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내가 개 아빠가 될 줄은 끔에도 몰랐다!

중년의 글쓰기

by 중년의글쓰기

중년의 아저씨가 강아지를 좋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정답은

첫째, 강아지는 잔소리를 안 한다.

둘째, 강아지는 항상 나를 좋아한다.


요즘 중년의 아저씨가 예쁜 강아지를 품에 안고 다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개를 얘기처럼 안고 다니네. 사람한테나 잘 하지..." 하고 속으로 생각한 적도 있었다.


그런 내가, 이번 여름에 강아지를 입양했다. 견종은 장모치와와 ~ 이제 6개월째, 강아지와 정을 쌓아가고 있는데... 뒤치다꺼리 일도 생겼지만, 많은 웃음과 기쁨도 준다. 이제 어엿한 우리 식구이다!

%EC%B2%9C%EB%91%A5%EC%9D%B4.jpg?type=w1 장모치와와, 천둥이

어떤 이유로 강아지를 입양했는지?


이번 봄에 아버지께서 큰일을 겪으셨다. 노인정에 다녀오셨다가, 무얼 잘 못 드신 건지 모르겠으나. 급성 폐렴으로 큰 고비를 넘기셨다.


오래전에 결핵을 앓으셔서 폐가 좋지 않으신 데다 경도성 인지장애도 있어서 어머니와 우리 가족은 크게 놀랐다. 다행히 며칠간 입원 후 퇴원하셨다. 누나와 나는 병원에서 차례로 아버지와 같이 지내면서 아버지를 챙기게 되었다.


하루는 아버지와 병원 근처 공원을 산책을 나갔다. 병원이 답답하셔서 바깥 공기를 쐬고 싶다 하셨지만, 실은 담배를 피우실 요량이었지만, 모른 척했다.


"사람들이 개를 왜 데리고 다니는지 그 이유를 알겠다" 아버지께서 개를 데리고 산책하는 사람들을 보고 말씀을 하신다. "요즘은 늙은이라고 사람들이 곁에 오는 걸 싫어해..."

'이번에 큰일을 치르시고, 마음이 힘드셨나 보다. 강아지 얘기를 하시다니... 싶다, 내가 어릴 적, 아버지와 동네 어른 들은, x개를 키우다. 복날이 되면 뒷산으로 개천으로 데려가서 탕을 해서 드셨다.


'이런 날이 오다니... 아버지가 많이 힘드시고 외로우시구나' 이런 마음이 들고 있던 때였다. 강아지를 키우는 게, 노인들에게 좋다는 이야기도 듣게 되었다.


아내와 아파트 단지 산책을 나가 보니, 강아지를 키우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이웃에게 물어보니, 강아지 분양숍이 많이 있는 곳을 알려주었다. 나는 아내를 졸라서 한번 가보자 했다. 아내는 아버지에 대한 나의 마음을 알고 있던 지라, 강아지 분양 숍에 가게 되었고...


사실 아내는 내키지 않았다. 강아지들의 상태도 그렇고, 특히 나는 피부가 안 좋아서, 피부약을 계속 먹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아내가 3개월 된 아기 '장모 치와와 (초코와 흰색 털) ' 와 눈이 마주쳤는데, 관심을 보였다. 분양담당자는 어느 틈에 강아지를 아내에게 안겼고, 그렇게 "천둥이"는 우리 가족이 되었다.


%EC%95%84%EB%B2%84%EC%A7%80.jpeg?type=w1 아버지 입원중 산책하고 있어요

지금은 '천둥이'와 어떻게 지내시나요?


아버지를 생각해서 강아지를 입양했는데, 강아지를 챙겨야 하는 건, 어머니이고 워낙 깔끔하셔서 개털 날리는 걸 못 보신다. 결국, 나와 아내가 키우고 있다.


'천둥이'가 아침마다 나를 반겨주고, 나갔다 올 때마다. 항상 똑같이 꼬리 펠러를 마구 돌린다. 아이 성격이 온순하고 짖지도 않고, 겁이 많아서 밖에 다니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치와와 특성이라 독립적이라 너무 치대 지도 않아서 좋다.


이제는 오히려 우리 부부가 천둥이를 좋아하는 데, 치와와라 약간 시크한 성격이라 좀 서운할 때도 있다. ㅎㅎ 지금은 서로 의지하면서, 함께 놀고 잘 지내고 있다.


이번 여름, 부모님과 천둥이 함께, 동해 바닷가로 놀러 갔다. 어머니는 역시 모성애가 있으셔서, 천둥이를 쓰다듬고 먹이도 주신다. 아버지는 천둥이 이빨이 무섭다고 하시지만, 살짝 안아보고 쓰다듬어 보신다.

얼핏 보니, 아버지 얼굴이 약간 불그스름 해지셨다. 서로의 온기와 정을 느끼신 모양이다. 지금은 가끔 천둥이와 부모님댁을 방문하면, 나름 천둥이를 귀여워하신다. 천둥이가 똥, 오줌 가리는 걸 신기해하신다.


천둥이가 고집이 약간 있는 데, 아내가 아이 때부터 잘 훈련시킨 덕분에 질풍노도의 시기를 잘 지내고 있다^^ 아내와 함께 강아지 산책하면서 함께 운동도 하게 되고, 강아지로 인해 공통의 관심사가 생겨서 좋다.


아들이 학교 진학으로 인해 서울로 간지, 어언 3년째라 집에 아내와 단둘이 살고 있었는데, 새 식구가 들어오니 좋은 점이 많다. 천둥이를 키워 보니, 내가 은근 빈 둥지 증후군이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나도 갱년기 인가? 아들의 빈자리가 쓸쓸했나 보다, 이래서 중년의 아저씨들이 그렇게 강아지를 좋아하나 보다~^^ 강아지는 중년아저씨 갱년기 예방에 효과가 있다!


이제는 강아지 소재로 유튜브 숏츠, 인스타그램 릴스 올리는 취미도 생겼다. SNS를 통해서 치와와를 키우고 있는 사람들과 소통을 하고 있다.


https://youtube.com/channel/UCVODoT6EurZ8C5le0MXL5Yw?si=thC5jt3sQkGVJS4Y

어머니와 천둥이.jpeg
천둥이와 아버지.jpg
천둥이와 어머니, 아버지
치와와와 아빠

#장모치와와 #치와와성격 #강아지아빠 #빈둥지증후군 #중년의글쓰기 #브런치작가 #행복한중년 #갱년기예방 #갱년기처방 #갱년기치료 #강아지입양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간만의 입원 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