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호스』 3장이 진로지도에 주는 결정적 통찰
나는 전문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내가 하는 일에 있어 학생들 진로지도는 중요한 부분이다.
학생들 면담을 할 때면 늘 비슷한 질문으로 시작한다.
“왜 우리 과를 선택했니?”, “졸업 후엔 어떤 일을 하고 싶니?”
대부분의 학생들은 막연하게 대답한다.
“마케팅에 관심이 있어서요.”
“광고회사에 들어가고 싶어요.”
“연예인들이 나오는 광고를 보고 멋있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대화를 깊게 나누다 보면
정작 본인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일을 오래 지속할 수 있을지,
무엇에 진짜 끌리는지를 아는 학생은 거의 없다.
그래서 결국 내가 해주는 조언은
학점 잘 챙기고, 토익 점수 준비하고,
자소서에 쓸 만한 공모전이나 알바 경험을 쌓으라는
기술적이고 획일적인 조언에 머무르게 된다.
대학에서 원하는 취업률 제고 그리고 학생들이 원하는 안정적인 기업의 취업을 위한 현재의 최선의 방법이다.
그러나 마음 한편에선 늘 의문이 든다.
창의성과 개인의 고유성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시대에,
우리는 여전히 ‘좋은 기업 취업’이라는 좁은 정답 하나만
진로의 이름으로 제시하고 있는 건 아닐까?
그 좁은 문조차 점점 더 닫히고 있는데,
학생들은 똑같은 방법으로 경쟁에 내몰리고 있다.
그렇다면, 이 아이들은 도대체 어떻게
자기 다운 방식으로 성공적인 삶을 설계할 수 있을까?
그 답을 찾고 싶던 내게, 『다크호스』 3장은 낡은 진로지도 프레임을 흔들며
전혀 다른 기준 하나를 제시했다.
『다크호스』 3장의 핵심은 단순하면서도 강력하다.
"성공은 높은 확률의 기회를 고르는 데서 오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가장 적합한 기회를 선택하는 데서 시작된다."
이 적합성은 단지 흥미 수준에서의 관심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개인의 미시적 동기(micro-motivation) ―
즉, 외부 보상이 없어도 몰입할 수 있는 활동,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집중하게 되는 일,
내면에서 자연스럽게 끌리는 성향들로부터 출발한다.
다크호스들은 바로 이 미시적 동기들을
자기 삶의 ‘나침반’으로 삼는다.
그들은 사회가 정해준 길을 그대로 따르지 않는다.
대신, 스스로에게 다음과 같이 묻는다:
나는 어떤 상황에서 살아있음을 느끼는가?
어떤 문제에 오래 붙잡혀 본 적이 있는가?
내가 에너지를 느끼는 활동은 무엇인가?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이 쌓이면,
기회를 판단하는 기준은 확률이 아니라
나와의 조화, 즉 적합성이 된다.
책 속 수잔은 음악을 좋아했지만, 연주나 작곡보다는
사람을 돕는 일과 기술의 작동 원리에 흥미를 느끼는 사람이었다.
그녀의 미시적 동기 세 가지는 다음과 같았다: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
타인에 대한 관심과 도움을 주는 것에 대한 기쁨
사물의 작동원리 및 기계적인 조작등에 대한 재미
이 세 동기가 조화를 이루는 직업을 수잔은 우연히 찾았고 이는 바로 음향 엔지니어였다.
하지만 재정적 여건과 시간의 제약으로
정규 교육을 받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녀는 자신에게 맞는 기회를 열심히 찾았고, 음향예술대학교의 학생이 아닌 접수계원으로 취업한다.
그 선택은 학위나 자격증을 주지 않지만,
그녀의 동기와 지향점에 적합한 ‘환경’이었다.
거기서 그녀는 관련 지식과 경험, 네트워크를 쌓으며
자신만의 경로를 조용히, 그러나 단단히 열어갔다.
표준화된 경로가 아니어도,
개인에게 가장 적합한 길은 존재하며
그것이 오히려 개별적인 누군가에게는 최고의 전략이 될 수 있다.
『다크호스』는 ‘선택’을 이렇게 재정의한다.
"진짜 선택은 보기 중에서 고르는 수동적 행위가 아니라,
보기 자체를 재구성하는 능동적인 능력이다."
우리는 대부분 외부에서 주어진 선택지를 '고르며' 살아왔다.
좋아 보이는 선택, 확률이 높은 선택, 사회적으로 정답처럼 보이는 선택을 하며...
하지만 다크호스는 다르게 산다.
스스로 기준을 세우고,
자신의 미시적 동기와 경험을 조합해,
선택지를 새롭게 만들어낸다.
이것이 바로 선택을 통해 개개인성을 실행에 옮기는 방식이다.
선택은 더 이상 주어진 보기 중 하나가 아니라,
자기다움을 바탕으로 새로운 기회를 설계하는 행위다.
열정을 목표로 전환시키는 구체적인 수단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때, 선택의 진짜 힘이 드러난다.
자신만의 미시적 동기들을 최대한 많이 활성화할 수 있는 기회들을 찾아내고
그 안에서 길을 설정할 때,
선택은 단순한 진로 결정이 아니라
삶의 충족감을 만들어내는 전략이 된다.
자기다움에 기반한 선택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사람은
남들이 보지 못한 기회를 포착할 수 있다.
『다크호스』의 수잔처럼,
표준 경로를 벗어난 최적의 길을 발견하고,
그 길 위에서 진정한 탁월함을 실현하게 되는 것이다.
"중요한 선택을 내려야 할 때마다 미시적 동기들과 기회 사이의 적합성을 기준으로 삼으면 자신만의 목표가 세워진다. 당신 자신이 삶의 의미와 방향을 결정하는 것이다." (다크호스 중에서)
진로 상담에서 학생들이 가장 먼저 던지는 질문은 대개 이렇다.
“어디가 잘 돼요?”, “어떤 과가 좋아요?”, “이 직업은 전망이 있나요?”,
혹은 “졸업생들은 어디에 취업하나요?”
이 질문들은 모두 표준화된 경로와 확률 기반의 사고에 따른 것이다.
학생들은 사회적으로 높이 평가되는 직업을 추구하며 '어디가 정답인지'를 찾고 있지만,
정작 그 길이 자신과 얼마나 잘 맞는지는 스스로도 잘 알지 못한다.
앞으로 진로지도에서 내가 진짜로 해야 할 일은
학생이 자신에게 잘 맞는 환경을 스스로 분별할 수 있도록
내면의 기준을 세우게 돕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그곳이 너한테도 정말 잘 맞을까?”
“너는 어떤 걸 할 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해 본 적 있어?”
“그 일을 재미있게, 오래오래 할 수 있을 것 같아?”
“그 길을 가면 네가 진짜 행복하다고 느낄까”
이때 중요한 것은,
사회적 기준(안정성, 연봉, 인지도 등)과
자기 자신에게 진짜로 맞는 적합성(몰입, 의미, 동기 등)을
학생이 구분해 볼 수 있도록 돕는 일이다.
많은 학생들이 사회적 기준에 맞춰 진로를 선택하지만,
그 길이 자신의 에너지와 동기와 연결되지 않는다면
결국 지속적인 성장과 만족감을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진로지도는
단순히 근시안적인 취업을 위한 기술적 ‘정보를 제공하는 일’이 아니라,
학생이 자기 삶을 보는 관점 자체를 확장하게 하는 과정이어야 한다.
어떤 길이 ‘좋은 길’인지를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어떤 길이 나에게 ‘맞는 길’인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
그것이야말로 내가 찾던 진로지도의 모습이 아닐까?
"중요한 선택의 순간마다
자신의 미시적 동기들과 기회 사이의 적합성을 기준으로 판단한다면,
학생은 더 이상 남들이 정해준 목표를 좇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가 이끄는 방향으로 삶을 주도해 나갈 수 있다."(다크호스 중에서)
『손자병법』은 말한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知彼知己 百戰百勝)”
상대를 알기 전에, 먼저 나 자신을 알아야 이긴다.
현대 심리학에서는 이와 같은 개념을 ‘메타인지’(metacognition)라고 부른다.
자기 인식, 자기 조절, 자기 전략 설정 능력.
즉, 나를 객관화하고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힘이다.
결국 『다크호스』가 말하는 다크호스란,
이 메타인지가 뛰어난 사람이다.
자신을 깊이 이해하고,
그 이해를 바탕으로 선택하고,
그 선택 위에 성공을 쌓는 사람들이다.
앞으로의 진로지도는 개개인성을 무시한
더 이상 ‘잘될 확률’을 알려주는 안내판이어서는 안 된다.
학생이 자신의 동기를 탐색하고,
그 동기에 적합한 기회를 설계할 수 있도록 돕는 나침반이 되어야 한다.
"자신을 더 이해할수록 적합성의 판단력은 높아지고 운에 대한 의존도는 낮아진다. 스스로를 잘 알고 그 이해를 바탕으로 자신감 있게 행동하면 운명에 대한 통제력이 생겨난다."(다크호스 중에서)
이것이 『다크호스』 3장이 우리에게 전하는
가장 강력한 교육적 메시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