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장. 중요한 건 나의 것이 무엇인지야
예민함에서 나오는 통찰력을 어떻게 하면 더 날카롭게 만들 수 있을까? 혹은 예민하지는 않지만 어떻게 하면 통찰력을 기를 수 있을까? 이런 의문이 들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세 가지 방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는 "모든 것을 관찰하라, "관점을 다각화시켜라", "순수함을 잃지 마라"이다.
통찰력을 기르려면 가장 먼저 무언가를 봐야 한다. 즉, 관찰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관찰해야 할까? "모든 것"이다. 왜냐하면 모든 것에는 이유와 의미가 들어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의미를 찾아내는 것이 통찰이다. 우선 우리 주변의 것부터 관찰해 보자, 주변 사람의 행동이나 말, 그리고 우리 주변의 사물을 말이다. 평상시 지나치던 모든 것들을 주의 깊게 관찰해 보자 이렇게 하다 보면 평소에는 보지 못했던 숨겨진 의미들을 찾을 수 있다. 이를 보고 현상을 통해서 본질을 본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본질을 보게 된다면 이제는 본질을 통해서 현상을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우리 주변의 모든 것을 관찰한다고 끝이 아니다. 우리는 비슷한 생각과 수준의 사람과 사물로 주위를 가득 채운다. 그렇기에 나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우리의 주변의 것을 관찰하는 것을 넘어서, 관점을 다각화시킬 필요가 있다.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인물 중 한 명인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의 일화가 있다. 마윈은 어린 시절 무작정 항저우의 큰 호텔 주변으로 가서 다양한 외국인과 영어로 대화를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마윈은 한 가지 깨달은 게 있다고 한다. "자신이 보지 못한 세상이 있다는 것"이다. 이것을 보고 세계화라고 한다. 또한 항저우에 호텔에 오는 외국인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관광객들도 있지만 경제, 정치 등 다양한 외교활동을 위해서 온 엘리트들이다. 즉, 엘리트들의 관점과 사고방식을 배운 것이다. 이것을 보고 전문화라고 한다. 그리고 이렇게 다른 관점들을 마주함으로 의문이 생겼고, 생각에 생각을 더해갔다고 한다. 이를 보고 개인화라고 한다. 정리하자면 세계화와 전문화에 눈을 떴고, 이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 세계 최대의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를 창업하게 된 것이다. 이렇듯 다각도의 관점을 가지는 것을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관점을 다각화할 수 있을까? 마윈처럼 호텔 주변으로 가서 무작정 외국인과 대화해야 할까? 물론 그것도 좋지만 우리는 시간이 부족하다. 그렇기에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힘이 되는 다양한 독서를 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포인트가 있다. "힘이 되는", "다양한"이다. 우리는 책을 읽다 보면 힘이 빠지는 책을 읽게 되기도 한다. 가령 비관적이거나, 음모론적이거나, 삐뚤어진 시각을 가진 저자가 쓴 책이 그 예시일 것이다. 그렇기에 저자가 누구인지, 어떤 배경을 가진 사람인지, 왜 이 글을 썼는지 먼저 파악을 하고 힘이 되는 책을 선정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로는 다양한 관점을 얻어야 하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IT를 전공하지만 심리학, 철학, 역사, 경제, 경영, 소설, 자기 계발, 에세이, 자서전 등 다양한 분야의 독서를 한다. 왜냐하면 IT로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를 심리학으로 해결할 수 있고, 또 심리학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를 역사적 교훈을 통해서 해결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렇다고 다양하게 읽은 책의 모든 내용을 다 기억할 필요는 없다. 책을 읽다 보면 당연히 모든 내용을 기억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저자의 관점과 사고방식을 체득할 수 있었다. 고등학교 시절 토인비의 역사의 연구라는 책을 3~5번 읽었던 적이 있다. 1000쪽이 넘어가는 엄청난 분량에, 용어도 어렵고 모든 것이 어려웠었다. 하지만 이렇게 반복해서 읽다 보니 토인비의 "생각을 정리하고 연구를 하는 사고방식과 관점"을 얻게 되었다.
모든 것을 관찰하고, 다각화를 시켜 통찰력을 길렀다면 이제는 마지막으로 지켜야 할 중요한 것이 하나 남아있다. 그것은 바로 "순수함을 잃지 말라"라는 것이다. 순수함을 잃으면 관점이 뒤틀리게 된다. 그리고 통찰력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먼지가 가득한 창고의 한구석에 처박아 두게 될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도 순수함을 잃고 통찰력을 잃어버린 한 가지 일화를 잠시 소개하고자 한다.
중학교 시절의 나는, 책의 내용이 어느 정도 다 파악이 되었다고 생각되면 책을 덮고 다음 책으로 넘어가는 식으로 독서를 하며 재미를 붙였었다. 그래서 목차와 서론만 읽었을 때도 있고, 끝까지 다 읽었을 때도 있고, 필요한 부분만 발췌하는 경우도 있고, 저자의 사상이 파악되면 그만 읽었을 때도 있었다. 그러던 중 당시 한 어른이 내게 "책을 많이 읽는데, 혹시 끝까지 다 읽느냐?, 책은 끝까지 읽어야 되는 거야, 중간에 그만 읽으면 소용없어"라고 조언을 해주셨다. 일리가 있는 말이었다. 그래서 그 뒤로 나는 책을 끝까지 다 읽어야 된다는 목표의식을 가졌고, 그로 인해 독서를 하는 순수함과 흥미를 잃어 한동안 슬럼프에 빠졌었다. 결국에는 독서를 통한 통찰 자체를 하지 않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후 "하버드 비즈니스 독서법"이라는 책을 읽게 되면서, 결국 나의 독서법이 옳았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리고 다시금 슬럼프에서 벗어나 독서를 즐기며, 통찰력을 길러갈 수 있었다.
이 일화를 통해서 순수함을 잃으면, 통찰력이라는 무기를 쉽게 잃어버릴 수 있다는 것을 보실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순수함을 잃지 않도록 부단히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나의 무기를 잃어버리고 싶지 않다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