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태연 May 02. 2016

시간이 멈춰진 곳-경주, 셋째 날

석굴암, 불국사, 토함산, 석굴암, 동양화, 한국화, 어반스케치, 스케치

http://cafe.naver.com/hongikgaepo

아침 일찍 새벽에 친구가 뒤척이는 소리에 잠깐 잠을 깼는데 다시 잠이 들었다. 친구는 어제 못한 숙제를 하기 위해서 일찍 '분황사석탑'과 '황룡사지'를 헤맬 예정이었다.

눈을 뜨자마자 시리얼에 간단한 아침을 먹고, 통화하여 100번 버스를 타고 분황 사지 입구에서 만나 '토함산'을 가기로 했다.

'석굴암'과 '불국산'을 품고 있는 아름다운 '토함산'은 '시부걸 정류장'에서 시작해서 올라가는데 길이 정확히 표기되어 있지 않아 마당에서 일하시는 할머니의 자문을 얻어 계곡을 따라 올라가기로 했다.

야생화 꽃들이 피어있는 길을 따라 산으로 계곡으로 올라가다 보니 물소리가 경쾌하다.

작은 폭포를 지나다 내려가는 길이 있어 조심조심 내려간다.

골짜기 사이로 들어가니 물소리와 시원한 바람이 에어컨과 비교도 안된다. 앉아서 사과를 하나씩 베어 먹고 맑은 물소리를 듣고 있자니 신선이 따로 없다. 조심히 올라가 다시 산행을 시작한다...


처음 검색해서 올라갈 때는 2킬로미터 남짓이라고 나왔었는데 할머니께서 가르쳐주신 길은 훨씬 아름답지만

4킬로미터로 두배가 소요되는 거리다.

다시 집중해서 올라가다 보니 잣나무 숲이 나온다. 바닥이 잣나무로 깔려있어 편안한 분위기다..

이 숲과 이물은 100년 전,500년 전, 1000년 전에도 이와 같은 모습을 지키며 시간을 정지시킨 듯 멈춰있었겠구나 생각하니 문명이란 존재 자체가 미개하게 느껴진다.

토함산 정상까지 한참을 걸려 도착한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경주시내는 뿌연 시야로 잘 보이진 않았고, 뒤쪽 추령을 비롯한 산세들은 선명하게 보였다. 정상에서 오래 지체하지 않고, 하산하는 길에 골짜기에서 시원한 바람이 불어 쉬었다 간다.

가져왔던 오렌지가 배가 고파 더 맛있게 먹는다.




정신을 차리고 다시 내려가니 '석굴암 입구 앞'이다. 석굴암 입구에서 석굴암까지 10여분을 걸어야 나오는데 많은 사람들이 도착해서 걸어가느라 이곳은 마치 서울 번화한 곳의 산 같은 이미지를 주었다.

'석굴암'이 나타나고 20여 년 전 수학여행에서 보았던 그 이미지가 그리고, 대학교 때 답사여행에서 보았던 그미소가 그대로 있었다. 실내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 사진은 못 찍었지만 저 살인미소 때문에 사람들은 그 가치를 더욱 크게 쳐주었음은 의심할 여지조차 없다.

다만 그때와 같이 일제시대 때 해체해서 재조립하면서 빛을 바라보는 빛에 의한 구조는 전면 나무 지붕으로 인해 평생 제습기를 달고 사는 장애를 안고 살아야 하는 것까지 안타까움도 그대로였다.


'불국사'로 내려가는 길은 무척 잘 닦여있는 편한 길이었다.

나무들이 터널을 이루며 환상적인 풍광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조금씩 랩이 들려오고 어울리지 않은 그 노래는 불국사 정문에서부터 오늘이 불국사에 행사가 있는 날임을 보여주고 있었다. 서울 어린이대공원에도 이렇게는 많지 않을 가족들이 불국사 입구를 꽉꽉 채우고 있었고, 그 사람들을 헤치고 들어가면서 오늘 이곳에 '어린이 미술대회'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아이들의 그림은  불국사에 관련된 그림들이었고 수준들도 상당했다.

그사이에서 오래전 보았던' 다보탑'과 '석가탑'을 재회하고 경내를 돌다가 '관음전' 뜰에서 보는 불국사의 모습과 다보탑의 모습에 매료되어 친구를 먼저 보내고 한 시간여 스케치를 한다.

풀과 나무들은 봄빛이 가득하여 싱그럽게 색을 칠하는데 불국사의 모습에는 시간이 멈춘 듯 먹으로 흑백의 느낌으로 놓아둔다.

'신라시대부터 변하지 않는 이산과 석굴암과 불국사가 있어 이곳은 시간이 멈춰있는 곳이라 부르는구나.' 


시간을 뛰어넘는 아름다운 모습들을 남겨놓고, 고속버스터미널로 오는 10번 버스를 타며 스러져가는 석양의 모습과 더불어 찬란했던 신라가 바로 이 땅 이 자리에 있음을 확인한다.


2016.05.01

https://brunch.co.kr/@2691999/78


매거진의 이전글 멀리 보고 싶다. 그래서 과거를 본다-경주, 둘째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