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시 - 고개 들어 잊어버려야 할 때
계양산 맑은 날에는 비행기도 세차게 나아가겠지
힘찬 울림에 구름도 더 멀리 달아나겠지
벤치에서 너에게 속삭이던 말도 허공으로 밀려나
몇 초 뒤 네 귓가에 다시 도착하곤 했지
그 몇 초의 시차 덕분에 우리는 안녕이란 말도 기다려야 했지
이별의 장소마저 문이 닫혀
시차의 고리에서 돌고 도는 나의 목소리는
세 까치의 담배와 함께 연기가 되었지
멍하니 바다를 바라보며 서있었던 청라도 초소에서
맑은 하루는 개펄처럼 어두워졌고
모든 것이 사라지자
내 목소리들은 어느 구름 속에서 밤을 지새울까 궁금해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