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믿으세요
지난달, '경기 도서관'이라는 도서관이 광교중앙역, 경기도청 앞에 개관했다.
서울에 살지만 수원에도 자주 가기 때문에 행궁과도 친하고 집 근처보다 맛집과 카페를 더 많이 아는 정도라 나에겐 새로운 가볼 장소가 생긴 셈이었다.
경기도서관에 찾아가려 지도 어플을 켜봤는데 리뷰가 꽤나 살벌했다.
'별마당 도서관을 어설프게 따라했어요'
'도서관인데 앉을 자리가 없어요'
'도서관인데 책이 없어요'
'왜 만들었는지 모르겠어요'
'도서관 같지 않아요'
등 신랄한 비판이 가득했다. 한 두개의 댓글이 아닌 꽤나 많은 사람이 쓴듯 했고, 굳이 찾으려 하지 않아도 눈에 보일만큼이었다.
그래서 순간 꺼려졌다. 괜히 시간낭비하는 것 같고 공공기관이 만든 흔한 건물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안가보면 또 모르기 때문에 일단 가보기로 했다.
외관부터 구조까지 차근차근 둘러봤다. 그런데 점점 이상했다. 리뷰에서 본 의견들에 공감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앉을 자리도 충분해보였고, 다양한 공간이 있어 머무를만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전문 서적들도 꽤 있었고, 디자인이나 매거진에 관심있는 나에겐 유명한 매거진이 많았다. 또 친환경이라는 주제로 설계되어 구성되었다는 것이 보일 정도로 눈에 띄는 공간들이 있었다.
5층부터 지하 1층까지 모두 둘러본 결과, 다시 오고 싶어졌고, 그래야만 했다. 둘러보는 것 만으로는 온전히 경험한 것이 아니기에 작업이나 책을 읽으러 가기로 했다.
속으로 좋은 평가를 남기고 안좋은 리뷰들을 쓴 사람들을 생각했다. 추측컨데 그들은 '공공도서관'이라는 성격에 독서실과 같은 프라이빗한 공간을 원했을 듯하고, 앉을 공간이 즐비하며, 책이 무성한 도서관을 상상한 듯 했다. 물론 그것도 좋은 방향이지만, 아마 경기도서관은 목적이 조금 다른듯하다. 건축은 뉴욕의 구겐하임 미술관과 같이 중앙이 뚫린 원형 복도식 구조라 트인 느낌이 들고, 서적들의 퀄리티가 높다. 이 점을 보면 환경과 밀접한 도서관을 만들고 싶은듯 했고, 목적은 단순히 시간을 보내기 위한 도서관이 아니라 공부나 독서를 하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 그리고 재미요소도 결합한 복합 문화 공간을 만든 것이 아닐까 싶다.
나와 다르다고 해서 틀린 것이 아니다. 나에게 꼭 맞는 공간이 아니라고 해서 다른 사람들도 싫어한다고 착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내 생각을 표현하는 것은 자유지만, 그 표현에 꽤 많은 무작위의 사람들이 영향을 받는다. 내가 사는 동네가 이 세상의 전부가 아니듯 사람마다 경험의 깊이가 다르고 처한 상황이 다르니 무조건적인 신뢰도, 무조건적인 의견 제시도 조심했으면 한다.
본인의 취향은 내 자신이 가장 잘 알기에, 내 눈으로 보이는 것을 먼저 믿고, 남에게 설명할 땐 정답이 아닌 하나의 추천 정도로만 제시했으면 한다. 물론 의견을 듣고 보는 사람도 잘 걸러서 들어야한다. 친구의 맛집이 내 맛집이 될 수 없는 것처럼 어느정도 걸러서 들어야 실망은 덜하고 즐거움은 커진다.
다음에 경기도서관에서 책을 읽거나 작업을 한 다음 제대로된 공간 후기를 남기도록 하겠습니다.
제 주관적인 의견으로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