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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음 Feb 15. 2022

3장. 라스 플라야스(Las Playas) ③

라 빠레드, 라 쏠라파, 가르쎄이  해변

6. 라 빠레드 해변(Playa de la pared)



서해에 위치해 있는 해변이다. 이렇게 황량한 땅을 지나 바다에 도착한다. 이상하게도 지도에서 라 빠레드 해변(Playa de la Pared)이 2개가 나오는데, 우리는 돌이 많아서 해수욕하기 힘든 해변으로 와버렸다. 아쉽기는 했지만 경치는 좋았다. 



차에 내비게이션이 없어서 휴대폰을 이용했는데, 때로는 잘 터지지 않아 우리는 자주 길을 잃었다. 카페를 발견해 한 템포 쉬었다가, 카페 직원에게 다음 행선지의 해변 위치를 물었다.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잘 모른다였다. 현지인도 모르는 해변을 우리가 찾아다니고 있었다니. 이러니 맨날 길을 잃는 것이 아닌가.


카페 직원 말로는 이 섬의 서해가 동해나 남해보다 파도가 세서 서핑족들에게 굉장히 인기가 많다고 한다. 그러나 험한 파도인 만큼 서핑이나 수영을 하다가 사고가 많이 나니 조심하라고 경고했다. 



7. 라 쏠라파 해변 (Playa de la Solapa)



계획에는 없었지만 낮에 들른 카페의 직원이 소개해준 해변이다.



모래가 정말 부드럽다. 이 바다에서 꽤 오랫동안 머물렀다. 한참을 태닝을 하고 명상도 했다. 인적이 거의 드문 바닷가였다.


내 발자국들

다음날이면 사라질 발자국들을 많이 남기고 왔다.



8. 가르쎄이 해변(Playa de Garcey)



오후 4시가 넘어서 도착했다. 이 해변은 푸에르트벤투라에서의 마지막 여정이었다. 비시즌이었는데도 서퍼들이 꽤 많았다. 가족단위로 벤을 끌과 와서 아이들은 해변가에서 놀고 있고, 부모들이 서핑을 하는 모습이 많이 보였다.  



강아지가 서핑하는 주인을 얌전히 기다리고 있다. 보통은 개들도 수영을 즐기는 데, 이 강아지는 파도가 강한 것을 아는지 몸을 사리고 있다.

 


절벽 밑으로는 돌과 자갈, 그리고 해변가에는 아주 부드러운 모래가 형성되어있다. 얼마나 오래, 어떤 세월을 겪었길래 이런 흥미로운 모양을 이루게 되었을까. 또한 오른쪽 끝 절벽 사이에 작은 동굴이 있다. 이 안으로도 파도가 심하게 치고 있었다.




서퍼들이 정말 좋아할 만한 크고 높은 파도가 너울거린다. 수영을 못하는 나는 항상 해변가 가장 앞쪽에서 놀아서 항상 파도의 끝물만 즐길 수 있었는데, 그조차도 굉장히 재밌었다. 좀 더 나아가면 바이킹을 타는 듯한 스릴이 느껴질 만큼의 높이일 것이다. 저기 파도에 올라탄 서퍼들이 얼마나 부러웠는지 모른다.



워낙 파도가 세서 잘못하면 바다 멀리까지 나아가버릴 수 있다. A는 혹시나 수영을 못하는 내가 파도에 휩쓸려가 버릴까 걱정을 했다. 하지만 나는 그런 걱정은 잊은 채 물 만난 물고기마냥 신나게 바다에서 놀았다. 단, 나는 수영을 못하는 물고기이다.



해가 지기 전까지 꽉꽉 채워서 놀다 왔다. 총 8개의 해변을 투어를 했는데 물맛, 파도 맛, 세기, 온도, 맑음들이 모두 다 다르다. 각자 다른 개성과 매력이 있다. 오랜 시간 동안의 퇴적과 침식작용의 운동이 일어난 해변들의 나이를 가늠할 수가 없다. 얼마나 많은 인연들이 이 해변들을 스쳐갔을까. 이 해변들은 잠시 스쳐 지나간 나를 기억해주지 않겠지만 나는 이렇게 기록으로 남김으로써 그들을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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