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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경 Jan 26. 2024

아픈 마음을 보살피는 작은 습관은?

"우울감에서 벗어나기, 아픈 마음을 보살피는 작은 습관은?"



요즘은 마음의 병, 우울증 때문에 힘들어하는 사람을 많이 본다. 겉으로는 행복하게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 가려진 내면은 상처투성이다. 우울감이 마음에 찾아오면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한다. 자신을 미워하고 학대하는 사람, 세상을 원망하고 저주하는 사람, 표정이 사라지고 시선은 땅을 향하는 사람, 겉으로 우울감을 감추기 위해서 가짜 웃음을 짓는 사람 등. 우울감을 느끼는 이유 역시 다양하다. 타고난 기질이 예민하거나 선천적으로 호르몬분비 때문인 경우가 있다. 또는 과거 상처 혹은 현재 경험하는 극도의 스트레스가 원인일 수도 있다. 많은 이유로 찾아온 우울증이지만, 치유는 하나다. 아픈 마음을 보살피는 것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남부러울 것 없이 사는 것 같지만, 내면에 많은 고통을 숨기고 사는 사람들이 있다. 2019년 방영했던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에서 여자 주인공 윤세리가 그런 사람이었다. 재벌 집안에서 2남 1녀 중 귀한 막내딸로 태어난 세리는 혼외자라는 이유로 사랑하는 가족에게 증오의 대상이었다. 세리는 긴 세월 견뎌온 마음 고통에서 벗어날 결심을 하고 스위스로 떠난다. 편안한 죽음, 안락사로 생을 마감하기 위해서다. “삶을 지속하기 힘든 육체적 고통은 없어요. 하지만 마음 통증에 시달리고 있어요. 우울증, 공황장애, 불면증, 식이장애. 더는 살 수가 없어요” 안락사를 해준다는 기관에서는 그녀에게 죽음 대신 관광을 권했다.



관광하는 동안 즐겼던 스위스의 아름다운 광경이 그녀의 죽음을 막은 건 아니다. 죽음을 갈망하는 동안 그녀가 들었던 내면의 소리 때문이다. 그녀는 마음으로 ‘죽고 싶어’ 이 한마디만을 외친 건 아니었다. ‘위로받고 싶어’ ‘사랑받고 싶어’ ‘살아도 괜찮아’ ‘반드시 살아야 해’ 마음속 깊은 곳에서 속삭이는 작은 외침을 들었던 거다. 세리는 그동안 죽고 싶다는 생각뿐이었지만 마음이 전하는 진짜 외침은 ‘잘 살고 싶어’였다. 우울감으로 마음이 힘든 사람은 모두 이런 마음이 아닐까. 분노, 좌절, 절망, 낙심 등 부정적 감정 소리가 너무 커서 자신이 진짜 원하는 마음을 듣지 못한 거다. ‘치유하고 싶어’ ‘행복하길 원해’ ‘웃고 싶어’ 줄곧 이렇게 외쳤는데.



마음속 우울증은 우리를 헤치려고 오는 감정이 아니다. 우울증은 마음을 검게 물들이고 좌절과 절망, 분노를 심어놓는 바이러스도 아니다. 우울증은 ‘나를 돌봐줄래? 내 마음이 좀 아프거든’ 이런 메시지를 전하는 ‘마음 시그널’이다. 몸이 으스스하고 열이 나고 통증이 느껴지면 우리는 감기임을 알아차린다. 몸이 보내는 감기 신호를 알고 그에 맞는 처방도 한다. 따뜻한 물, 따뜻한 잠자리, 조용히 쉴 수 있는 공간, 몸 회복을 도와주는 음식 등. 우울증도 마찬가지다. 마음에서 우울감이 느껴질 때 마음 신호를 알아차려야 한다. ‘아~내 감정이 요동치네. 날 보살피라는 뜻이구나’ 우울감이 밀려오는 순간을 깨달으면 그에 맞는 처방도 가능해진다.



요즘은 우울증을 질병으로 인정한다. 약물치료를 받는 사람들도 꽤 있다. 마음이 아플 때 약물이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절대적으로 필요한 건 아니다. 노먼 커즌스가 이런 말을 했다. “치유를 위해서 약이 항상 필요한 건 아니지만 믿음은 항상 필요하다” 믿음은 아픔을 치유한다. 믿음은 마음이기 때문이다. 나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 아픈 나를 안쓰러워하는 마음, 꼭 좋아질 수 있을 거란 희망이 담긴 마음이다. 아픈 아기를 한없이 사랑하는 엄마의 마음이 아이를 치유하듯 자신을 한없이 사랑하는 마음은 우리 마음을 치유한다.



세계적인 세포생물학자이자 의과대학 교수였던 브루스H. 립턴박사는 저서 『당신의 주인은 DNA가 아니다』에서 이런 내용을 전했다. “몸과 마음은 연결되어있다. 뇌는 신체 생리작용에 영향을 주지만, 뇌를 직접 조절하는 건 마음 에너지, 즉 생각이다. 우리는 마음의 힘을 활용해서 약보다도 더욱 효과적으로 몸과 마음의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 립턴 박사는 세포생물학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마음이 가진 신비한 힘을 발견했고, 여러 실험을 통해서 약이 아닌 마음이 질병을 치료한 사례를 발표했다. 립턴 박사는 이렇게 말했다. “의사가 권위 있는 처방을 내리고 환자가 완쾌될 것을 믿으면 실제로 약효가 있다. 그 약이 가짜 약이라 하더라도”



뇌는 신체는 물론 정신에도 영향을 준다. 우리가 느끼는 감정은 뇌 호르몬 작용의 결과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뇌를 다스리는 건 우리 마음 에너지, ‘생각’이다. 세계적인 신경 과학자이자 우울증 전문가, 알렉스 코브가 말을 했다. “우울증은 만병통치약이 없다. 대신 우울증으로 이어지는 생각 회로를 바꿀 수는 있다. 일상에서 할 수 있는 작은 실천은 우리 인생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변화의 시작은 작은 한 걸음이면 충분하다. 온갖 부정적인 감정이 밀려와서 어찌할 수 없을 때, 마음을 고통 속에 내버려 두지 말자. ‘마음 통증이 시작됐구나. 내가 지켜줄게. 내가 안아줄게. 내가 건져줄게’ 이렇게 자신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보자.



시도 때도 없이 찾아드는 우울감을 치유하는 작은 습관 만들기, 첫째는 ‘마음 결단’이다. ‘결단 내리다’를 영어로 표현하면 ‘decide’다. ‘de’는 ‘완전히’라는 뜻이고, ‘cide’는 ‘잘라 내다’라는 의미다. 그동안 해왔던 ‘생각습관’을 잘라 내고 새로운 ‘생각 회로’를 만들기 위해서 준비하는 게 결단이다. 결단은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 인생을 새롭게 시작하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하는 게 뭘까? 새로운 보금자리 마련이다. 마음은 감정이 머무는 보금자리다. 나에게 사랑과 기쁨, 삶의 희망을 주는 감정들이 안전하게 머물 마음의 집을 새로 만드는 게 결단이다.



집의 상태를 보면 집주인의 성향을 잘 알 수 있다. 쓰레기가 가득하고 먼지투성이인 집, 정리정돈이 잘된 깨끗한 집, 예쁜 꽃으로 장식한 집, 어둡고 무거운 톤으로 꾸며진 집. 우리 마음도 마찬가지다. 부정적 감정이 머물기 좋아하는 집이 있고 긍정적 감정이 머물기 좋아하는 집이 있다. 행복하고 따뜻한 집, 온화한 집, 정리정돈이 잘된 깨끗한 집에 긍정적 감정은 머물기를 원한다. 좋은 감정이 머물 새집을 짓는 건 오늘부터 조금씩 좋아질 마음 결단을 했다는 의미다. “그래 결심했어. 내 마음에 따뜻하고 온화한 집을 짓자. 새 집에서 소중한 감정들이 옹기종기 모여 살게 하자” 지금 이 순간 결단의 말을 소리 내서 10번만 선언하면 된다.



우울감을 치유하는 작은 습관 만들기, 둘째는 ‘마음 환기’다. 쾌적한 집을 유지하기 위해서 우리가 매일 하는 게 있다. 깨끗한 공기가 들어올 수 있게 환기를 시키는 거다. 덥건, 춥건, 매일 깨끗한 공기가 집안을 순환해야 우리는 건강한 삶을 유지한다. 마음도 마찬가지다. 마음속에 행복하고 따뜻한 집을 지었으면 공기가 순환할 수 있게 매일 환기하는 거다. 소중한 감정이 건강할 수 있게. ‘마음 환기’는 ‘호흡’으로 할 수 있다. 매일 아침 눈뜨자마자 ‘마음 환기’를 하자. 매일 밤 잠들기 전에 ‘마음 환기’를 하자. 매일 깨끗한 공기가 우리 마음을 채울수록 마음은 물론 몸까지 생명으로 채워진다. 우리를 살게 하는 가장 중요한 건 ‘호흡’이니까.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만드는 호흡법이 있다. 1단계 호흡을 깊이 4초간 들이마신다. 아랫배까지 공기가 들어가서 배가 볼록해짐을 느끼며 호흡한다. 2단계 들이마신 상태에서 16초간 호흡을 멈춘다. 3단계 8초간 천천히 호흡을 내쉰다. 호흡은 세포에 영향을 공급하고 림프 시스템이 잘 작용하도록 도움을 준다. 이 때문에 몸 안에 있는 독소가 밖으로 배출된다. 호흡은 몸은 물론 마음까지도 건강하게 만든다. 산소의 소중함, 호흡의 간절함을 가장 절실히 느끼는 순간이 언제일까? 물속에 있을 때다. 숨 막혀 줄을 지경이면 평소에 하던 호흡이 얼마나 그리울까? 호흡하는 순간만큼은 내가 숨을 쉴 수 있음에 감사하면서 10번씩 정성껏 호흡하자.



우울감을 치유하는 작은 습관 만들기, 셋째는 ‘마음 청소’다. 깨끗한 새집을 짓고, 매일 환기하지만, 청소를 멈추면 어떤 집이 될까? 먼지가 쌓이고 어질러지듯 마음 집도 그렇다. 매일 청소하지 않으면 어느새 부정적 감정 티끌이 쌓이고 마음에 부정이 가득해진다. 청소 덕분에 전과자 신분에서 수십억 달러를 버는 CEO가 된 사람이 있다. 바로 마르퀴즈 맥킨지다. 그는 범죄로 수감 생활을 하는 동안 자신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 청소라고 생각했다. 맥킨지는 감옥을 정말 깨끗하게 청소했고 모두가 감탄했다. 출소 후 자신의 경험을 살려 만든 회사가 ‘더트 마스터’라는 회사고 자신의 청소기술을 사업화해서 사회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 순간 자신을 위해서 할 수 있는 건 내 마음을 지키는 ‘마음 청소’다. 세상에서 가장 귀한 것은 가장 깨끗한 곳에 머문다. 우리 마음이 귀하니 마음이 머물 보금자리도 매일 깨끗이 청소해야 한다. 마음 청소는 어떻게 하는 걸까? 다음 세 가지로 할 수 있다. ‘명상하기’, ‘좋은 글귀 보기’, ‘걷기’다. 명상은 우리가 바라는 평화, 기쁨, 화목, 고요 등 마음을 평안하게 하는 말을 반복해서 되 내는 것이다. ‘나는 평화롭다. 기쁘다. 화목하다. 고요하다’ 좋은 글귀는 매일 한 줄씩 10번 반복해서 읽고 마음에 새기면 된다. 걷기는 매일 일정 시간 두 다리에 감사하며 걷는 것이다. 꾸준한 마음 청소는 우리 삶을 매일 달라지게 하는 기적을 베푼다.



우울감을 치유하는 작은 습관 만들기, 넷째는 ‘마음 휴식’이다. 휴식(休息)은 생명이다. ‘쉴 휴’ ‘생존할 식’ 우리를 살게 하는 게 휴식이다. 휴식이 없는 삶은 삶이 아니라 죽음과도 같다. 우리 몸에 휴식이 필요하듯 우리 마음에도 휴식은 꼭 필요하다. 몸과 마음을 동시에 쉬게 하는 휴식이 있다. 그건 ‘잠’이다. 『돈키호테』 저자이자 스페인의 소설가, 미겔 데 세르반테스가 이런 말을 했다. “피로한 마음을 치유하는 건 오직 수면이다” 소중한 자신에게 생명을 주기 위해서 의무적으로 10시 전에는 잠자리에 들자. ‘나에게 생명을 줄 시간이야’ 6시가 되면 생명을 얻었음에 감사하면서 눈을 뜨자. ‘새 생명에 감사합니다’ 잠은 생명의 시간을 연장한다.



나에게 매일 선물하는 8시간의 잠은 매일 새로운 삶을 살게 한다. 밤새 누린 포근한 잠은 아침 햇살의 아름다움을 새삼 느끼게 한다. 발걸음을 가볍게 하고, 주변 사람에게 예쁜 미소를 짓게 한다. ‘난 밤새 잠을 잘 수 없어. 자고 싶은데 도무지 잠이 오지 않아’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 있다. 잠이 간절하고 생명이 간절하다면, 이렇게 해보자. 1단계 방에 모든 불을 끈다. 조명마저도. 2단계 편히 누워서 호흡법을 한다. 3단계 잔잔한 피아노곡을 작게 튼다. 스마트 폰 불빛이 잠을 방해하지 않도록 엎어둔다. 4단계 음악 소리에 모든 생각을 맡긴다. ‘반드시 잠이 들어야 해’ 이런 강박적인 생각은 금물이다. 오히려 잠이 달아 날 테니.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아플 수도 있고 아픔이 완쾌될 수도 있다. ‘왜 나만 이렇게 아프지? 내가 뭘 그리 잘못했다고. 열심히 산 게 죄야?’ 몸과 마음이 아파서 고통스러울 때 이런 생각이 들 수도 있다. 우리가 아픈 건 잘못해서가 아니라 그냥 우연히 아플 뿐이다. 마음이 아프다고, 자책하지 말자. 아픈 사람에게 필요한 말은 ‘~때문이야’ 책임을 지우는 말이 아니다. 아픈 나를 위로하는 말, 희망을 주는 말, 마음의 짐을 함께 덜어주는 말이다. ‘괜찮아, 좋아질 수 있어. 내가 함께할 게’ 마음이 아플 때 내 마음을 보살피는 따뜻한 말과 작은 습관들은 마음에 살고있는 소중한 감정을 치유하고 성장케 하는 힘이되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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