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오무신, 오유하환
내 몸이 없다면 무슨 걱정이 있겠는가
누군가에게 칭찬을 받아도 그저 칭찬을 받는구나, 비난을 받아도 그저 비난을 받는구나, 여여하게 살고 싶지만, 남에게 받는 칭찬을 받으면 받을수록 더 받고 싶고, 비난은 피할 수 있으면 피하고 싶다.
부처님이 탁발을 하실 때 아침부터 남의 집 앞에 와서 밥을 달라고 한다고 욕을 한 사람이 있었다. 부처님은 빙긋이 웃으시며 물으셨다.
“ 지금 당신이 나에게 욕을 선물했는데, 그것을 내가 받지 않으면 그것은 누구의 것입니까?”
남이 나를 비난해도 내가 남의 비난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다. 칭찬도 비난도 알고보면 한 뿌리에서 나온 같은 것이라 남이 나를 칭찬할 때 마음이 흔들리지 않아야 남이 나를 비난할 때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다.
실상 일체 모든 것에 나라고 할 것이 없는데, 칭찬과 비난이 무슨 소용인가.
몸도 내가 아니다.
생각도 내가 아니다.
감정도 내가 아니다.
흘러가는 모든 것은 내가 아니다.
그 동안 '나'라고 믿는 고정관념에 갇혀 얼마나 괴로웠던가.
'나'라고 믿는 신념들이 굳어져
'나답게 사는 것'을 방해하고 있었다.
정현종이란 시인이 있다.
그는 사람은 언제 아름다운가란 시에서
자기를 벗어날 때처럼 아름다운 때는 없다
고 했다.
단 한 줄짜리 짧디 짧은 시지만,
'나'라는 환상에서 벗어나려는
나에게 시인의 말이 무척 위로가 된다.
끊임없는 에고의 유혹에 흔들리지만, 칭찬도 비난도 부질없다는 걸 이제는 안다. 지금 있는그대로의 이 순간이 내 생에 가장 아름답고 빛나는 순간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 가슴벅차다.
'나'라는 동일시에서 벗어날 수록 세상에 나 아닌 것이 없다.
아침 햇살 한 조각도,
차가운 바람 한 줌도,
이름모를 작은 꽃을 피워낸 창가의 화초도,
막 잠에서 깬 아들의 기지개도,
고요히 숨을 바라보는 지금 이 순간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