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시간에 울다
2010년부터 대학에서 강의를 해왔다.
그 시절에는 강의평가가 좋았다. 걱정이 없었다. 나는 강의가 내 적성이자 소명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요즘 나의 가장 큰 고민은 내 강의가 정말 학생들의 성장을 만들어 내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다.
내가 장점이라고 믿었던 분야에서 평가가 나빠지니 자신감이 무너진다. 변명하지 않고, 학생들이 의미 있다고 느낄 강의 방법을 고민하지만 잘 모르겠다. 어렵다.
경영학 전공자로서 나는 늘 소상공인들에게 “환경 변화에 대응하지 못해서 어려워진다”고 말해왔다. 그런데 정작 나 역시 변화하는 학생 수요에 맞추지 못해 방황하고 있다. 어렴풋이 느껴지는 것은, 학생들은 이론보다는 실습을, 장기적인 것보다는 빠른 결과를 더 선호한다는 점이다. 교수인 나는 아이들에게 사탕이 아니라 약을 줘야 한다고 생각해왔다. 그런데 이제는 이것이 정말 약인지조차 의문이다. 칭찬받기를 원하지 않아야 한다고 변화 부적응에 관한 자기 합리화를 했는지도 모른다.
본질을 지키는 것만큼이나, 어떻게 전달하고 숙달시키느냐가 더 중요할 수 있다. 본질은 남기되 학생들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방법을 바꾸는 것이 프로의 몫일 텐데… 그 방법을 찾기가 참 어렵다. 어젯밤 잠들기 전에도, 아침 등굣길에도 방법론에 대한 고민을 품고 출근했다.
오늘 수업 중, 강의 경력 15년 만에 학생으로부터 정중하게 요청을 받았다. “사례나 사설은 빼고, 수업 진도에 집중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학생의 지적은 일리가 있다. 나는 아이들이 지루해하지 않고 간접적인 교훈을 얻을 수 있도록 선배 이야기와 내 경험을 이야기했다. 가능한 많은 사례를 통해 이론과 현실을 연결하고자 했다. 이론은 잊혀져도 이야기는 오래 남는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진도를 많이 나가는 것보다 이해가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아마 그건 맞아도 방법론에 문제가 있었을 지도 모른다.
“의견은 알겠다. 다만 모두 앞에서 들으니 무안하네.” 그렇게 당황하며 가볍게 넘겼다.
자신감 있고 단단했더라면 “그래, 너의 의견은 그렇구나 ” 하고 쿨하게 넘어 갔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의 한마디에 무너졌다. 수업을 이어가려 했지만 그 말은 점점 더 아프게 다가왔고, 눈물이 흘렀다.
강의는 내가 가장 잘하고 싶었던 분야이자 나의 핵심 가치다. 그래서 더 답답하고 힘든 감정이 쏟아진 것 같다. 변화에 맞게 바꿔야 하는 것은 알겠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고쳐야 할지 모르겠다.
아이들만 흔들리며 피는 것이 아니다. 마흔을 넘긴 지금, 나 역시 새로운 균형점을 찾지 못해 속절없이 흔들리며 마음이 아파 눈물을 흘린다.
생전 처음보는 교수님 눈물에 당황했을 학생들에게 이렇게 말할 수 밖에....
“선생님이 고민하고 힘들어하던 부분을 학생에게 지적받으니 상처로 느껴지네... 이 나이의 선생님도 상처받고 흔들린단다. 그 과정을 통해 성숙해가는 것 아니겠니? 너희도 그런 경험이 있을 테니 오늘은 선생님의 상황을 양해해줘”
무너진 마음은 아직 수습되지 않는다.학교에서 강의를 잘하지 못한다면, 나는 도대체 어떤 선생님이 되어야 할까. 비약일지 몰라도 가치 없는 사람처럼 느껴져 너무나 슬프다. 내가 진정으로 가치 있을 곳은 어디인가.
급격히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변화에 대응해 적응할 것인가, 아니면 나에게 더 맞는 환경을 다시 찾아야 할 것인가?
오늘은 그 답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