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의 본질을 아는 아이는 생각이 성장하고, 문제해결력이 높아집니다.
눈앞에서 작은 방해물을 발견할 때, 한 발 뒤로 물러나며 자신도 모르게 내뱉는 말이 있어요.
“난 그런 것 못해”
“앙~어떡하지, 어떡하지? 에잇 몰라”
“자신 없어. 어차피 실패할 텐데. 하기 싫어”
“망했다. 이럴 줄 알았어. 나 같은 뭘 할 수 있겠어”
우리는 자존감이 낮아서 도전이 힘들고, 낮은 자존감 때문에 자신을 하찮게 여긴다고 믿어요. 사실은 낮은 자존감이 문제가 아닙니다. 자존감이 뭔지 몰라서 지금껏 삶이 힘들었을 뿐이에요. 진짜 자존감은 사랑과 존중의 마음입니다. 자신이 얼마나 귀한지를 아는 마음이고, 나만큼 타인도 귀함을 아는 마음입니다. 사랑과 존중으로 채워진 자존감은 아이의 삶을 긍정으로 채우고, 어떤 문제든 해결할 수 있는 생각의 힘도 길러줍니다. 아이를 얼마나 사랑하고 존중하는지 엄마의 음성으로 들려주세요. 아이 자존감을 지키는 가장 가까운 사람은 엄마입니다.
우리는 어떤 모습과 말로써 아이의 자존감을 지켜주고 있나요? 어떤 엄마는 아이가 실패하거나 상처받을 기회를 주지 않습니다. 아이가 절망하는 모습이 가슴 아프니까요. 이 때문에 엄마의 능력으로 완벽하게 준비시켜줍니다. 혹은 아이가 누군가로부터 질타를 받거나 무례한 대우를 받았다고 판단하면, 참지 않고 달려가는 엄마들도 있습니다. 누구보다 귀한 아이인데, 남이 함부로 대한다면 얼마나 속상할까요? 하지만 이런 방법으로는 아이 자존감을 지킬 수 없습니다. 아이 마음이 단련될 수 있는 거친 환경을 엄마가 모조리 치워버렸으니까요.
아이는 자존감을 지키는 마음 능력을 이미 가지고 있습니다. 그 능력은 실제 상황 속에서 수없이 연습할수록 능숙해지고, 스스로를 다질수록 강해집니다. 그러니 아이가 무엇이든 경험할 수 있도록 허락해야 합니다. 아이 자존감을 지키기 위해서 엄마가 도와야 할 부분도 있습니다. 먼저 자존감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 아이에게 말해줘야 해요. 혹여나 밖에서 아이가 마음 상처를 받았다면 따뜻한 사랑의 말로 그 상처를 만져 줘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건 아이를 완전한 인격체로 존중하는 겁니다. 자존감은 존중 받을수록 더욱 단단해지니까요. 아이 자존감은 아이 혼자가 아닌 엄마와 함께 완성되어 갑니다.
아이 자존감을 지켜주는 세 가지 말을 소개합니다. 첫째, 진정한 자존감이 무엇인지, 본질적 의미를 아이에게 들려주는 겁니다. 우리는 어떤 일을 해낼 자신감이 없을 때 자존감이 낮아서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자존감과 자신감은 전혀 다른 의미예요. 자존감을 영어로 표현하면 self-esteem입니다. 해석하면 자신을 존경하는 마음이에요. 존경심은 바로 사랑에서 나오죠. 사랑에 조건이 있을까요? 멋진 성과, 그럴듯한 능력이 사랑의 조건이 될 수 있나요? 아이는 존재 자체로 그저 사랑스럽습니다.
아이는 이 세상에 온 순간, 이미 소중하고 귀한 존재입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고, 하지 않아도 자신이 사랑과 존경을 받는 존재임을 아이는 알아야 해요. 아이의 자존감은 부모로부터 사랑과 존경을 받을수록 점점 더 커집니다. 부모는 아이의 육체는 물론 내면의 자존감까지 키워내는 위대한 인물임을 기억해주세요. 사랑과 존경을 늘 받아온 사람은 자신을 사랑하고 존경하는 것은 물론 타인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존경할 줄도 알아요. 넘치는 만큼 베풀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있기 때문이죠.
반대로 타인에게 제대로 베풀지 못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들은 좋은 말과 좋은 감정 대신, 나쁜 말과 나쁜 감정을 늘 털어놓아요. 무엇보다 자신이 손에 쥔 것을 남에게 주는 걸 아까워합니다. 나쁜 감정을 털어놓고, 가진 것을 나누지 못하는 이유는 마음이 결핍으로 가득하기 때문입니다. 통장 잔액이 텅 비었을 때 마음이 조급하고 베풀 수 없듯, 자존감을 잃은 사람은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내면이 텅 비었음을 잘 알거든요. 이 때문에 자신은 물론 타인을 사랑하고 존경할 여유가 없는 겁니다.
자존감이 무엇인지 아는 아이는 마음에 여유를 품을 수 있어요. 자존감은 자신을 존경하는 마음임을 아이에게 전해주면 됩니다. 자존감의 본질을 전하는 말은 이렇게 할 수 있어요.
“네가 소중한 만큼, 네 꿈도 소중하고 귀해. 꿈을 이루려면 가장 필요한 게 뭘까? 바로 자존감이다. 엄청난 문제가 널 힘들게 할 때, 그걸 해결할 수 있는 마음의 끈기는 자존감에서 나오거든. 네가 이미 받은 많은 사랑과 존중이 널 더 강한 사람으로 만들어 줄 거라 믿어”
“자존감은 네가 널 사랑하고 존경하는 마음이야. 너 자신을 믿고, 스스로 응원하는 마음. 사람은 사랑과 존경, 믿음과 응원을 받았을 때, 무엇이든 해낼 용기를 얻잖니. 자신에게 그런 걸 가장 잘 해 줄 수 있는 사람은 바로 자신이야. 엄마도 널 응원하지만, 너도 널 믿고 응원해”
“자존감이 굳건히 자리하고 있는 사람은 어떤 어려움에도 포기하지 않아. 오히려 즐거운 마음으로 도전하지. 마치 멋진 자동차를 움직일 수 있게 만드는 연료 같은 게 자존감이다. 널 사랑하고 믿는 그 소중한 마음, 꼭 지켰으면 좋겠다. 그게 널 살아가게 만드는 동력이니까”
아이를 사랑하지 않는 부모, 아이를 완전한 인격체로 존경하지 않는 부모는 없습니다. 다만 방법이나 습관적인 부분 때문에 아이에게 부모의 사랑과 존경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할 뿐입니다. 사람은 새로운 학습을 할 때 그 학습이 나에게 왜 필요한지, 어떤 의미가 있는지 정확한 개념으로 인식되지 않으면 삶을 변화할 수 없어요. 자존감 역시 아이에게 왜 필요하고, 어떤 의미가 있는지 정확히 전달하지 않으면, 아이는 자존감을 지키기 힘듭니다. 그러니 마음을 담아 아이에게 진짜 자존감을 꼭 들려주세요.
둘째, 자신감과 자존감은 다른 의미임을 정확히 알려주는 겁니다. 자신감이 곧 자존감이라는 잘못된 인식 때문에 그동안 많은 어른과 아이의 삶이 힘들었을 거예요. 자신감이 없을 때마다 스스로 못난 사람이라 자책하고 미워했으니까요. 아이가 자존감을 스스로 지켜내기 위해서는 자신감이 무엇인지, 자존감과 어떻게 다른지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자신을 지키는 첫 번째 힘은 정확한 개념을 마음에 새겨넣는 데서 나오니까요.
자신감은 영어로 self-confidence입니다. 해석하면 자신을 확신하는 마음입니다. 어떤 일을 해낼 수 있다는 강한 확신을 가지는 게 자신감입니다. 우리는 무엇인가를 해낸 경험, 혹은 결과물이 있을 때 스스로 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믿을 수밖에 없는 증거가 많을수록 확신은 더 강해지죠. 더불어 자신감도 강해집니다. 가령 100m를 15초에 달린 경험이 있는 아이는 달리기에 자신감이 있어요. 영어를 100점 받은 경험이 있는 아이는 스스로 영어를 잘한다고 생각하고 자신감도 넘치죠.
자신감은 어떤 일을 해내는 수행능력에 따라서 올라가기도 하고 내려가기도 합니다. 즉, 겉으로 보이는 성과물에 따라서 자신감이 수시로 변한다는 의미예요. 가끔 결과가 원하는 만큼 나오지 않았을 때 자신감은 떨어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자신감이 떨어질 때 자존감도 함께 무너져야 할까요? 즉, 대단하다는 칭송을 받을 수 있는 결과물을 못 내는 사람은 사랑받을 자격이 없는 사람일까요? 그렇지 않다는 걸 우리는 잘 압니다.
자신감은 외부에 보여줄 수 있는 수행능력입니다. 자신감이 무엇이고 어떻게 다른지를 이런 말로 전할 수 있습니다.
“자신감은 네가 ‘이 정도는 할 수 있겠네’라는 마음의 판단이야. 반면, 자존감은 너 자신을 사랑하고 존중하는 마음이지. 이 둘은 전혀 다른 뜻이야. 무언가를 할 수 있건, 할 수 없건, 자신을 향한 사랑과 존중은 변함이 없거든. 그러니 자신감이 없다고 널 자책해서는 안 돼”
“마음은 자신이 알고 있는 만큼 반응해. 괜한 오해 때문에 마음이 지옥이 되면 안 되잖아. 자신감은 자존감과 달라. 가령, 높이뛰기에서 1m 정도는 뛸 수 있다고 확신하는 게 자신감이고, 설사 1m를 뛰기를 실패 했지만 여전히 자신을 귀하게 여기는 마음이 자존감이야”
“네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눈에 보이는 증거들이 많을수록 자신감이 올라가겠지. 자신감을 키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많이 시도해서 더 나은 결과물을 계속 만드는 거야. 자신감이 클수록 도전할 마음도 더 커질 수 있어. 하지만 간혹 실패해도 좌절하지는 말자. 그건 자존감에 상처를 주는 거니까”
그동안 많은 사람이 자신감이 없을 때는 자존감마저 한없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외부 상황이나 원치 않는 결과로 자신을 학대하고 미워했던 이유는 자신감이 곧 자존감이라는 잘못된 믿음 때문이에요. 무언가를 할 수 있든 할 수 없든 상관없이, 우리 내면에는 사랑과 존경, 자신을 믿는 믿음이 늘 그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어떤 일에 자신감을 높이고 싶다면, 잘하겠다는 욕심을 내려놓고 일단 시도하면 됩니다. 결과물이 쌓일수록 자신감은 올라갈 거예요. 자신감이 잘 성장할 수 있게 내면의 자존감이 한없이 우릴 응원할 겁니다.
셋째, 진짜 자존감은 생각을 성장시키고 문제해결력을 높여준다는 걸 말하는 겁니다. 중학생 반장인 딸을 둔 엄마가 이런 이야기를 들려준 적이 있습니다. 교실에서 한 아이가 실수로 주스 병을 떨어뜨렸어요. 뚜껑과 플라스틱병이 박살 나고 주스는 교실 사방에 틔어서 바닥이 난장판이 되었습니다. 아이들만 있는 곳에서 그야말로 큰 문제가 발생한 거죠. 주스를 떨어뜨린 아이는 하얗게 질려서 몸이 얼음처럼 얼어붙었고, 울음보가 터지기 직전이었다고 합니다. 이를 구경하던 아이들 역시 어떻게 할지 몰라 멀뚱멀뚱 서로의 얼굴만 쳐다보고요.
아이들이 반장을 찾았고, 반장은 침착하고 담대한 목소리로 아이들에게 지시했어요. “넌 막대 걸레를 두 개 정도 들고 와” “넌 깨어진 조각들을 치워줘” “너희는 벽과 책상에 틘 주스를 닦아주고” 반장의 말이 떨어짐과 동시에 아이들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였습니다. 다행히 곧 교실은 정리가 되고 문제는 말끔히 해결되었습니다. 반장은 집에 돌아와서 엄마에게 있었던 일을 말하며 이렇게 덧붙였데요. “엄마, 우리 반 아이들 좀 이상해. 주스를 쏟았는데 해결을 못 해. 문제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해결할지 생각을 못 하는 것 같아. 애도 아닌데, 어떻게 그렇지?”
짧은 이야기지만, 긴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내 아이도 이런 사소한 일조차 해결 못 하면 어떡하지? 긴 인생을 사는 동안 이보다 더 큰 문제 상황을 만날 텐데, 그 순간 생각은 사라지고 절망으로 가득 찬다면..’
문제 상황을 만났을 때 해결하지 못하고 절망하는 이유는 생각이 멈춰서 입니다. 눈앞의 문제 상황을 자신은 해결할 수 없다고 강하게 못 박아 버리면, 머릿속 생각들이 멈추거든요. 사는 동안 얼마나 많은 문제를 만날까요? 그럴 때마다 절망하면서, 생각을 멈추면 안 되겠죠.
진정한 자존감은 생각 성장과 함께 옵니다. 이 뜻을 아이에게 전하려면, 이렇게 말해보세요.
“자존감이 강한 사람은 생각하는 힘도 강해. 생각하는 힘은 네가 어떤 절망적인 상황을 만나더라도 좌절이나 포기 대신 어떻게 해결할지를 먼저 고민해. 사는 동안 힘든 순간들이 많을 거야. 그럴 때마다 이 말을 기억해. ‘괜찮아. 해결책은 있어. 못 찾았을 뿐이지’라고”
“세상에 풀리지 않는 문제는 없어. 단지 풀지 않고 방치됐거나 포기한 문제들만 사방에 널려있을 뿐이야. 이런 어려운 문제들을 만났을 때, 넌 어떤 사람이 되고 싶니? 편하게 생각해봐. 네가 되고 싶은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안다면, 그에 맞는 노력을 할 수 있는 거니까”
“앞으로 수많은 문제 상황을 만나게 될 거야.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서 꼭 필요한 건 생각하는 힘이란다. 그런 힘을 갖게 하는 건 너의 귀한 자존감이지. 넌 뭐든 할 수 있는 사람이란 걸 잊지 마. 설사 네가 어떤 실패를 겪든 널 함부로 대하면 안 돼. 널 존중 하렴 ”
힘든 순간을 만날 때마다 자신도 모르게 생각이 멈춘다면, 아직은 세상을 담대히 살아갈 진짜 자존감이 부족해서입니다. 자존감은 자신을 믿는 마음이에요. 어떤 문제든 해결할 능력이 자신에게 있다고 굳게 믿는 마음이요. 문제해결력의 비결은 바로 ‘생각의 힘’입니다. 그러니 생각이 성장한 아이는 자신을 지키는 자존감도 함께 갖춘 아이입니다. 자존감은 아이의 생각을 성장시키고, 문제해결력을 높여줍니다. 아이가 자신을 믿고 성장할 수 있도록 엄마의 응원과 격려를 마음껏 부어주세요.
위와 같은 말들을 해보지 않는 부모라면 어색하고 힘들 수 있습니다. 자기만의 말하는 방식이 이미 몸에 베여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반드시 기억해야 할 말의 규칙이 있어요. 말이란 ‘말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말을 듣는 사람’이 주인공이라는 사실입니다. 부모 말을 정성껏 들어줄 아이의 맑은 눈망울을 떠올리면 아이에게 어떤 말이 필요한지 정확히 알 수 있을 겁니다. 내가 만약 아이라면, 엄마에게 어떤 말이 듣고 싶을까요? 어떤 말로 엄마의 사랑을 느끼고 힘을 얻을 수 있을까요?
“이 정도는 이겨내야지. 이것도 못하면 세상을 어떻게 살려고 그래. 넌 할 수 있는데, 안 할 뿐이야. 그러니 정신 차리고 열심히 하자” 이런 말을 수없이 듣는다고 아이의 마음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우리 또한 어린 시절 그랬을 거예요. 무조건 이겨내라는 말 대신, 아이의 마음을 알아주는 엄마의 말이 더 힘이 됩니다. 사랑과 존경의 마음을 담아서 아이에게 정성껏 말해주세요. 아이가 부모의 정성을 알아보고 힘을 낼 수 있을 때까지 자존감 높이는 말은 계속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