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하고 변화가 큰 정서에 안정감을 주는 건 지혜로움입니다. 지혜는 사물의 이치를 알아보는 마음의 눈이에요. 지혜로운 성인 중에 정서적으로 불안한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폭풍우가 몰아칠 때도 꿈쩍하지 않고 항구를 지키는 거대한 배처럼,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성인들의 마음은 늘 제자리를 지키죠. 그들은 마음을 지탱하는 힘, 즉 지혜로움의 크기를 키웠기 때문입니다. 거대한 바다를 항해하는 게 우리 삶입니다. 때때로 몰아치는 폭풍우에 아이가 휘청이지 않도록 정서적 안정을 만들어주세요. 엄마와 나눈 지혜가 아이 마음을 지킵니다.
게일 할 때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며 아이가 화내고 짜증 내면 엄마는 이렇게 말해요.
“게임이 애들 성격 다 버린다더니. 지금 네 모습을 봐. 이게 정상이니? 이럴 거면 게임 하지 마. 겨우 게임 하나에 감정 통제 못 하고 나중에 뭘 하겠니? 게임 그만하고 공부나 해”
당장 눈앞에 보이는 걸 사지 못한다고 아이가 떼쓰고 조르면, 엄마는 이런 말을 합니다.
“떼써봐야 소용없어. 엄마 돈 없어 못 사. 자꾸 떼쓰면 두 번 다시 함께 쇼핑 안 와. 시끄러워. 그만해. 집에서 혼 날 줄 알아”
위와 같은 모습은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입니다. 아이 성격에 특별한 문제가 있는 게 아니에요. 아이는 감정 변화의 폭이 큽니다. 즐겁게 시작한 일에 금세 화를 내고, 눈앞의 욕구를 충족하지 못하면 곧바로 절망과 분노를 드러내죠. 이유는 아이 마음에 있는 지혜의 크기가 아직 작아서 바른 이치를 분별하는 기준이 부족해서입니다. 이 때문에 사소한 일에 부정적 감정이 불쑥불쑥 올라와도 스스로 통제하지 못합니다. 마음을 다스리고 정서적 안정을 찾게 하는 건 지혜입니다.
지혜는 옳고 그름을 구분하고 한쪽으로 치우침 없도록 우릴 도와줍니다. 즉, 마음의 눈을 뜨게 해서 지켜야 할 기준을 구분케 하는 거죠. 정서적 안정과 삶의 통찰도 선물합니다. 지혜는 수많은 진리를 담고 있는 마음의 그릇입니다. 아이가 마음에 지혜를 준비할 수 있도록 필요한 말들을 들려주세요. 지혜는 한순간에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귀하고 큰 그릇을 빚는 시간이 오래 걸리듯, 수많은 진리를 담을 지혜의 그릇은 오랜 시간 천천히 만들어질 거예요.
아이 정서를 안전하게 지키는 지혜의 그릇은 어떤 말로써 만들어질까요? 엄마는 아이에게 어떤 마음을 가르쳐야 할까요? 지혜를 완성하는 수많은 마음 중에서 두 가지를 소개합니다. 첫째, 만족을 아는 마음을 알려주는 겁니다. 부정적 감정이 불쑥불쑥 나와서 아이 마음을 들쑤시는 건 마음에 만족이 없기 때문입니다. 만족은 마음에 여유와 평화를 안겨줘요. 만족은 온화함을 주고 자신을 찾아온 기쁨을 알아보게 만듭니다. 반면 만족이 없는 마음은 아주 작은 일에 화가 나고 짜증이 납니다. 심지어 자신을 찾아온 기쁨도 전혀 알아보지 못하죠.
아아는 원하는 대로 되지 않을 때 화내고 짜증을 부릴 때가 있습니다. 게임 하다가 자신이 지면 스마트폰을 향해서 성질을 버럭 내는 아이. 달걀이 잘 까지지 않아서 달걀을 향해 짜증 내는 아이. 수학 문제가 어려워서 풀리지 않을 때 문제집을 쾅쾅 두드리며 화풀이하는 아이 등입니다. 만족하는 마음을 모르기 때문에 사람과 사물을 향해서 함부로 화를 드러내죠. 이런 아이에게 다그치거나 훈계하지 말고, 만족하는 마음을 아이에게 들려주세요. ‘만족’이라는 걸 엄마는 이런 말로 아이에게 전할 수 있습니다.
“작은 일에 화가 나는 이유는 마음에 가장 중요한 스위치 하나가 꺼졌기 때문이야. 바로 ‘만족’이라는 스위치. 만족감은 마음의 여유를 주고, 평화를 지키는 힘을 줘. 반대로 만족이 사라지면 불만과 짜증, 시기와 질투가 넘치지. 마음에 무엇을 담는 게 널 지키는 지혜일까?”
“현명한 사람은 게임을 하든, 수학 문제집을 풀든, 맛있는 달걀을 까먹든, 마음을 다스리는 법과 즐기는 법을 동시에 배워. 마음을 다스리면서 즐기는 사람은 만족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야. 널 힘들게 하는 건 만족을 모르는 어리석음이지, 다른 외부적인 것들이 아니야”
“신이 인간에게 주신 가장 큰 선물은 바로 만족하는 마음이야. 가진 것, 이룬 것, 함께 하는 것들에 만족이 넘치면 얼마나 큰 감동이 밀려올까? 만족감 덕분에 감사함을 배우고, 만족감 덕분에 넘치는 기쁨을 경험해. 만족감은 널 가장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귀한 감정이야”
만족을 만드는 건 외부적인 상황이 아니라, 그 상황을 바르게 해석하는 지혜로움입니다. 화나고 짜증 나는 마음은 외부 상황을 삐딱하게 받아들이는 어리석음 때문에 만들어져요. 같은 상황에서 지혜로움과 어리석음이 다른 해석을 하게 한다는 걸 아이에게 들려주세요. 올바른 기준을 세워주는 엄마의 말은 아이 마음에 지혜가 자라게 하는 작은 씨앗입니다. 만족의 씨앗이 잘 심기면 만족과 함께 평화와 기쁨, 온화함까지 아이 마음에 자라날 거예요. 만족을 아는 건 지혜를 완성하는 가장 큰 힘입니다.
지혜를 완성하는 마음 둘째는 멈출 수 있는 마음을 알려주는 겁니다. 아이가 마음을 멈춰야 할 대상은 바로 ‘욕심’입니다. 세상에 욕심 없는 사람은 없을 거예요. 다만, 그 욕심을 절제하고 인내하면서 마음속 지혜를 키울 뿐입니다. 욕심은 마음의 눈을 가려서 이미 가진 것, 이룬 것, 넘치는 걸 보지 못하게 합니다. 그러니 넘침의 감사와 나눔의 여유도 모릅니다. 욕심은 더 누리고 싶은 것만 보게 해요. 엄마는 아이 요구를 모두 들어주는 사람이 아닙니다. 마음에 깃든 욕심을 잠시 멈추도록 아이에게 지혜를 전하는 사람이 바로 엄마입니다.
욕심은 마음을 병들게 하는 바이러스와 같습니다. 욕심 바이러스가 자리 잡으면, 우리가 지켜야 할 소중한 가치들을 모두 병들게 해요. 욕심 때문에 만족과 기쁨이 사라지고 불만과 불행이 자리 잡습니다. 욕심 때문에 사랑과 나눔은 와르르 무너지고 시기와 미움이 대신 세워지죠. 아이의 작은 욕심이 엄마 눈에는 아직 사소한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작은 욕심일 때, 욕심 바이러스를 잠재울 따끔한 백신을 놓아주세요. ‘멈춤’을 알게 하는 겁니다. ‘멈춤’ 때문에 아이가 잠깐 아파하겠지만, 자신을 통제할 수 있는 새로운 힘을 선물로 받게 될 겁니다.
원하는 걸 갖지 못한다고 떼쓰는 아이에게 이런 말로 멈추는 마음을 알려줄 수 있습니다.
“갖고 싶다고 모두 가질 수 없어. 그건 욕심이야. 맛있는 음식도 적당히 먹고 소화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처럼 물건을 살 때도 기다림이 필요해. 꼭 필요한 물건인지 생각할 시간을 가져보자. 물건은 욕심으로 사는 게 아니라 필요할 때 사는 거니까”
“가장 지혜로운 사람은 ‘자기 욕심’과 ‘자기 필요’를 구분하는 사람이야. 욕심은 마음속 소중한 것들을 병들게 하지만, 기다림의 지혜는 마음을 건강하게 지켜주거든. 엄마는 널 지혜롭게 키워야 할 의무가 있어. 넌 소중하니까. 그렇기에 오늘의 요구를 절대 들어주지 않을 거야”
“배부른 사자는 눈앞에 아무리 많은 사슴이 있어도 사냥하지 않아. 소화될 때까지 기다리는 게 사자의 지혜니까. 하지만 어리석은 사자는 배불러도 계속 사냥을 하겠지. 그럼 어떻게 될까? 결국, 배가 터져서 죽을 거야. 욕심은 어리석음이야. 자신을 스스로 해치니까. 어리석음에서 널 지키는 건 멈출 수 있는 지혜야”
아이 욕심은 아주 작고 사소한 것에서 출발합니다. 하지만 아이가 성장하면서 욕심도 함께 거대해집니다. 아이 마음에 담겨있던 소중한 가치들을 야금야금 병들게 하면서요. 욕심을 멈추지 않으면, 나중에는 욕심을 멈출 수 없게 되어버려요. 자신을 통제하는 힘은 수많은 기다림을 경험하고, 멈추어본 마음에서 자랄 수 있습니다. 마음을 다스리면서 멈추었던 경험은 아이에게 인내와 절제를 남깁니다. 인내와 절제는 아이의 지혜를 더욱 풍성하게 합니다.
멈춤의 다른 말은 기다림입니다. 잠깐의 기다림은 우리에게 꾀나 많은 걸 선물해요. 작은 기다림이 차곡히 쌓여서 인내를 배웁니다. 또한, 기다림은 절제를 알게 하죠. 화내고 떼쓰는 아이에게 멈춤의 의미를 전하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아이에게 멈춤의 지혜가 전달되기도 전에 엄마 마음에서 화가 ‘욱~’하고 먼저 올라올 테니까요. 그럼 에도 불구하고 엄마는 아이에게 멈춤이 무엇인지를 가르치는 걸 멈추면 안 됩니다. 아이가 알아야 할 지혜는 멈춰야 하는 순간과 멈추면 안 되는 순간을 구분하는 것에서 시작되기 때문이에요.
아이 마음은 꽃가루와 같습니다. 살짝 부는 바람에도 요동치며 날리는 꽃가루처럼, 작고 사소한 일에 아이 마음은 제멋대로 흩날리니까요. 이렇듯 불안정한 마음을 향해서 훈계부터 하는 건 마음을 요동케 하는 바람과도 같습니다. 마음이 짜증으로 가득한 상황에서 들리는 말이 가시 박힌 질책이라면 지혜가 자라나기 힘들겠죠. 힘든 그 마음을 먼저 알아주세요. 그런 후에 마음을 안정시키는 지혜가 무엇인지 들려주세요. “네가 얼마나 충만한지를 알게 하는 게 지혜란다. 멈춤 덕분에 네가 더 누리고 있는 소중한 걸 발견하는 마음의 눈이 지혜란다”라고요.
정서적 안정은 마음의 동요 없이 제 자리를 굳게 지키는 걸 말해요. 만족 덕분에 기쁨을 알고 마음속 욕구를 한번 멈춤으로써 인내와 절제를 알게 되죠. 이런 마음의 힘은 옳음과 그름을 구분하는 지혜를 완성 시켜 줍니다. 아이 정서를 지키는 건 이런 지혜로움입니다. 세상 풍파 속에서도 아이의 고운 마음이 올곧게 지켜지도록 엄마의 지혜를 꼭 전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