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입맛을 가진 사람이 추천합니다.
나의 첫 커피는 대학생 시절 돈을 벌기 위해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처음 맛봤다. 그 전에는 레쓰비나 커피우유 같은 가공된 커피를 소비했는데 지금은 하루에 카페 라떼 한 잔을 마시지 않으면 하루의 낙을 모두 잃어버리는 느낌이다.
오랜만에 본가에 들러 집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려하는데 자주 가던 카페가 없어지는 바람에 지도 앱에서 새로운 카페를 찾는 중 너무나도 익숙한 이름의 카페가 있어 놀라며 클릭해보니 위치마저 이전에 있었던 그 자리였다. 내 커피 취미의 첫 시작이었던 카페가 없어지고 몇 년 후에 다시 같은 자리에 돌아온 이야기로 오늘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나의 커피 취향은 뚜렷해보이지만 갈대같다. 그 날의 날씨나 기분, 카페의 분위기, 커피의 맛 등 수 많은 요소들이 모두 합쳐저 만족도가 정해진다.
산미있는 커피보다 고소한 커피를 좋아한다고 생각했지만 얼마전에 만난 카페에서 생각이 또 변했다. 그래서 오늘은 내 인생 커피 맛집 3군데를 소개하려한다. 기준은 매우 주관적이지만 나름 지인들으로부터 인정받은, 자타공인 커피 맛집이라 할 수 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부동의 1번 커피 맛집이다. 자취를 처음 시작할 때 살았던 오피스텔 바로 앞에 있는 카페에 우연히 들러 항상 주문하던 카페 라떼를 처음 마신 후로 기회가 될 때마다 찾았던 카페다. 나는 어느 카페를 가던 99%는 카페 라떼를 주문해서 나의 데이터는 모두 카페 라떼가 기준이다.
금성커피의 카페라떼는 고소하고 진한 특징이 있고, 사장님이 직접 로스팅을 하셔서 가끔 커피 맛이 진하고 쌉쌀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나는 그럴 때를 오히려 더 좋아하는데 아직 많이 경험해보진 못했다. 지금은 집이 멀어진 탓에 가끔 찾을 수 있는 카페지만 나에게 최고의 카페이고, 사장님에게 단골 인증 마크를 받기도 했다. 빈티지한 인테리어와 심심찮게 확인할 수 있는 사장님의 취향도 이 곳의 분위기를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한다.
서울 관악구 봉천동
인생 카페 중 가장 최근에 알게된 곳이다. 관악구로 처음 이사와서 마음둘만한 카페를 지도 앱에서 찾던 중 '로스터즈'라는 글자와 함께 사장님이 커피에 진심이다는 리뷰를 보고 이사 온 첫 날 찾았다.
산미있는 커피를 여태 안좋아했는데 여긴 분명 산미가 있는데도 맛있다고 느껴졌다. 주문을 하고 사장님께서 커피를 만드는 모습을 관찰하면 섬세하고 정교한 작업을 하는 예술가같다. 계량도 하시고 온도도 맞추시는 모습을 보면 맛을 보기도 전에 신뢰부터 느껴진다.
수원 권선구 금곡동
나에게 '맛있는 커피'라는 개념을 처음 선사해준 카페다. 어느 순간 없어져있어서 정말 슬펐는데 최근에 다시 같은 자리, 같은 사장님, 그리고 같은 맛으로 돌아오셨다. 설마 하면서 찾아가 사장님께 여쭤보니 그 때 그 사장님이셨고, 나는 그 때 이 카페 팬이였다고 밝혔다.
내가 커피에 입문할 당시 대부분의 카페는 원두를 고르는 선택지가 없었는데 티얼스는 산미 원두와 고소한 원두를 고를 수 있는 특권을 손님에게 제공했다. 티얼스의 아메리카노의 선택지가 무려 5개나 된다. 산미있는 맛을 원한다면 '태양의 눈물'이라는 원두 맛을 포함해 3개, 고소하고 다크한 맛을 원한다면 206ST을 포함 2개이다. 선택지가 많아 고민이시라면 산미, 고소 둘 중 하나만 선택해 사장님께 말씀드리면 알아서 맛있는 원두로 만들어주신다.
수원 권선구 구운동
3개만 소개하고 싶었지만 지인 찬스를 한 번 써보려 한다.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함께 일했던 동생과 그 친동생이 만든 카페 칠월이다. 언니, 동생이 모두 7월에 태어나 카페 칠월로 이름지어졌는데 아무 관련없지만 나도 7월생이라 정감가는 곳이다.
사장님이 베이커리에 흥미를 가져 시작한 카페가 어느덧 3년이 됐다. 처음과 비교해 커피 맛도 정말 좋아지고 베이커리는 물론 음료 메뉴까지 다양해져 멀리서나마 응원하게되는 카페다. 감각적인 소품들을 활용한 인테리어와 함께 흘러나오는 음악까지 개인적 취향을 저격당한 장소라서 추천한다. 방문하신다면 빵을 비롯한 디저트류를 꼭 함께 드시기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