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삼일도 계속하면 해낸다

페이백 마라톤 종료, 한 달을 돌아보며

by 행복 한스푼

작심삼일이라도 해낼 수 있다. 비법은 계속해서 결심해나가면 된다. 느슨해질 때를 인지하는 것, 잠시 주춤했더라도 상관치 않고 다시 실행하면 된다. 쉽지 않았지만, 목표했던 결과를 얻은 요인은 돈 오만 원과 글쓰기도 한몫했다. 떠벌려 놓은 것이 있으니, 어쩔 수 없이 지켜야 했다. 비록 나와의 작은 약속이지만 타인의 시선이 존재했다.


페이백 마라톤(온라인으로 신청해서 한 달 17일 이상 달리기 기록을 올리면 돈을 다시 돌려받는 마라톤). 동기 부여가 필요했고, 달릴 수밖에 없는 조건을 만드는 게 목표였다. 한 달 중에 절반에서 이틀만 더 뛰면 되는 것이니 호기롭게 시작했다. 20분이라도 짧게 3km를 달리면 됐으니까. 웬걸? 8일이 지나자마자 듬성듬성 건너뛰며 달렸다. 초심은 저 우주로 가출했다. 달려야 하는 이유보다 자꾸 달릴 수 없는 핑계만 ‘줄줄이 비엔나소시지’처럼 늘어놓았다. 그만큼 날씨도 더워졌고 결의를 다졌던 새벽 기상도 번번이 실패했다.


초반 저축해 놓은 게 있으니까 괜찮겠지? 하면서도 열심히 해야 한다는 무언의 압박을 느꼈다. 마치 공부는 안 하고, 시험 걱정만 하는 꼴이었다. 기록 업로드가 미뤄질수록 마감일은 성큼 다가왔다. 달리기 말고 등산으로도 대체하거나 러닝머신에서도 달렸다. 목표한 17일에 하루를 초과한 18일을 간신히 채웠다.


마지막 야외 12km를 달릴 때는 엄청난 태양의 광선에 맥박선 위 쪼그라드는 오징어가 되었다. 함께 뛰던 남편은 몇 번을 되돌아왔지만, 마지막엔 시야에서 사라졌다. 나의 페이스로 홀로 뛰어야 함이 살짝 외롭기까지 했다. 때마침 스마트워치의 배터리 부족 알람이 울렸다. 스마트워치가 꺼지면 뛰어도 기록이 남지 않기 때문에 “여기서 멈출까?”라는 유혹은 달콤하게 귓가를 스쳤다. 300m만, 다시 500m만, 나머지 1km만 참아보자고 나를 어르고 달랬다. 기록이 남든 안 남든 마지막 달리기를, 한 달간의 마무리를 후회하고 싶지 않았다. 이겨내야 했다. 지금은 풀코스를 향해 꼭 넘어야 하는 단계라며 수없이 채찍질했다. 힘겹게 나아가고 있는데 고맙게도 남편이 되돌아왔다. 달리기를 멈추고 잠시 얼싸안고 싶을 정도로 반가웠다. 함께 발맞춰 달리며 마지막에 힘을 쏟았다.


짧지만 시간이 있으면 뛰려고 했던 것이 목표를 달성하게 했던 요인이다. 다만 중장거리를 많이 달리지 못하고 횟수 채우는 것에 급급했다. 근력과 업힐, 드릴 운동은 손꼽았다. 여름이 시작된 지금, 많은 거리를 달리는 것보다 몸을 단련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어야 함을 적용해 본다.


월요일이 되면, 페이백 마라톤을 다시 신청하려고 한다. 솔직히 너무 더워져 대회를 접수하기는 힘들다. 페이백 마라톤이라도 접수하지 않으면 달리지 않음은 불 보듯 뻔하다. 돈 오만 원에 또다시 의지를 일으켜야 한다. 작게라도 꾸준히 달리는 나를, 꼭 달려야 하는 나를, 또 설정해 놓아야 뛸 핑계가 된다.


다시 시작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 이러한 노력이 쌓이면 언젠가 풀코스도 달릴 날을 상상해 본다. 물론 생각하고 계획했던 것보다는 시간이 좀 걸릴 듯하다. 그럼에도 간다. 한 걸음 더 천천히 간다해도 온전히 즐길 그 날, 눈물 콧물 다 흘릴 그 날을 꿈꾸어 본다.

KakaoTalk_20250607_151636935.jpg

#작심삼일도계속해서다짐하면해낸다

#맥반석오징어처럼쪼그라든달리기

#달리지못할핑계거리는왜항상많은가?

#달리기에진심입니다만

#페이백마라톤종료

#나를돌아보며다시달릴준비시작

#풀코스는언제쯤그때만을기다리고기다리지

#타인의시선으로도나아감이될때

#할수없을수록떠벌리기말의책임감을지키기위해

#페이백완주를자축하며

#한걸음천천히간다해도온전히즐길그날을꿈꾸며


사진: UnsplashLance Grandahl

keyword
토요일 연재
이전 21화괜찮아, 언제든 다시 시작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