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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 속에서도 아이가 포기하지 않게 만드는 엄마의 말

by 김민경


인생은 편하고 행복한 순간도 있고 힘든 역경의 순간도 있습니다. 우연히 찾아든 행복에 웃기도 하고 고된 역경 앞에서는 울기도 하죠. 하지만 중요한 사실이 있어요. 인생 역경이 고통과 힘겨움으로 다가올지라도, 이를 긍정적으로 다시 해석하면 역경이 곧 성장의 순간이 된다는 겁니다. 역경을 좋은 기회로 삼아서 성장하는 마음의 힘을 회복 탄력성이라고 해요. 역경의 순간이 아이 삶에 소중한 부분이 되려면 역경을 바라보는 마음 시선이 긍정적이어야 합니다. 세상을 바라보고 설명하는 엄마의 말에서 아이의 세계관도 완성됩니다.



“갈수록 세상 살기가 얼마나 힘든데”

“네가 살아갈 세상은 지금보다 더 힘들지 몰라”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해. 나중엔 누구도 널 지켜주지 않아”



세상이 정말 만만한 곳이 아니라는 걸 알려주고 싶어서 엄마는 아이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아이가 살아갈 삶이 행복으로 가득하면 좋겠지만, 수많은 고난도 아이 삶의 일부가 될 테니까요. 하지만 세상이 얼마나 힘든 곳인지를 말해주는 엄마의 말은 아이 마음을 강하게 단련할 수 없습니다. 이유는 엄마 말을 들을수록 아이 마음에서는 세상을 향한 부정적 감정이 만들어지기 때문이에요. 세상을 힘차게 살면서 험난한 역경을 웃어넘기는 마음 근력을 아이에게 키워주고 싶다면, 부정적 표현 대신 긍정적 표현을 많이 해야 합니다.



삶은 고통의 연속이라고 말하는 사람에게 톨스토이는 이 세 가지를 알라고 했습니다. “첫째, 더 나쁜 일이 당신에게 일어날 수 있었음을 생각하세요. 둘째, 지금은 편하게 떠올리는 일이 한때 당신을 괴롭혔던 일임을 기억하세요. 셋째, 이 순간이 고통스럽다면 당신의 믿음을 단련해야 하는 순간임을 기억하세요” 더 나쁜 일이 비껴가고 한때 괴로웠던 일을 이제는 편하게 말할 수 있다면 얼마나 다행인가요. 무엇보다 지금의 고통 덕분에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다면, 고통은 축복이 될 수도 있습니다. 엄마는 아이에게 이런 마음 태도를 말해줘야 합니다.



수많은 역경 앞에서 좌절하지 않고, 위기를 성장 기회로 받아들이게 하는 마음 근력의 핵심은 긍정입니다. 긍정의 힘은 역경의 순간을 고난으로 해석하지 않고 해결 가능한 사건으로 인식하게 만듭니다. 역경도 소중한 삶의 한 부분임을 쿨~하게 받아들이는 만드는 게 긍정이에요. 부정적 정서로 가득한 사람은 평범한 일상을 불행으로 해석하고 누구나 겪는 사소한 역경을 극복할 수 없는 좌절로 인식하죠. 반면 긍정적 정서로 가득한 사람은 평범한 일상을 축복과 감사의 순간으로 보며, 역경을 해결 가능한 문제쯤으로 인식합니다.



역경을 인생에 필요한 순간으로 쿨~하게 받아들이는 단단한 마음 근력은 긍정적 정서에서 만들어집니다. 아이 마음을 긍정으로 채우는 엄마의 말, 두 가지를 소개합니다. 첫째, 역경이 인생에서 어떤 긍정적 의미를 지녔는지 알려주는 겁니다. 역경은 고통이 아니라 단련입니다. 운동하는 사람은 몸의 근력을 키울 때 일부러 근력을 힘들고 지치게 만듭니다. 근력에 스크래치가 많이 날수록 근육은 멋지게 성장하니까요. 마음 근력 역시 마찬가지예요. 역경과 고난을 마주하면서 상처 나고 회복하기를 수없이 반복하면서 마음 근력은 강하고 멋있어집니다.



인생 역경은 피해야 할 고난이 아니라, 생각 성장을 위해 필요한 순간이며 마음 근력을 단련하는 시간임을 아이에게 전해주세요. 역경의 긍정적 의미는 다음과 같이 전할 수 있습니다.



“온실의 화초는 찬바람에 쉽게 시들어서 죽지만, 야생의 꽃과 풀들은 생명력이 엄청 강해. 강한 생명력 덕분에 이들은 세상을 아름답게 꾸미고 그 아름다움을 보고 우린 감동하지. 아름다운 생명력은 역경과 고난 속에서만 만들어지는 거야”



“역경은 피해야 할 고난이 아니야. 네 삶을 멋있게 만들 수 있는 강한 생명력은 오직 역경 속에서만 완성될 수 있어. 야생에서 자란 들꽃이 강한 생명력을 뽐내면서 세상을 아름답게 장식하는 것처럼 네 삶의 고운 향기가 온 세상에 퍼져나가려면 역경의 순간이 꼭 필요한 거야”



“역경과 고통이 인생에서 빗겨 가길 바라는 건 마치 ‘난 평생 아이로만 살래’라고 말하는 것과 같아. 사람은 자신이 겪는 역경과 고통만큼 성장하거든. 단, 그 순간을 지혜롭게 잘 보낸 사람들에 한해서. 운동으로 근육이 아파야 성장하듯 마음 근력 또한 아팠던 만큼 성장한단다”



“널 힘들게 만드는 건 네 인생에 불어닥친 역경과 고난이 아니야. 역경이나 고난 따윈 네 인생에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고집스러운 마음이 널 힘들게 하는 거지. 역경을 고통으로만 해석하지 말고 결국 너에게 어떤 행운이 될지를 떠올리면서 긍정적으로 해석해보자”



인생의 작은 역경이 시작될 때쯤에 역경을 현명하게 대하는 마음가짐을 아이에게 알려주면, 훗날 큰 역경이 닥쳤을 때 아이는 담대하게 대처합니다. 시련의 상황을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마음 근력은 하루아침에 길러지지 않아요. 마음을 긍정의 힘으로 채우는 훈련을 꾸준히 해야 합니다. “세상에는 수많은 고난이 있고, 그 고난을 극복한 수많은 사람의 스토리가 있다” 헬렌 켈러가 한 말이에요. 고난을 극복한 많은 사람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좋은 영감을 줍니다. 아이가 살아간 삶 역시도 누군가에게 좋은 영감을 주는 또 하나의 이야기가 될 수 있습니다.



역경을 수용하는 힘, 즉 마음을 긍정으로 채우는 엄마의 말 둘째는 부정적 상황에 지혜를 더하면 긍정적 상황이 될 수 있음을 알려주는 겁니다. 상황이 조금만 안 좋아지거나 원치 않는 외부 자극 때문에 부정적 감정에 쉽게 빠지는 사람이 있어요. 이들은 약한 자극에 깜짝 놀라고 자신을 향한 약간의 쓴소리에도 화가 납니다. 계획에 없는 일이 생기면 크게 당황하고 원치 않는 방향으로 일이 흘러가면 불안하거나 분노가 치밀어요. 감정이 미성숙할수록 더욱 그렇습니다. 이때 필요한 건 지금 상황을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지혜입니다.


부정적 감정에 쉽게 빠지는 사람은 불안한 상황에서 자기감정을 긍정적으로 통제하는 게 힘듭니다. 자신도 모르게 뇌의 편도체가 과하게 활성화되기 때문이에요. 편도체는 감정을 처리하는 기관인데, 불안과 공포를 주로 다룹니다. 편도체가 활성화되면 불안과 공포감이 밀려오고 이에 따른 반응으로 긴장하거나 공격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질 때 아이 반응은 어떤가요? 만약 부정적 감정을 보인다면 편도체가 활성화되었다는 뜻이에요. 이때는 따뜻한 미소로 지혜로운 한마디를 들려주세요. 아이 마음이 한결 편해질 수 있도록요.



가령, 아이가 시험시간에 잔뜩 긴장한 상태로 수학 문제를 풀다가 시간 안에 답안지에 답을 옮겨쓰지 못했어요. 혹은 답안지를 밀려서 기록하는 바람에 노력한 만큼의 성적을 받지 못했습니다. 세상이 끝난 것처럼 절망하고 억울하게 우는 아이에게 엄마는 어떤 말을 할까요? 많은 엄마가 아이에게 인생의 교훈을 알려주고 싶어서 이렇게 말합니다. “그러게 왜 그런 실수를 하니? 시험 칠 때는 정신 똑바로 차려야지. 인생의 쓴 경험 했다고 생각해. 대신 다음번에는 절대 이런 엉뚱한 실수 하면 안 된다” 이 말은 아이 정서에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마음을 변화시키는 힘은 깨달음에서 오는데, 이 말은 아이에게 온전한 깨달음을 주지 않거든요.



실수를 자책하면서 자신을 탓하는 아이에게 이렇게 말해주세요.



“우리가 경험하는 사건들은 ‘좋은 일’도 ‘나쁜 일’도 아니야. 좋고 나쁨은 사람들이 자신의 주관적 판단으로 만들어낸 말일뿐이지. 조금 힘들게 느껴지는 상황이라도 네가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서 좋은 일이 될 수도 있어. 너의 소중한 경험들을 긍정적으로 해석하면 좋겠구나”



“사람이 왜 아픈 경험을 하는지 아니? 사람답게 성장하도록 돕는 가장 좋은 양분이 아픈 경험이기 때문이야. 우린 아플수록 가던 길을 멈추고 생각을 시작해. 자신은 물론 주변을 살피고, 세상을 둘러보면서 생각이 깊어지지. 그전엔 알지 못했던 걸 하나씩 깨닫게 되니까”


“세상에 의미 없는 사건은 없어. 우리가 겪는 사건은 모두 신이 계획하시는 거야. 각 사람에게 필요한 깨달음을 주기 위해서. 이번 실수는 훗날 너에게 소중한 자산이 될 수 있어. 가령 너와 비슷한 사람을 만났을 때 넌 누구보다 그를 이해하고 돕는 사람이 될 수 있으니까”



부정적 상황에서 긍정을 잃지 않는 마음 근력은 때때로 부정적 상황을 최고의 순간으로 만들기도 합니다. 두뇌 강장제로 개발되었던 약품이 약국에서 판매에 실패한 덕분에 유명한 음료로 재탄생했습니다. 우리가 즐겨 먹는 코카콜라입니다. 우연한 실수로 발견한 최초의 항생제, 페니실린은 원재료가 푸른곰팡이에요. 부정적인 상황이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자신이 원했던 걸 잃은 덕분에 더 좋은 기회를 얻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정적 상황을 마주할 때, 어떻게 하면 더 좋아질 수 있는지를 생각하게 해주세요. 엄마의 지혜를 들려주면서요.



우리는 역경을 인생에 맞이하기 싫은 불청객으로 생각합니다. 역경은 늘 아픔만 남기고 떠난다고 믿기 때문이죠.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역경이 헤집고 지나간 마음은 무엇이든 잘 자라나는 옥토가 되어있습니다. 세찬 비바람 덕분에 메말랐던 땅이 포슬포슬한 생명의 밭으로 변하는 것처럼요. 아픈 경험 때문에 아이 스스로 자책하고 후회하느라 시간을 허비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수많은 진흙을 머금고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낸 조개는 아름다운 진주를 만들죠. 아이의 작은 마음이 힘든 나날 덕분에 더 강하고 아름다운 진주로 거듭나길 바랍니다.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아이는 엄마 품에 있는 아이입니다. 두꺼운 이불을 뒤집어쓰고 가시덤불을 헤쳐나가듯 온갖 역경으로부터 보호받으니까요. 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약한 아이도 엄마 품에 있는 아이입니다. 홀로 역경을 마주하고 대처한 적이 없으니, 힘들고 어려운 순간 아이는 어찌해야 할지 몰라 무너지거든요. 엄마는 아이를 안전하게 보호하고 싶지만, 동시에 아이가 세상 역경에 담대하게 맞서길 간절히 원할 겁니다.



역경 앞에서 움츠리지 않고 힘찬 걸음을 내딛게 하는 마음의 힘은 역경을 긍정으로 해석했던 엄마와의 대화로 완성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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