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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음 Apr 11. 2022

영국 런던 아가사 크리스티 연극 특집

Mousetrap, Witness for the prosecution


아가사크리스티 젊은 시절 (출처: 게티이미지)




  영국 최고의 추리소설가 아가사 크리스티(Agatha Christie, 890~1976)는 잉글랜드 남서부의 해변에 위치한 도시 토키(Torquay)에서 태어났다. 생전에 66개의 추리소설과 14개의 단편을 집필했고 현재까지도 그녀의 대다수의 작품들이 영화, 드라마, 연극, 비디오 게임 등 다양한 장르로 재생산되고 있다.


여성 최초 영국 추리협회 회장이 되었고, 영국 추리소설 작가로는 유일하게 셜록홈즈를 집필한 아서 코난 도일(Sir Arthur Ignatius Conan Doyle)과 더불어 기사 작위를 받아 공식 이름은 "Dame Agatha Mary Clarissa Christie, Lady Mallowan"이다.


"Christie"는 첫 번째 남편의 성으로, 이 이름으로 명성을 얻었기 때문에 두 번째 남편의 성" Mallowan"과 함께 사용하였다.


2022년 봄, 지금 영국 런던에서 아가사 크리스티의 연극 두 작품 “The Mousetrap(마우스트랩)”과 “Witness for the prosecution(윗니스 폴 더 프로세큐션)” 이 상연되고 있다.



1. The Mousetrap

'Mousetrap'
by Agatha Christie
1952년 ~ 오픈런
St. Martin's Theatre


연극 마우스트랩은 1952년부터 웨스트앤드에서 지금까지 70년 동안 공연이 되고 있는 아가사 크리스티의 작품으로 세계에서 가장 긴 기록을 세우고 있는 중이다.


마우스트랩 전용 극장, 런던, 2022


1977년 3월부터 세인트 마틴 극장에서 마우스트랩이 공연되고 있다. 70년 동안 장기 공연이라니, 정말 경이로운 기록이다.



엘리자베스 여왕을 비롯한 왕실에서 공연을 보러 온 사진들도 전시되어있다. 오래되고 낡았지만 고풍스러움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공연장이 주는 감성은 마우스트랩의 감동을 더 극대화한다. 20세기 극장과 영국이 계속 지켜내야 할 문화유산이다.



오래된 극장의 분위기는 마우스트랩의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더 고조시킨다.



런던의 신문 1 면지를 장식하는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그때 런던 외곽의 게스트 하우스에 7명의 낯선 사람들이 모여든다. 경찰이 도착한 후 이 게스트 하우스에 살인범이 있다고 수사를 시작하게 되면서, 모든 사람들이 서로를 의심하기 시작하고, 그러던 중에 투숙객 한 명이 살해를 당하자 사건이 정점에 다다르게 된다.


“Don't Just See It, Solve It.”

그냥 보지 말고, 해결하라는 공연의 광고 문구다. 이렇듯, 관객들은 단순히 관람만 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의 머리를 써서 누가 범인인지 알아맞추려고 노력하게 된다. 필자는 소설을 미리 읽어보지 않아서 결말을 모른 채로 공연을 관람했지만, 워낙 유명한 작품이라 이미 결말을 아는 사람들이 많았을 것이다. 또한 이런 장기 공연에는 항상 팬덤이 있기 마련이라 재관람을 하는 관객들도 꽤 있을법하다.


인터미션


배우들의 디테일한 연기와 클래식한 연출을 보는 재미가 있었다. 어쩌면 촌스러울 법한 연출도 전혀 촌스럽지 않게, 마치 고전영화의 스타일을 현대영화가 오마쥬 하듯이 위트 있게 연출하고 있다.


장기 공연의 특성상 배우들의 연기가 매너리즘에 빠지게 될 경우도 있는데, 영국의 공연 시스템은 그런 부분에 대한 훈련과 워크샵이 정기적으로 제공하여 공연의 수준을 항상 일정하게 만들려고 노력한다.



커튼콜 때  배우가 결말을 소문내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결말을 퍼뜨려서 아직 보지 않은 이들의 재미를 반감시키는 관람객들이 어디에나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앞에서도 말했지만 결말을 알아도 재밌을 것이라 확신한다.




2. Witness for the prosecution

Witness for the Prosecution
by Agatha Cristie
2021년 9월 14일 ~ 2022년 9월 25일까지
London County Hall
2시간 15분, 인터미션 포함


마우스트랩에 이어 두 번째로 관람 한 작품은 Witness for the prosecution(이하 “윗니스”)이다. "검찰 측 증인"이라는 뜻으로 실제로 재판을 하는 곳에서 공연이 상연되고 있어서 관객의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포틀랜드 석재로 건물 외부를 장식한 20세기 초 에드워드 7세 시대(1901~1910)의 바로크 건축 양식이다.

1986년 마가렛 대처 정부에 의해 공식적인 정부 소재지로서의 역할을 상실한 후, 1993년 일본인 투자자 시라야마 쇼쿠산(Shirayama Shokusan)에게 건물이 팔렸다.



윗니스는 레오나드 보일이 과부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되어 벌어지는 이야기다. 그를 변호하는 변호단과 증인과 목격자의 증언들로 사건이 드라마틱하게 전개된다. 주인공이 실제로 살인을 했느냐, 안 했느냐, 하지 않았다면 누가 진짜 범인인가를 놓고 관객들이 모두 배심원이 되어 극을 바라본다.



실제로 법원으로 활용되었던 장소에서 공연이 진행되니 실제로 재판 속에 온 것과 같은 느낌이 든다. 공동묘지에서 귀신이 나오는 연극을 보면 더 무서운 것처럼 말이다.


장소 자체로도 아우라와 경건함이 드러난다. 장소에는 그 세월의 역사가 녹아있기 때문이다. 실제 법원이었던 곳에서 공연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진 프로덕션이 참 부럽다. 또한 올해 9월 25일까지 하고 막을 내리기 때문에 이번에 공연을 볼 수 있었던 필자도 운이 좋았다.



윗니스도 마우스트랩과 마찬가지로 끝에 반전이 있었다. 마지막 장면에서 객석이 동요하고 탄식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특히 주인공 두 남녀 캐릭터는 젊은 배우들은 누구나 탐낼만한 정말 매력적인 역할들이다.


증인석에 앉은 관객들에게 배우들이 보내는 감사


판사의 오른쪽(배우들이 가리키는 곳) 배심원석에 앉아있는 관객들은 공연이 시작되기 전에 안내를 받아 일어서서 관객을 향해 선서를 하게 되고, 맨 마지막에 구형까지 내리는 역할까지 한다. 당연히 무대 위의 배우처럼 관객들의 주목을 받게 되는데, 관객들도 공연의 제목인 윗니스(Witness), 즉 증인이 되는 것이다.


처음에는 부모를 따라온 아이들은 부끄러워서 일어나지도 않고 제대로 참여하지 않더니 인터미션이 끝나고 2막에는 극에 몰입을 했는지 아주 열심히 참여해서 보기가 좋았다. 관객들이 특별한 경험을 가질 수 있고, 좌석수가 한정되어있기 때문에 거의 항상 매진을 자랑한다.


지금까지 영국 런던에서 연극으로 상연 중인 아가사 크리스티의 작품 두 개를 소개해보았다. 연극의 본고장이나 다름없는 런던에서 영국을 대표하는 추리소설의 대가 아가사 크리스티가 만났다. 이 환상적인 조합의 강한 힘으로 21세기에 마우스트랩은 세계에서 가장 길게 롱런하는 연극 공연이 되었으며, 윗니스는 관람객들에게 짜릿하고 깊이 있는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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