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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로또같이 Jun 27. 2023

정부의 공교육활성화가 4세아이에게 미치는 영향

그리고 인터넷의 이면

우리집 4살 여자아이는 어린이집 낮잠을 포기했다.

어린이집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 것 같은데,

그렇게 싫다는 낮잠까지 자면 더 힘들어할 것 같아서 오전수업과 점심시간만 마치고 하원한다.


4세아이의 특성 중 하나는,

"또래관계 형성이 아직 어렵고, 선생님(성인)의 영향이 더 크다."는 것이다.


심심한것 같아서 보냈는데,

엄마가 없고, 바쁜 선생님과 있으려니 더 심심해하는 것 같다.


그래서 또 체험수업들을 알아봤다.


영어, 음악(오르프,악기), 체육(수영), 학습(몬테소리,방문영어), 미술 등등..

끊임없이 검색한다.


검색하면 나오는 추천업체들,

'00원장님의 애 분석력 최고에요!'

'우리애는 00 언제가냐고 물어봐요.너무좋아해요'

과연 그럴까.


실수를 줄여보고자 또 검색하고 또 검색하지만

광고가 너무많다.

광고스럽지 않은 댓글광고며, 카페글도 이젠 못믿겠다.


차라리 개인이 내걸고 운영하는 블로그나,브런치 등의 글을 참고하긴 하지만

"유아교육" 후기는 치명적인 부분이 있었다.

바로 "내아이"를 아는 업체에 대해 글을 쓴다는 것.

내 아이의 신상을 아는데 어떻게 부정적인 글을 쓸 수 있을까.

나라도 못쓸것같다. 그냥 속으로 욕이나 오지게 하지.


오늘도 평이 좋다는 체험수업을 다녀왔는데, 역시나 실망스럽다.

'소위 엉덩이힘을 길러야한다'면서 계속 자리에 앉히고, 정리정돈을 시키는 수업이다.

4세 아이를 시간내에 빨리 끝내면서, 엄마한테 아웃풋을 보여주려는 식의 수업에

대체 내가 애를 데리고 이 더위에 뭐하나 싶게 허탈하다. 아이한테도 많이 미안하다.


최근 정부가 '공교육활성화'를 외치면서

영어유치원의 유치원기능을 없애겠다고 한다.

아마 종일반이 어렵다는 것 같은데,

사교육은 늘 그렇듯 새로운 탈출구를 찾아 엄마들을 만족시킬것이다.


나도 아이를 데리고 여기저기 전전긍긍하는 엄마이지만,

영어유치원 등 특별화된 수업에 대한 요구가 많아진 현상에 대해 너무나 답답하다.

4세 엄마가 검색을 좀 해보면(자료도 별로 없지만)

뻔한 학원 들이 등장한다.

영어유치원과 함께 수영,태권도(점핑줄넘기), 피아노, 미술, 몬테소리(한글)등.

대형학원으로 따지면 정말 손에 꼽게 다 비슷한것같다.

(개인학원을 오래하긴쉽지않은것같다)


아이들의 특색은 모두 다르다.

그런데 "학원"에서 말하는 기준에 맞춰서 한글떼기,영어알파벳, 미술 등을 경험해나간다.

"한글을 잘하는 아이에게, 이제 수리연산을 보충하면 되겠다"는 식의 완벽한 아이를 추구하는 분위기

또는 "엄마아빠 맞벌이로 바쁘니까, 계속 돌릴수 있는 학원이 필요해. 피아노,태권도 등 가까운 빌딩에서

계속 돌리자"는 시간때우기식으로 결정해야하는 상황은 이해된다.

물론 매번 나오는 기사처럼 엄마아빠의 육아시간이 보장되지 않는 사회구조도 문제가 있지만,

인식은 바꿀 수 있지않은가.


왜 그냥 평범한 놀이를 하면 바보가 된다고 생각하는지,

태어난지 1년만 지나도 (2세) 문화센터,방문수업 스케쥴을 짜야하는지 나는 이해하지 못했다.

엄마랑 눈만 맞춰도 아이는 행복할것이라는 확신이 있어서 아이에게 최선을 다해 눈을 맞췄다.


그냥 각각의 아이가 모두 다르게 컸으면 좋겠는데,

수능이라는 공통의 목표가 있어서 그렇겠지?

결국 한줄서기를 해야하니까 비슷한 학원에 비슷한 수준을 맞춰가며 사는것 같다.


어떤 학부모든 아이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겠지만,

  아이의 개별성을 두드러지게 이야기  수있는 분위기가 되었으면좋겠다.


'공교육활성화'라는 정부기조로 인해

영어유치원이 아마도 타격을 입을 것 같고,

그렇다면 일반유치원이 대세가 될까??


아니면 방과후/특성화 활동이라는 외부 활동들이 더 기승을 부리게 될까.


어떤 식으로든

"엄마(또는 보호자)가 직접 아이를 키울 수 있고, 관찰 할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 아이 세대에서라도 변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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