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작깨작 Apr 26. 2023

큰 아이의 묵직한 마음

미리 받은 어버이날 선물

"엄마 위클래스에서 식물 심기 이벤트 한다는데 하고 갈까요? 네가 좋은 대로 해. 나는 별로 관심 없지만, 엄마가 좋아하는 거니까 하고 갈게요."


20분 여분 뒤 끝났다고 전화가 왔다.

최대한 집에 없는 다육이를 골랐다고 했다.

예쁜 화분에 다육이 종류들을 살펴가며 심었을 아이 모습이 귀엽고 감동이었다.


"우와! 엄마 이거 어버이날 선물로 해도 받아도 돼?"

"진짜? 이게 그 정도로 좋아요? 아빠는 안 좋아할 거 같은데~"


집에 오자마자 같은 다육이 두 뿌리를 찾아 한 화분에 심고 마사토를 더 얹어 단장해 주었다.

"아들아 짜잔~~"

"우와~~"


아이가 심어온 대로 키울걸 그랬나 아차 싶었는데 아이가 좋아하니 다행이었다. 물을 듬뿍 주고 마당의 다른 화분 곁에 가지런히 놓아두었다.




생각지 못한 큰 아이의 선물로 행복했다. 워낙 둘째 아이가 조잘조잘 말도 많고 표현을 많이 하는 터라 큰 아이는 상대적으로 묵묵한 편이었는데. 식물 심기 이야기를 듣고 엄마가 좋아하는 걸 떠올려 식물을 심어 가져온 아이.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마음이 뭉클해진다. 고맙다 정말.


"엄마 기분이 왜 이렇게 좋아?"라고 묻는 둘째 아이.

'너희들 때문이지'라며 마음속으로 말을 삼켰다.




집에 오는 길에 콘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손에 들고 귀가했다. 아이스크림 하나에도 연신 너무 맛있다며 좋아해 주는 두 아이.


 정도면 오늘 하루 소소한 행복을 누린 것 같다.

작가의 이전글 마흔세 살 자전거 습득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