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작은 목표 갱신하기
또 다른 달이 시작되었다. 벌써 이번 해의 삼분의 일이 지났다니. 이전 같았으면 시간이 이렇게 많이 흐르는 동안 무얼 했을까 하며 한탄했겠지만, 올해는 다르다. 1월 1일부터 다짐한 나만의 꾸준한 루틴을 실천해오면서 달라졌다. 올해처럼 꾸준히 만족스럽게 실행한 적이 기억이 없는 듯해서 뿌듯하고, 4개월 동안 작은 목표들을 달성해서 기분이 좋다. 이 작은 목표들이 쌓이면 나중에 나에게 커다란 선물이 될 것이다.
작년과 현재의 내가 다른 건 ‘실천 계획을 어떻게 세웠느냐’다. 이전에는 ‘운동하기’나 ‘외국어 공부하기’ 같은 루틴을 그냥 되도록 매일 한다는 생각으로 오늘 했는지 안 했는지 정도만 루틴을 관리하는 앱에 표시했었다. 그런데 이런 방법은 며칠 안 하게 되면 안 했다는 실망감에 결국에는 영영 놓아버리게 만들어버린 적이 많았다. 1월 초반에는 다짐한 것을 지키기 위해 의지가 넘치다가 어떠한 이유로 중간에 점점 그 다짐이 기억 속에서 희미해지고, 12월에는 꾸준히 하지 못함을 반성하며 새해를 위한 새로운 다짐을 하는 것이 매해의 루틴이 되었었다.
여기서 문제는 ‘매일’ 해야 한다는 강박이었다. ‘매일 ‘혹은 ‘되도록 자주’와 같은 완벽주의자적인 마인드는 완벽하지 않게 되면 아예 하지 않아 버리는 부작용을 초래한다. 루틴을 잘 실천하는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작심삼일이라도 매번 작심삼일을 실천하면 된다고 한다. 이번 주 3일만 실천했더라도 다음 주에도 3일 실천하고, 그다음 주에도 3일 실천하고. 이런 작심삼일의 반복은 결국 꾸준함이 될 수 있다. 우리가 원하는 건 일주일에 세 번씩이라도 루틴을 꾸준히 이어나가는 것이지, 매일 하더라도 한 달만 하고 끝내버리려는 것은 아니니까.
또 다른 문제는 목표 달성 기간이 너무 길었다는 점이었다. ‘올해는 00 하기’와 같은 목표는 연말까지 실천을 미루게 만들었다. ‘더 여유가 생기면 해야지.’, ‘며칠 뒤에 해야지.’, 지금 당장 시작하지 않을 변명거리만 스스로 만들어 합리화했다. 그러다 보면 12월이 되어 있고, 심지어 내가 무엇을 다짐했는지조차 기억하지 못할 때도 있었다. 그리고 내가 얼마나 잘 실천하고 있는지 알려주는 지표가 나오려면 일 년이나 기다려야 하니 성취감을 느끼려면 너무 오래 기다려야 했던 것도 꾸준함에 방해가 되었다.
올해의 나는 달라지기로 했다. 그래서 매일 한다는 강박을 버리고 목표 기간을 열두 개로 쪼갰다. 한 달짜리의 작은 목표를 세우고 실천해봤다. 예를 들어 운동이나 스페인어 읽기 같은 것들을 이번 달에는 매일이 아닌 20일 이상 실천하겠다는 목표를 세우는 것이다. 1년짜리 목표가 아니고 이번 달 목표가 되니 지금 당장 시작하게 되었다. 어쩌다 며칠을 못하게 되더라도 ‘이번 달 20일’이라는 목표가 있으니 포기하지 않고 다시 시작할 수 있었다. 책 읽기 목표도 ‘1년에 30권’ 대신 ‘한 달에 5권’으로 세우니 지금 당장 책을 읽게 되었다. 책 읽기 목표는 사실 1월에는 한 달 3권을 목표로 했으나 이게 이제는 좋아하는 습관으로 자리 잡아서 매달 목표를 한 권씩 늘려 지금은 5권 정도로 세워도 초과 달성이 거뜬해졌다.
이렇게 한 달 한 달 작은 목표들을 달성했더니 매달 쌓이는 성취감은 물론이고, 나에게 도움 될 무언가를 루틴으로 만들어가는 것에 자신이 생겼다. 그래서 루틴도 하나씩 늘려나가게 되었다. 1월에는 운동과 독서 이 두 가지 계획만 세웠었는데, 그다음 달에는 스페인어 텍스트 읽기라는 새로운 루틴을 추가하게 되었다. 이것이 3개월 동안 잘 실천이 되어서 이번 달에는 영어 섀도잉 하기를 또 다른 새로운 루틴으로 추가했다.
매달 루틴 만들기 도전을 해나가면서 꾸준함에도 근력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스쿼트 10회도 힘들었던 사람이 매일 하다 보면 나중에는 거뜬히 하는 것처럼, 루틴도 처음이 낯설어서 그렇지 익숙해지면 거뜬히 하게 되는 자연스러운 습관이 되는 것이 아닐까 한다.
한 달짜리 작은 목표 달성을 해냈다는 기쁨을 월말에 느꼈더니, 그다음 달을 힘차게 시작하게 되었다. 월말마다 느끼는 성취감이 동력이 되는 것이다. 이 작은 성취감들이 모여 일 년 후에는 더 큰 짜릿함으로 다가오도록, 나는 오늘도 나만의 루틴을 실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