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르르... 눈물

아빠의 등에서....

by 곱슬머리 태야

어릴 적 우리 집은 산 중턱에 위치해 있었고 모과나무가 6천 그루쯤 심기어진 과수원 중앙에 스레트로 지어진 집이었다. 그리고 완전 급경사 길을 내려오면 졸졸 졸 사시사철 흐르는 가재가 살고 있는 시냇가가 있었다.

돌 징검다리를 건너야 하는 심심하지 않은 재미있는 길이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쯤인가? 나는 그날 학교인지 어딘가 다녀오는 길이었다. 우리 집을 가려면 아랫동네로 지나가야 그 길이 정석의 길이다. 그러려면 1시간 남짓 걸어야 할 정도의 거리다. 그래서 우리 집은 길이 아닌 길을 만들어 다녀 꼬불꼬불 그야말로 꼬부랑 산길이었다.


나는 아무 생각 없이 덜래 덜래 차에서 내려 집으로 향하고 있었는데 시냇가에 다다라서 건너려고 하는 순간 시냇가 건너편에서 건너지 말고 그대로 멈추고 있으라는 아빠의 다급한 목소리가 있었다.

멀리서 걸어오는 내 모습을 보고 우산을 들고 바쁜 걸음으로 산등성이를 내려와 장맛비에 불어 난 시냇물까지 한달음에 내려 오셨다.



여름날 한차례의 장마로 물이 불어난 개울을 건너야 하는 상황이었다. 강력한 물줄기에 우산을 든 아빠도 휘청거리는 물의 가속력을 볼 수 있었다. 아빠는 건너 편에 있는 나에게 다가와 우산을 내 손에 쥐어 주고 등을 돌려 업히라고 했다. 나는 얼떨결에 내 가방을 아빠의 손에 맡기고 등에 업혔다. 아빠는 다 큰 딸을 업고 그 세찬 물줄기를 향해 건너기 시작했다. 물의 높이는 아빠의 무릎까지 왔고 물줄기는 악마의 그 무엇과도 같은 무서운 속도로 흐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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