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 살리나스 델 까르멘(Las Salinas Del Carmen) 염전
소금박물관(Museo de La Sal)의 'Sal'은 스페인어로 ‘소금’이라는 뜻이다. 정확한 명칭은 "라스 살리나스 델 까르멘 뮤지엄(Museo de Las Salinas Del Carmen)"이다. 카나리아일랜드의 염전의 역사와 소금을 추출과정, 20세기 소금공들의 일상생활도 볼 수 있는 그림과 사진들이 전시되어있다.
1910년에 이 시설의 주인이었던 '마누엘 벨라스케즈 카브레라'(Mr Manuel Velázquez Cabrera)의 집이 박물관으로 꾸며졌다. 1700년대 후반에 세워진 이 염전은 마누엘이 처음 왔을 때에는 사실상 버려져 있었다고 한다.
카나리아일랜드의 발전과 섬의 가장 최고 상품이었던 소금의 영향이 컸다. 1605년에 국고를 위한 협동 소금산업부터 발전하기 시작하였다. 특히 그란 카나리아(Gran Canaria)에서 가장 활발하였고 200년 동안 황금기를 누렸다.
그러나 20세기에 들어서 2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심각한 불황을 겪었다. 그 후에는 광역법으로 소금장인들의 장인정신이 사라지게되어 섬의 거의 모든 소금산업이 없어지게 되었다.
소금 염전을 보면 마음이 편해진다. 산이나 바다를 바라보는 것처럼. 오랜 역사를 지닌 염전도 나에게는 자연의 한 부분과도 같게 느껴진다.
예수님이 산상수훈을 가르칠 때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라고 비유할 정도로 소금은 예로부터 우리 인간에게 정말로 중요한 것이다.
이곳에서 일하고 계시는 할아버지가 우리에게 소금을 만져보라며 주셨다. 나중에는 소금창고로 데려가서 열정적으로 설명해주셨다. 정말 친절하고 좋은 분이다. 좋은 사람들을 여행에서 우연히 만나는 것은 여행지에 대한 기억을 더욱 아름답고 소중하게 한다.
이 염전의 전통 바다소금은 불필요한 첨가물이 없어 쓴 맛없이 담백하고 짠맛이 일품이다. 나트륨이 매우 낮고 미네랄이 풍부한 정제되지 않은 소금이다. 특히 이곳만의 특별한 전통적인 소금 추출방식은 마그네슘, 아연, 칼슘이 더 많이 함유된 소금을 만들어 내어 바다 소금의 좋은 자연 성질을 그대로 보존한다.
소금의 종류에 대해서 열심히 설명을 해주셨다. 본인의 일에 대한 자긍심과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염전의 전통적인 소금 추출방식은 기계에 의존하지 않고 장인의 노력에 바탕을 두고 있다.
세 가지 종류의 소금을 비교하며 설명해주셨다. 각자 다른 작업방식으로 이루어져 고유한 결정체들을 만들어냈다.
소금밭 뒤쪽 바다 가까이에 가면 고래의 뼈가 전시가 되어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진이다. 지금 바로 내가 서있는 이 섬에서 나와는 다른 시대와 시간대에서 살던 소년을 마주쳤다. 고단한 노동을 마치고 물을 먹고 있는 이 맨발의 소년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다. 사진은 시공간을 초월한다. 100년 전의 이 소년의 사진은 내 마음을 찌르는 푼크툼(Punctum)이다.
대상의 찰나를 포착하여 영원히 박제하여 그걸 보는 사람의 마음을 건드리는 것, 그것이 좋은 사진이다. 발터 벤야민은 <기술복제 시대의 예술작품>에서 아우라의 상실을 이야기했다. 그런데 나는 사진은 순간을 포착하여 영속성을 지니게 만들어 아우라를 만드는 예술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나도 한동안은 영상을 찍고 편집해서 여러 가지 영상들을 만들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유튜브를 비롯한 많은 플랫폼에서 난무하는 영상들에 조금 지치기도 했다. 그래서 나는 다시 사진을 찍고, 글을 쓰는 것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기념품 가게에서는 여기서 직접 생산된 소금을 팔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소금이 아닌 술을 구입했다. 카나리아일랜드에서 생산된 꿀이 들어간 럼술이다. 며칠 전 레스토랑에서 공짜로 한잔 준 것을 먹고는 반했던 터라 여기서 발견했을 때 뛸 듯이 기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