둠 속에 달팽이가 집속에 들어가 꿈틀거리듯 보여줄 듯 말 듯 하다.

가로등에 보이는 아름다운 풍경에 셔터를 누른다.

가을은 언제나 아름다우니 어디를 찍는지 몰라도 이야기가 많이 남아 있을 공간들을 찍는다.

가을, 어디서든 이야기가 많겠지만 나에겐 쓸쓸하고 아픈 이야기들만 들려오는 2022년 11월의 첫째 날 쓸쓸하고 슬프지만 아름다운 가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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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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