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49세가되던 해, 회사를 떠나기 전 이력서를 써본적이 있습니다. 이직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정성껏 작성했습니다. 이력서에 채울 것이 꽤 많았습니다. 수행했던 여러 프로젝트에서 나의 역할과 성과를 진액만 짜서 단 두장에 압축했습니다.
이력서를 보니 ‘이게 나의 인생이었나?’라는 생각에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오랜 시간을 함께 했던 동료들이 생각났습니다. 외국 파견 생활에서 고생했던 경험, 즐거웠던 추억들이 모두 소환되었습니다.
나의 경력을 요약하려 했는 데, 나의 인생이 정리된 기분이 들었습니다. 나의 인생이 직장생활과 한 몸이었나 봅니다. 경력이 가득 채워져 있지만 서글퍼집니다. 중년의 나이에 ‘이력서’를 써보니 ‘나’라는 상품 설명만 있고 ‘나’가 없었습니다. 내가 쓸모가 있다고 쓰는 대신 나에 대하여 쓰고 싶어 졌습니다.
‘이력서’의 용도는 ‘나의 쓸모’를 적어서 나를 뽑아줄 사람에게 어필하기 위함입니다.
‘직장생활 연대기’는 ‘나의 성장’을 기록하여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누기 위함입니다.
저는 20~40대 시절 ‘직장에 올인했던 X세대’입니다. 돌아보니 사회인으로서 한 사람의 몫을 할 수 있기까지 많은 실패와 성공이 있었습니다. 특히 힘든 도전을 맞이했을 때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한 단계 도약했습니다.
이 글은 어리숙하고 눈치 없던 한 청년이 성장해 갔던 자전적 이야기입니다. 중년이 되어 굳이 과거 직장생활을 이야기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나의 정체성의 바탕에 ‘직장생활’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지는 ‘직장’에서 어떻게 했었는지였습니다. 그리고, 인생의 후반전을 설계하기 위한 인생 전반전 리뷰입니다. ‘과거 나’를 바탕으로 ‘새롭게 나’를 만들고자 하는 다짐입니다.
저의 경험과 생각이 누군가에게 공감이 되었으면 합니다. 또한 한창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어느 청년에게도 작은 팁이 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