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은 헤아림을] 사람이 온다는 건

제 2장. 중요한 건 나의 것이 무엇인지야

by 별똥별 shooting star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
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낸다면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위의 시는 정현종 선생님의 방문객이라는 시이다. 누군가를 만난다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사건인지를 가장 잘 표현한 글인 것 같다. 많은 상처가 있을 누군가의 과거, 현재, 미래를 마주하는 어마어마한 사건, 그 사건 속에서 상대를 헤아릴 수 있다면 반드시 환대가 될 것이라는 내용이다.


우리는 인생을 살다 보면 많은 갈등을 마주하기도 한다. 그 이유는 위의 시에서 나와있듯이 다른 사람의 과거, 현재, 미래를 모두 마주했기 때문이다. 각자의 과거, 현재, 미래는 모두 다르기에, 심지어 가족마저도 이러한 경험이 각자 다르기에 다르기에 갈등은 불가피한 일인 것이다. 그렇기에 상대에게는 당연했던 생각과 말들이 나에게는 당연하지 않을 수 있고, 나에게는 무심했던 말들이 상대에게는 상처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중요한 것 이전에 소중한 이유라는 것

앞선 [근심은 진심을] 근심은 나 자신을 투영한다. 편에서는 분명 대단한 일을 하는 사람보다는 중요한 일을 하는 사람이 되겠다고 했다. 하지만 갈등은 조금 다른 관점을 바라보아야 할 것 같다. 개인적으로 지금껏 크고 작은 수많은 갈등을 겪으면서 깨달은 사실이 하나 있다. 어떠한 갈등이든 저마다의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그 이유가 옳은 것인지, 틀린 것인지도 중요하겠지만, 그 이전에 그 사람에게는 '소중'한 이유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상대의 과거, 현재, 미래를 다 알 수는 없지만, 또 안다고 하더라도 이해가 안 될 수는 있지만, 그저 상대의 행동, 눈빛, 말등을 관찰하며 바람을 흉내내어 그 마음을 헤아려 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끝이 나지 않는 이 갈등의 뫼비우스의 띠를 끊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갈등을 끊어내려고 노력 했는데, 만약 갈등을 하게 된 원인이 상대방의 틀린 이유 때문이라면 어떡하는가? 그런데 과연 정말로 틀린 이유일까? 틀렸다고 말하는 기준이 내가 속해 있는 사회의, 내가 속해있는 시대의 기준은 아닌가? 한국으로 치면 유교문화 말이다. 이러한 부분을 한 번 점검해 볼 필요는 있을 것이다. 내가 문제라면, 나를 바꾸면 된다. 그런데 정말로 갈등하는 원인이 상대의 틀린 이유 때문이라면, 좀 더 명확하게 이야기해서 사람을 존중하지 않고 하대와 비난이 난무한 사람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아마 이 정도로 간 사람은 절대 바꿀 수가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헤아림'을 통해서 우리는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이 갈등의 뫼비우스의 띠를 끊어내야 한다. 그 사람을 위해서가 아니다. 정확히는 '나'를 위해서이다. 중요한 것도 아닌 별 시답지 않은 갈등 속에서 나의 생각과 시간 그리고 인생을 허비할 수는 없다. 그리고 그런 사람일수록 주변에 사람이 없기에 '헤아려'주는 사람이 자신에게는 꼭 필요한 사람이라고 느껴 나로 인해서 갈등이 끊길 수 있다. 또 그 사람은 바꿀 수 없지만, 문화는 바꿀 수 있다. 그 시작을 내가 하는 것이다. '헤아림'을 통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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