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석커피로스터스
관악구로 이사오고 처음 갔었던 카페이자, 그 이후 1년간 거의 주말마다 꾸준히 찾았던 카페, 운석 커피 로스터스에 대한 이야기로 이번주 글을 열어본다. 사실 나에겐 강남에 있는 '금성커피'가 근 5년간 인생 최고의 카페이자, 카페라떼가 가장 맛있는 곳이었다.(물론 지금도 변함없다.) 하지만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 했던가, 금성커피보다 운석커피를 더 자주 찾는 바람에 굳건했던 인생 카페 순위가 조금씩 요동쳤다.
내가 카페에 간다면 약 90%의 확률로 카페라떼를 주문한다. 날이 미친듯 덥지 않는다면 따뜻한 라떼를 시키려 한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커피의 특징은 산미보단 초콜릿 향이 나면서 씁쓸한 맛이 더 많이 나는 다크한 원두 스타일을 좋아한다. 그런데 운석은 살짝 다르다. 나에게 산미있는 라떼도 맛있다는 것을 알려준 카페다. 사장님께서 다양한 원두를 테스트하고 날마다 로스팅하는 법이 조금씩 달라져서 오늘은 더 탄맛이 나고, 더 쓰기도 한 맛을 보며 과정을 추측하는 재미도 함께 준다. 그리고 항상 카페라떼를 주문해서인지 사장님께선 내 얼굴을 보시자마자 아이스/핫을 물어보시곤 메뉴를 더 말하지 않아도 바로 주문을 받아주셨다.
그런데 지난 12월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듣게 된다. 집 근처였던 운석커피가 버스를 타고 가야하는 먼 행운동에 이전한다고 하셨다. 정말 슬펐지만 내색하지 않으려 했다. 솔직히 기존 위치가 썩 좋지 않아서 서울대입구 근처라면 더 잘되실 게 분명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쉬운건 매한가지, 내 주말 카페인을 책임져주셨던 카페를 못간다니 이제 나는 어디서 카페인 수혈을 해야하나 고민되게 만들었다. 그렇게 운석커피의 인스타를 팔로우했고, 오픈전까지 어떤 과정을 보내시는지 염탐했다.
대망의 오픈 소식을 듣고, 시간을 내서 찾아갔다. 참고로 집돌이인 나에게 버스를 타고 커피를 마시러 나간다는건 꽤 대단한 일이다. 사장님께선 살짝 놀라며 반갑게 받아주셨고, 커피와 궁합이 좋았던 갓 구운 에그타르트와 카페라떼를 주문해 잠깐 앉아 책 몇 장을 넘기며 시간을 보냈다. 만약 서울대입구, 낙성대 근처에 거주하신다거나 찾을 일이 있는데 맛있는 커피를 맛보고 싶으시다면 반드시 방문하셨으면 좋겠다. 먼저 사장님께서 수상도 많이 하시고 로스팅도 직접 하시며, 원두 판매도 함께하시니 그만큼 신뢰는 차고 넘친다. 그리고 내가 뭐 되진 않지만 맛을 보장한다. 분명 후회 없으실겁니다. 아, 그리고 에그타르트 꼭 시키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운석 사장님께,
이전만큼 자주 찾진 못하더라도 마음의 빚처럼 맛있는 커피를 마시러 찾겠습니다.
새로운 곳, 행운동에서 이름만큼 행운이 가득한 카페가 되어 더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