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장. 중요한 건 나의 것이 무엇인지야
군대에 있을 때 많이 듣는 말이 있었다. 남들이 보고 있을 때만 열심히 하면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렇게 해서 많은 휴가를 받은 선임들을 보기도 하였으니 틀린 말은 아니었던 것 같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그 사람들이 보고 있을 때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할 테니 말이다. 그리고 이 말에는 보고 있지도 않을 때 무언가를 열심히 한다는 것은 어쩌면 힘만 낭비하는 비효율적인 것이라는 뜻도 함께 내포되어 있을 것이다. 어떻게 됐든 여기에서 핵심은 사람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사회를 살아갈 때 필요한 핵심 역량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말로 아무도 나를 보고 있지 않는 때가 있기는 한 걸까? 내 주변을 샅샅이 살펴보니 아무도 없는 것 같을 수 있다. 과연 진짜일까? 아무도 나를 보고 있지 않을 것 같은 그 순간에도 당신을 쳐다보고 있는 사람이 있다. 바로 "나" 자신이다. 앞서 사람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고 했다. 이 사람의 범주에는 "나"자신도 포함되는 것이다. 타인의 마음을 얻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먼저 얻어야 할 마음은 "나"자신 스스로의 마음이다. 스스로의 마음을 얻어야 걱정을 기대로 바꿀 수 있다.
나 스스로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첫 번째로, 어떠한 상황에도 "나"는 스스로를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사람들이 볼 때는 열심히 하지만, 혼자 있을 때는 열심히 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주변 사람들이 너는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것 같은데?라는 조언을 해줘도, 불안해할 수밖에 없다. 왜냐? 본인 스스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스스로가 부족하다는 것을 안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진짜 문제는 혼자 있을 때의 자신의 모습을 스스로에게 속이는 것이다.
어릴 때 사람들과 대화하면서 문득 깨달은 사실이 있다. 지금 나와 대화하고 이 사람은 자기 스스로를 속이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스스로를 속이는 사람은 발전이 없었다. 성경을 인용하자면 "스스로를 속이지 말라 하나님은 업신여김을 받지 아니하시나니 사람이 무엇으로 심든지 그대로 거두리라(갈 6:7)"이라는 구절이 있다. 즉, 심은 대로 거두기에 스스로를 속이지 말라는 것이다. 이번에는 제707 특수임무단의 표어를 인용해 보겠다."행동으로 논리를 대변하고, 결과로써 과정을 입증한다." 이 말 또한 "심은 대로 거둔다"는 말과 같이 과정이 그대로 결과로 나타난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스스로를 속이게 된다면 진정한 기대감을 가지기는 어려울 것이다.
아무리 자신을 속인다 한들, 현실은 바뀌지 않는다. 그것을 자신의 마음 깊숙한 곳에서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또 자신 스스로를 속이는 것은 마치 돈이 없는데 신용카드를 마구 긁어대는 것과 같다. 처음에는 카드 돌려 막기로 버틸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것이 쌓이다 보면 언젠가 카드 돌려 막기도 안 되는 시점이 올 것이다. 즉, 아무리 자기 자신을 속여도 결국 모래 위에 성을 쌓는 것과 같기에 언젠가는 무너져 내리게 된다는 것이다. 그 뒤에는 어떻게 될까? 그제서라도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면 다행이다. 그러나 대부분은 안타깝게도 정신줄을 놓게 되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정리하자면, 걱정을 기대로 바꾸기 위해서는 혼자 있을 때의 시간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이다. 아무도 나를 보고 있지 않을 것 같을 때에도 나 스스로는 지켜보고 있으니,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주기 위해서라도 혼자 있는 시간을 제대로 보내야 한다. 그리고 가끔 혼자 있을 때의 모습을 인정하지 않고, 스스로를 속이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세상의 원리는 심은 대로 거두는 법, 스스로를 속이면 쌓이다가 어느 날 모래성처럼 무너져 내리게 된다. 그러니 스스로를 속이지 않고, 혼자 있는 시간에 자기 확신을 가질 만큼 스스로에게 진실되다면, 충분히 걱정을 기대로 바꿀 수 있는 시작을 할 준비가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