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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원에서 Jul 12. 2022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면

"저희가 오늘까지만 영업하고 이사를 해서요."

"네? 아...어디로 가세요?"


오랜만에 좋아하는 동네 카페에 갔는데 이사를 간다고 한다. 이 자리에 앉아서 이 풍경을 보면 머리 아픈 시험 출제도, 하기 싫은 숙제 검사도 할 만했는데 이제 여기 앉아 일을 못하는구나.

갑자기 서운하고 애틋해서 안 찍던 사진을 다 찍었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면 특별하고 소중하게 느껴진다. 평범한 동네 카페에서 내일부터 못 오는 곳으로 바뀌었다. 원래 커피가 맛있는 곳이지만 오늘따라 플랫화이트가 심하게 맛있어 마지막 한 방울까지 소중하게 여기며 마셨다.


나보다 먼저 퇴사한 선배가 그랬었다. 

"야, 퇴사한다니까 사람들이 갑자기 잘해 주지? 원래 그래"

더 잘해 줄 걸.

 생각은 꼭 마지막이라는 걸 알고 나서야 든다.


이사 가는 줄 알았으면 매일 왔을 텐데...

동네에 생긴 스타벅스로 갈아타는 배신을 때리지 않고 꾸준히 왔을 텐데...

서울 중심부로 간다니 성공해서 떠나는 것을 축하해야 하는 것일까...


북가좌동의 자랑 bean flu 나 너 정말 좋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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