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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원에서 Jul 26. 2022

그 많은 이러닝 콘텐츠는 누가 만들까?

뭐든 온라인으로 할 수 있게 된 시대

코로나로 한 곳에 모이지 못하게 되면서 원래 인터넷 강의로 듣던 것들 외에도 많은 교육 과정이 온라인으로 바뀌었다.

 그 많은 이러닝 콘텐츠는 누가 만들까?


두 달 동안 출근하는 것처럼 일어나 지하철을 타고 '온라인 교육 콘텐츠 설계자 양성 과정'이라는 이름도 긴 교육 과정 수업을 들으러 다녔다. 내가 지금껏 봤던 동영상 강좌나 틀어 놓고 보지는 않았던 인식 개선 교육 영상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게 되어 신기했다.


이러닝 콘텐츠를 만들 때는 내용 전문가, 교수 설계자, 개발자가 필요하다.

이 중 교수 설계자는 내용 전문가(SME:Subject Matter Expert)에게 받은 원고 내용을 분석하고 스토리보드를 작성해서 화면으로 어떻게 구현해야 하는지 개발자에게 알려 주는 역할을 한다. 경력이 쌓이면 PM이 되어 과정을 기획하고 일정과 업무를 관리한다.

개발자에게 전달되는 스토리보드가 명확하고 정확해야 오류가 없는 결과물이 나올 수 있다. 그래서 스토리보드에는 이미지와 디자인에 대한 설명은 물론 구성 요소의 제시 순서, 모션 방식과 소리의 유무, 문제를 푸는 횟수와 정답 처리 방식에 대한 정보까지 포함된다.


양성 과정 180시간을 수강하면서 5가지 유형의 스토리보드를 만들어 봤는데.....다 힘들었다. 줄글로 된 원고를 화면으로 구성하는 것도 어려웠는데 다음 실습 과제로 녹취록을 받았을 때는 줄글이 그리웠다.

크로마키 강의를 촬영하며 강사가 말한 것을 녹음한 녹취록은 글이 아니다 보니 일단 단락 구분이 없고 용어를 틀리게 말하거나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되는 부분도 있었다. 내가 그래도 외국인이 하는 말도 잘 알아듣고 외국인 작문을 첨삭해 온 지 20년인데 한국 사람 말을 이해 못 하다니 약간 자존심이 상하기도 했다.


재미가 있고 적성에 맞는 부분도 있었다. 애니메이션형 스토리보드가 특히 그랬는데 강사의 설명을 애니메이션 등장인물의 대화로 만드는 작업이 흥미로웠다. 상황 설정을 한 다음 대사와 표정을 구상하는 재미가 나름 있었다.


스토리보드를 만들어 보니 머리가 아프고 시간도 생각보다 많이 걸린다. 그래도 원고를 여러 번 읽으면서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독서를 한 듯한 효과가 있다. 완성하고 난 뒤의 뿌듯함도 있다.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있고 꼼꼼하다는 말을 좀 듣는 사람이라면 잘 맞을 것 같다.   


요즘 일을 맡아서 디지털 교과서 스토리보드를 만들고 있다. 문화유산 단원에서 디자이너에게 무형 문화재 삽화를 부탁해야 해서 갓 만드는 장인의 동영상을 찾아봤다. 갓 만드는 걸 보고 있을 줄이야. 내 손으로 찾아볼 줄 몰랐던 영상이다.

앞으로도 이런 예상치 못한 신선한 경험을 많이 할 수 있을 것 같고 집에서 일하는 것이 너무 좋아서 이 일은 또 하나의 내 직업이 될 것 같다.


이러닝 콘텐츠는 계속 늘어나고 있고 인력은 부족하다고 한다. 취업이나 부업을 생각 중이라면 이런 분야에도 관심을 가져보면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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