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에서 <이제 부동산 전세와 금융은 밀접한 연관성이 생겼다>라고 했습니다. 실제로 최근 2년간의 전셋값 변동(급등 후 급락)은 ‘금리’와 ‘금융정책’에 따른 돈의 유동성에 영향을 받았습니다. (어느 부동산 데이터 분석가는 전세대출정책 시작 후, 전세가율이 약 10% 정도 더 높아졌다고 주장합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임차인이 본인 자금에 더하여 전세자금 대출을 받았는데, 이제 전세 가격이 떨어지자 더 저렴한 전셋집으로 갈아타려고 합니다. 반면 임대인은 돈을 더 얹어서 보증금을 돌려주어야 하기에 전세보증금 반환 대출을 받아야 할 상황이 되었습니다.
월세 수요자는 주로 자영업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사업상 현금흐름이 중요하기에 목돈이 전세보증금으로 묶여있는 걸 좋아하지 않습니다. 또는 다른 이유로 월세를 선호하기도 합니다.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여 보증금을 빼서 ‘투자금’으로 활용하는 경우입니다. 비용(월세) 대비 투자수익이 크면 된다고 계산하는 겁니다. 반전세도 많아졌습니다. 전반적으로 전셋값이 오르자 증액된 보증금만큼을 월세로 전환하는 경우입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월세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데 비해 시장에는 아직 월세 매물이 적습니다. 그래서, 최근 전세가가 급격히 하락하고 있는 상황인데 월세가격이 많이 하락하지 않았습니다.
따져보니 월세가 괜찮네?
금리가 오르면서 전세 목돈을 구하기가 어려워졌습니다. 대출을 받는 다고 해도 변동금리조건이라 장차 원리금이 오를 거라 예상되지만 월세는 2년간 고정입니다. 매월 일정한 월세를 내는 것이 불확실한 대출이자보다 좋다고 여기는 것입니다.
월세는 아무래도 전세에 비하여 비싸다고 생각하는 데, 한번 따져볼까요? 예를 들어, 현재 전월세 전환율 4.25%(랜트 홈 기준, 기준금리에 +2%)인데 2년 전에는 약 2.25%였습니다. 4.25%면 보증금 천만원당 약 4만 원, 2.25%이면 약 2만 원입니다. 시장에서 통용되는 전월세 전환은 보증금 천만원당 월세 4~5만 원입니다. 과거에는 전세에 비하여 비싸 보였던 월세가 이제는 상대적으로 적정한 가격으로 느껴집니다.
월세 가격도 예전에 비하여 이미 크게 올랐고 전세대출금리 상승도 가파르면서 거주비 부담이 늘었습니다. 물가가 계속 올라가는 상황에서 가계의 소득이 제자리면 씀씀이를 줄여야 합니다. 소비가 줄면 기업들도 투자를 축소하고 고용이 줄면 진짜 경기침체가 시작되는 것입니다. 이런 시장 상황이다 보니 사람들이 불안하고 심리적으로 점점 더 위축되고 있습니다. 부동산 시장이 단기간에 쉽게 회복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랜트홈 임대료계산기
현장 실무에서의 전세 vs 월세
성수기와 비수기
전월세 시장은 매년 패턴이 있습니다. 성수기는 겨울방학에 이사를 갈 예정으로 가을에 집을 많이 봅니다. 비수기는 겨울 이사가 마무리되는 3~4월과 그리고 8월 여름휴가기간입니다. 통상 계약기간이 2년이므로 단지별로 2년마다 전월세 거래가 활발해집니다.
전세와 월세 특징
우리나라 임대차시장에서는 아직까지 주로 전세 비중이 높습니다. 전세는 임차인이 보증금을 반환받아서 퇴거하고 같은 날 새로운 집으로 이사를 갑니다. 보통 퇴거한 날 당일에 신규 임차인이 입주합니다. 따라서, 이삿날 신경 쓸 일들이 많고 시간관리가 중요합니다.
이삿날 1~2주 전부터 미리 짐 정리를 하고 이삿날 전에 귀중품과 중요서류를 별도로 챙겨야 합니다. 이사 당일 아침, 이삿짐 업체가 모든 짐을 빼는 시간에 맞춰서 임차인, 임대인과 중개인이 모여서 세대 인수인계와 잔금을 진행합니다. “부동산의 인도와 전세 보증금 반환” 이행입니다.
월세의 경우는 보증금이 비교적 적기 때문에 기존 임차인 퇴거와 신규 임차인 입주를 꼭 같은 날에 할 필요가 없습니다.기존 임차인 퇴거 시에 임대인이 꼼꼼히 체크해서 집을 인수받고 하자 처리나 보수를 할 수 있습니다. 신규 임차인도 보수가 된 상태에서 입주하고 청소도 미리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월세의 경우 임대인, 기존 임차인, 신규 임차인간의 날짜를 조정하는 데 수월하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임대인과 임차인간의 협의와 분쟁
월세는 임차인 입장에서는 비용이요. 임대인 입장에서는 수익입니다. 가격 협상에서 ‘상대방에게 이익이고 나에게는 손해’라는 생각에 몰입되면 작은 것에도 민감하게 됩니다. 이래서 중개하는 데에 전세보다 월세가 더 까다롭습니다.
최근 임대인과 임차인간의 세대 인수인계 관련 분쟁이 많습니다. 시설이 파손 고장 난 곳이 없는지, 관리 소홀에 의한 무슨 문제가 없는지 함께 체크합니다. 짧은 시간에 인수인계를 하는 관계로 사후에 문제가 발견되면 분쟁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특히, 전세는 당일에 새로운 임차인이 들어와야 하니, 고장 난 곳을 수리하지 못하고 인계를 받게 됩니다. 전세가 보통 잔금과 입주가 동시에 이루어지다 보니 이런저런 분쟁 처리에 어려움이 많습니다.
세대 인수인계 상황에서 분쟁을 겪어보신 분들은 특약사항을 더 꼼꼼히 따집니다. ‘일반적이고 통상적인 관례’는 모두에게 통하려니 하고 생각했다가 사람마다 그 관례와 상식이 달랐다고 얘기합니다.
예를 들어, 입주청소의 경우는 누구의 비용으로 할 것인가? 에 대한 논쟁이 있을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 알려진 최적의 해답은 다음과 같습니다.
“임차인 입주 시 임대인의 비용으로 청소를 했다면, 임차인은 청소를 입주청소 수준으로 깨끗이 하고 퇴거해야 합니다. 반면, 임차인이 입주청소를 스스로 했다면, 임차인은 퇴거 시에 쓰레기 등 뒷정리 정도만 잘하면 됩니다” 하지만 이것도 통상적인 조건의 협의의 경우일 뿐입니다. 당사자간에 다르게 협의할 수도 있는 일입니다!
외국에 거주해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퇴거 시 에이젼시와 임대인이 시설 파손이나 고장, 기물 파손을 확인하여 일일이 가격을 매겨서 비용을 청구합니다. 보증금(deposit)을 그대로 돌려받으려면 청소도 깔끔히 해두어야 합니다. 마지막 날 임대인에게 집을 잘 썼다는 감사인사를 하는 게 예의입니다.
<슬기로운 부동산 생활 팁>
1. 전세와 월세를 시세뿐 아니라 특징을 잘 비교하여 어느 쪽이 유리한지 따져보자.
2. 계약할 때, 상호 간 조건을 현명하게 협의하고 특약은 간결하고 명확하게 지킬 내용을 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