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겠어. 브런치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한 곳인 것 같아.
브런치 작가가 된 지 이제 이틀째다. 예전에 썼던 다른 글도 여기에 옮겨 오고, 하루에 하나 정도는 경수필을 쓰자고 결심했기 때문에 하루에 하나 이상은 쓰고 있다. 심오한 내용도 아니고, 어려운 내용도 아닌 그냥 내 손가락과 키보드가 가는 대로 적는 글이기 때문에 아무도 읽지 않아도 되는 그저 그런 글이다. 사실 지금은 쓰는 것보다 읽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떤 내용의 글을 쓰는지 궁금하다. 앞서 말한 것과 같이 그 플랫폼에 존재하는 트렌드를 파악하는 중이다. 그런데 읽으면 읽을수록 드는 생각이 있다.
브런치는 참 이상한 곳이야.
여기도 인간들이 모여 사는 세상이기 때문에 다양한 종류의 사람을 볼 수 있다. 나처럼 깊은 생각 없이 단순하게 다작을 하는 사람도 있고, 정말 공들여서 좋은 글을 가끔 쓰는 사람도 있다. 전문적인 글을 쓰는 사람도 있고, 살면서 느낀 것을 위주로 쓰는 사람도 있고, 다른 사람의 글을 베껴서 오는 사람도 있다. 여기서 글에 욕망을 투영시키는 사람도 있고, 브런치를 광고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사람도 있다. 당연한 일이다.
사람들이 내 글은 어떻게 보는 거지?
내가 이상하다고 느끼는 지점은 작가가 되고 싶지 않은 사람이 많은 게 아니라 도대체 사람들이 내 글은 어떻게 보냐는 것이다. 내가 스마트폰으로 브런치를 주로 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최소 3번에서 4번 이상은 봤던 글들이 제일 먼저 추천글로 뜬다. 아마 브런치가 선정하는 추천 글인 것 같은데 저런 쟁쟁하고 재미있는 글 사이에서 내 글을 읽는 사람은 도대체 내 글을 어떻게 본 것이지? 내 제자 한 명(고맙당)을 빼면 아는 사람도 없는데 도대체 내 글을 어떻게 읽는 거지? 새롭게 올라온 글만 모아놓은 메뉴가 있나?
이렇게 좋은 글은 왜 안 뜨는 거지?
몰라. '어떻게든 읽겠지'라고 단순하게 넘어갈 수도 있는 문제지만, 나는 이게 너무 궁금하다. 왜냐하면 브런치 글을 읽다 보니 내가 적은 글보다 훨씬 정성 들여 잘 적은 글임에도 불구하고 라이킷이 하나도 없는 글을 많이 봤기 때문이다. '아니 이렇게 좋은 글이 노라이킷인데 도대체 내 글은 왜 라이킷이 이런 거야?' 심지어 어떤 특정한 작가들이 내 글에 꾸준히 라이킷을 눌러주는 걸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기도 했다.
브런치만의 암묵적인 룰이 있나?
모르겠다. 이틀 만에 브런치에 적응하기는 힘들겠지. 좀 더 있다 보면 적응이 되겠지만, 여기도 뭔가 암묵적인 룰, 금기, 관례 같은 것들이 있다면 작가님들이 나에게 알려주시기를 바란다. '라이킷을 눌렀는데 왜 반사가 없냐'라는 직접적인 조언도 좋고, '정치적인 글은 올리기를 자제하라'라는 충고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