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모습이 빛나는 장점임을 알게 될 때, 아이는 자기 ‘재능’에 눈을 뜹니다.
사람은 무언가를 베풀 때 비로소 자신의 숨은 재능에 눈을 뜹니다. 자신이 좋은 것들로 넘치는 사람이라는 것, 멋진 장점과 능력을 지닌 사람이라는 것을 가장 명확히 알 수 있는 순간은 베푸는 순간입니다. 소중한 아이 내면에 얼마나 많은 좋은 것들이 가득한지를, 그 좋은 것들을 누구에게 어떻게 베풀 수 있는지 말해주세요. 자신이 간직한 어떤 것들이 남에게 좋은 베풂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안 순간 아이 내면에서 놀라운 변화가 일어납니다. 아이 안에 잠들어있던 귀한 재능이 꿈틀대며 깨어나는 변화입니다.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재능은 무엇일까요? 처한 상황이나 환경에서 자신을 우뚝 서게 만드는 도구를 재능이라 생각합니다. 성공을 위한 수단이자, 남들이 부러워하는 삶을 사는 데 도움을 주는 절대적 무기가 바로 재능이죠. 이 때문에 우리는 거대하고 특별한 성과를 눈앞에서 보아야 그들의 재능을 인정합니다. 중요한 건 사람은 자신만의 특별한 재능을 마음에 품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다만 그 재능이 마음 밭에서 싹트기도 전에 무관심과 무심함으로 말라버릴 뿐입니다. 재능은 사랑과 관심으로 싹이 트고, 베풂의 마음을 품었을 때 자라나니까요.
이 시대 어른들이 인정하는 재능은 무엇일까요? 우리는 아이들이 어떤 재능을 갖고 있길 간절히 바랄까요? 어린 나이에 피아노 혹은 바이올린을 남달리 연주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그들의 재능에 감탄합니다. 영어를 마치 모국어처럼 신나게 말하는 아이들에게 우리는 언어적 재능이 있다고 말해요. 혹은 수학적으로 특별한 성과를 내는 아이들도 수학적 재능이 있다고 합니다. 이런 재능을 보이는 특별한 아이들을 방송을 통해서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죠. “와! 대단하다”라는 감탄사가 나오거나, 적어도 남들보다 뛰어나야 재능이라고 생각합니다.
남들보다 뛰어난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건 멋진 일입니다. 하지만 뛰어난 성과만을 재능으로 인정한다면 많은 사람이 자신의 숨은 재능을 평생 만나보지 못하고 세상을 뜰 겁니다. “난 특별한 재능 없이 그저 평범한 삶을 살았어. 인생이 참 허무해” 이런 생각에 파묻혀서 자신을 탓하거나 자신을 낳은 부모, 혹은 세상을 탓할지도 모릅니다. 만약 아직 살 날이 한참 남은 아이가 벌써부터 이런 생각을 품고 산다면 얼마나 가슴 아플까요? 이제는 엄마 언어로 진짜 재능이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 귀한 재능으로 삶이 달라지는지 아이에게 말해야 합니다.
재능을 표현하는 영어단어는 여러 개입니다. ‘gift’(선물), ‘talent’(재주), ‘ability’(할 수 있음) 모두 재능을 말할 때 사용하는 단어들이에요. 뜻을 풀이하면 ‘내가 할 수 있는 것’, ‘나만의 재주’라고 스스로 인정한 것들은 모두 재능인 겁니다. 무엇보다 우리는 태어나기 전부터 각자 자신만의 재능을 신으로부터 받았습니다. 대가 없이 받은 것이니 재능은 ‘선물’인 거죠. 그러니 남들 눈에 멋져 보이는 능력이나 대단한 성과만이 재능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해요.
우리 아이는 어떤 재능을 가지고 있을까요? 저녁 식사 중 아이가 보낸 예쁜 미소에 엄마 마음이 행복해지나요? 그럼 아이가 지어 보인 예쁜 미소는 재능입니다. 미소만으로 엄마 마음을 행복하게 했으니까요. 퇴근 후 돌아와서 현관문을 열었는데, 아이가 우스꽝스러운 춤을 추면서 엄마를 반겨주나요? 아이 춤에 웃음이 나서 하루 동안의 모든 피로가 한순간에 날아가나요? 그럼 아이는 춤의 재능이 있는 겁니다. 춤으로 엄마를 웃기고 큰 기쁨을 선사했으니까요.
그동안 평범하게 느껴졌던 모든 일상이 사실은 아이의 소중한 재능으로 가득 채워지고 있었어요. 우리 시선이 ‘급한 것’, ‘해야 할 것’, 부족해서 ‘당장 채워야 할 것’들에 빼앗기다 보니 아이의 빛나는 재능들을 알아보지 못한 겁니다. 엄마가 알아보지 못한 아이 재능은 시간이 지나면서 내면 깊은 곳에 서서히 숨고 말아요. 아이는 평생 자신에게는 빛나는 재능이 없다고 생각하며 그저 그런 삶을 겨우 살아갈지도 모릅니다. 귀한 재능을 우리가 알아보고, 아이에게 재능있음을 말해준다면 우리 삶은 얼마나 많은 행복으로 가득 찰까요?
아이의 재능을 키워주기 위해서 꼭 알아야 할 사실이 있습니다. 바로 ‘잘 해야 해’라는 마음가짐을 먼저 내려놓아야 해요. 뭔가를 반드시 잘해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냥 할 수 있다면 그걸로도 충분합니다.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우리가 멋진 재능을 이미 선물 받았다는 사실을 아는 게 중요해요. 아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살펴볼까요? 그걸 눈여겨보고 난 후 아이에게 이렇게 한 마디 건네볼까요? “넌 이것을 할 수 있구나. 보기 좋아. 이것도 널 너답게 만드는 멋진 재능인 것 같아”
아이 재능을 키워주는 엄마의 말, 2가지를 소개합니다. 첫째, 아이가 가지고 있는 많은 장점을 하나씩 틈날 때마다 말해주세요. 우리 아이는 어떤 장점이 있을까요? 아이가 위로의 말을 해준다면 그건 아이만의 장점입니다. 아이가 아재 개그로 엄마에게 웃음을 준다면 그 또한 장점입니다. 개구쟁이 같은 미소, 꾀꼬리 같은 노랫소리, 조잘조잘 재미난 이야기를 하는 것도 장점입니다. 큰소리로 책을 읽는 것, 고사리 같은 손으로 그림 그리는 것, 엄마 마음을 기쁘게 하는 웃음소리, 타인의 장점을 알아보는 눈, 곧잘 반성하는 모습, 상대방 기분을 좋게 만드는 좋은 에너지를 내뿜는 것도 장점입니다.
아이가 보여주는 거의 모든 모습이 장점입니다. 왜냐하면, 그 모든 모습이 자신을 자신답게 빛내고 있으니까요. 화, 분노, 짜증 등 부정적인 감정을 만들어내는 모든 언행은 노력 없이 저절로 나오는 것들이에요. 하지만 상대방에게 긍정적인 감정을 가지게 만드는 언행은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한 것들입니다. 아이가 어떤 사소한 언행으로 우릴 기쁘게 했다면 그 작은 것까지도 아이가 의식하고 노력한 겁니다. 아이의 작은 노력 하나하나를 소홀히 보지 마시고 마음껏 말해주세요. 많은 장점을 자신이 가졌음을 안 순간 아이 삶은 눈부시게 변할 겁니다.
“넌 미소가 참 예뻐. 네 미소를 보면 저절로 기분이 좋아져. 네 미소는 아주 멋진 장점이야”
“우와! 한 시간 동안 집중해서 그림을 그린 거야? 이런 집중력도 네 장점이구나. 멋져”
“넌 아재 개그로 엄마를 웃겨주는 재주가 있어. 참 재미있는 장점인 것 같아”
“친구들과 뛰어노는 모습에서 활기찬 에너지가 느껴져. 그런 에너지를 품은 것도 장점이야”
“화가 났을 때 꾹 참고, 일단 반성하려고 애쓰는 모습도 좋은 장점 중 하나야”
“오늘 하루를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보낼까 생각하면서 멋진 하루를 꿈꾸는 것도 네 장점이야. 왜냐하면, 그런 하루가 쌓여서 네 인생을 빛나게 만들어주니까”
눈을 감고 생각해보면 우리 아이에게는 정말 많은 장점이 있을 겁니다. 그동안 그 많은 장점을 그냥 무심히 넘겼다면 지금부터라도 아이에게 말해주면 좋습니다. 얼마나 많은 장점을 아이가 가졌는지, 그 장점들이 얼마나 아이를 빛내고 있는지를요. 사소한 것 하나하나 정성껏 말해준다면, 아이는 부모가 자신을 진심으로 존중한다는 사실을 무의식적으로 느낄 겁니다. 부모의 존중을 마음 깊이 새겨넣은 아이는 어떤 힘든 순간에도 쉽게 포기하지 않고, 자신을 미워하지 않을 거예요.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존중하는 자존감도 덤으로 가질 겁니다.
둘째, 우리가 지닌 장점은 자신만의 것이 아니라 나누기 위해 존재한다는 사실을 말해주세요. 그 장점을 어떻게 나눌 수 있는지 아이와 함께 대화를 나눠보세요. 이런 나날이 차곡히 쌓이면 아이 삶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워질 겁니다. 장점은 재능입니다. 재능은 신께서 주신 귀한 선물이죠. 거저 받는 선물이 가장 빛나는 순간이란 바로 나눔의 순간입니다. 무엇보다도 나눔을 마음에 새기고 있는 아이는 자신의 좋은 점을 더 많이 발견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을 스스로 할 수 있습니다. 이런 힘은 아이가 삶을 살아가게 할 원동력이 되는 거죠.
나눔이 재능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왜 나눔을 마음에 품은 아이는 더 많은 재능을 세상에 드러낼 수 있을까요? 나눔이 재능을 키우는 이유는 그 속에 사랑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재능을 신께 받을 때 함께 받은 것이 있어요. 바로 ‘사랑’입니다. 사랑은 우리가 불가능하다고 느끼는 거의 모든 일을 해내게 만듭니다. 특히 타인을 향한 사랑은 어렵고 힘겨운 일을 기꺼이 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될 수 있어요. 사랑하는 이를 위해서 우리가 어떤 것들을 해왔는지 생각해보시면 아실 겁니다. 우리가 해왔던 사랑과 베풂을 이제 엄마의 언어로 아이에게도 전해야 합니다. 세상은 혼자일 때보다 더불어 살 때 더 아름답고 풍요로우니까요.
“동부 아프리카에 너보다 어린 아이들이 매일 굶어서 죽는다는구나. 마음이 아파. 한 끼만 안 먹어도 이렇게 배고픈데. 넌 많은 장점이 있어. 네 장점을 활용해서 그런 아이들을 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크라이나는 아직도 전쟁 때문에 많은 사람이 고통 속에 살고 있어. 당장은 아니지만, 네가 그들처럼 힘든 사람을 도울 수 있는 멋진 어른이 되면 좋겠구나. 지금은 그렇게 되기 위해서 네 재능을 키우는 소중한 시간이란다”
“넌 많은 장점과 재능을 가지고 있어. 네가 그런 재능들을 가진 이유가 뭔지 아니? 혼자서 잘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함께 잘 살기 위해서야. 언젠가 네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를 떠올려봐. 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얼마나 마음이 벅찰까?”
“재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은 내가 아닌 우리를 위해서 재능을 발휘하는 순간이야”
나눔에 대해서 거부감이 있는 사람이 있을 거예요. ‘나도 없는데, 뭘 나누라는 거야. 나부터 살고 봐야지. 일단 내가 잘되고 나서 그때 나누지 뭐’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습니다. 이유는 숫자의 나눗셈만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정해진 숫자를 나누면 더 작은 숫자가 됩니다. 나눌수록 내 것을 뺏기는 것 같죠. 하지만 재능은 다릅니다. 정해진 수 만큼의 재능이란 없습니다. 크든 작든 무한한 재능을 우린 가지고 있어요. 우리가 가진 무한한 재능을 키우는 게 바로 나눔의 사랑입니다.
무한한 재능은 나눔이라는 생각을 품을수록 더 정교해집니다. ‘나는 베풀고 싶어’ ‘돕는 사람이 되고 싶어’ ‘그러기 위해선 능력이 있어야 해’라는 진심 어린 생각이 자신의 재능에 눈뜨게 하고 그 재능들을 갈고닦게 합니다. 나눔이 점차 아이의 현실이 될수록 아이의 재능은 더 다양해질 수도 있습니다.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수많은 방법을 고민하고 개발하면서 더 많은 재능이 탄생하기 때문이죠. 나눔의 혜택을 입은 사람들의 미소가 눈에 보이고, 그들의 고마움이 전해지면 우리의 베풂은 끊을 수 없는 기쁨이 됩니다. 아이가 살면서 만들어 갈 세상이 이런 세상입니다.
우리 아이의 삶이 성공한 삶, 부귀영화를 누리는 삶이라면 물론 좋겠죠. 하지만 그런 삶이 반드시 행복한 것만은 아닙니다. 행복이란 무엇인가를 외부로부터 채워서 억지로 만들어지는 게 아니니까요. 진짜 행복은 자신의 내면에서 소중한 무엇인가를 발견하고 함께 나누면서 저절로 벅차오르는 감정입니다. 선물 같은 재능이 수없이 많이 숨겨져 있음을 먼저 아는 것, 그 재능을 나누기 위해서 삶을 충실히 살아야 한다는 것을 알 때 우리 삶은 행복으로 물들 겁니다.
재능은 성공의 도구가 아닙니다. 우리 삶을 부귀영화로 채워주는 특별한 기술도 아닙니다. 재능은 단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 나답게 만드는 ‘장점들’, 평생 나를 따라다니는 ‘가능성’입니다. 소중한 아이에게 재능을 찾아주고 싶다면 무엇이 아이 재능인지 말해주세요. 매 순간 아이가 재능을 뽐내고 있는 걸 눈여겨보고, 그것들을 하나씩 말하는 겁니다. 무엇이 아이의 장점인지, 무엇을 아이가 할 수 있는지, 어떤 가능성을 아이가 지니고 있는지를요. 엄마의 언어로 전해 들은 아이는 평생 자신의 재능에 감사하면서 살아갑니다. 그 재능을 혼자만의 행복이 아닌 누군가와 나누면서요. 부모가 아이에게 물려줘야 하는 유산은 바로 이런 재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