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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경 Jun 06. 2023

자신도 모르게 숨 막히는 대화법


주변 사람과 대화를 나눌 때, 왠지 모르게 숨이 ‘턱’ 막히고, 답답한 경험이 있을 겁니다. 좋아서 시작한 대화지만, 진 빠지고 지쳐서 함께 있는 시간이 유쾌하지 않아요. 직장인은 직장생활 자체가 숨 막히고 답답해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을 한 번 쯤 했을 겁니다.


우리를 숨 막히게 만드는 건 다름 아닌, 자신도 모르게 하는 대화법 때문이에요. 나는 물론 소중한 관계 사람들을 숨 막히게 만드는 대화법은 바로 모든 상황에서 ‘문제’에만 집중하는 대화입니다. 


세상에 문제없는 사람, 문제없는 관계는 없죠. 문제만을 집중하는 사람은 문제가 발생할 때, 첫 마디가 이렇습니다.


“이거 왜 이래?” 

“어떻게 된 거야?” 

“누가이랬어?” 

“너는 도대체 제대로 하는 게 뭔데?”


이 말을 듣고, 당사자 마음은 얼마나 움츠러들까요? 마음속 자책 때문에 괴로워서 그날 밤은 한숨도 못 잘 겁니다. 숨 막히고 답답한 회사를 떠나고 싶다는 생각 또한  밤새 하면서.


문제에 집중하면, 책임소재를 먼저 찾고, 사람을 추궁하게 됩니다. 이런 결론을 내리면서요. ‘너는 가치 없는 사람이야’ 굳이 이렇게 말 안 했어도 상대방은 그렇게 느끼는 거죠.


때로는 자신에게 문제를 발견하고 이렇게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난 도대체 왜 이럴까? 왜 제대로 하는 것도 없고. 모든 게 엉망일까? 멍청하게. 나 같은 건 살 가치도 없어. 그럼 죽을까?” 


문제에 집중하니 ‘난 가치 없는 사람이야. 그만, 죽을까?’ 가 되어버렸어요. 세상이 나를 숨 막히게 하는 것 같아서 이 세상을 떠나고 싶습니다.


흔하게 친구와 대화 할 때, 친구가 나에게 이렇게 말해요.

친구 : 진짜, 요즘 너무 힘들다. 회사를 그만두든가 해야지.

나 : 왜? 무슨 문제라도 있니?

친구 : 문제는 항상 있지. 지난번에 말한 김 대리 있잖아. 전생에 나하고 무슨 원수가 졌는지, 어제는 어떤 일이 있었냐면....김 대리가...이랬거든. 이게 말이 되니?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난다고, 내가 떠나는 게 낫지.


문제만 듣고 있던 사람은 정신이 지치고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니 답답해요. 대화 결론이 ‘김 대리와 회사는 가치가 없는 것’이 되어버렸습니다. 나는 지금 이 자리를, 친구는 회사를 떠나길 원합니다. 다른 이유지만, 우리 둘 다 답답하고 숨 막히거든요.


문제만 바라보면, 그 문제라고 인식한 모든 게 ‘가치 없는 것’ ‘비난받아 마땅한 것’이 되어버립니다. 시선이 문제에 머물면 우리 마음은 긍정보다는 부정으로 가득 차거든요. 보이는 게 온통 문젯거리니 좋은 생각을 할 수 없는 겁니다. 


책임소재 찾기가 바쁘고 추궁하고 분풀이해야 마음이 편하다고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사실은 정반대입니다. 문제로 머릿속을 채우면 우리 마음은 오히려 시궁창으로 빠져들어요. 삶 자체가 숨 막히고 답답해지는 거죠. 보이는 게 온통 문제니까요. 자신은 물론 오늘 나에게 비난받은 그 사람 역시 마음이 시궁창이 되어버립니다.


어지럽고 퀴퀴한 시궁창에서 마음을 건지려면, 시선은 문제가 아니라 다른 곳을 향해야 합니다. 바로 해결책인 거죠. 중요한 사실은 몸과 마음은 언제나 우리가 향하고 있는 시선과 같은 방향을 향한다는 겁니다.


문제 상황에 집중하는 건 과거 일을 철저히 분석하겠다는 우리 의지입니다. “문제는 이거야. 이랬다면 더 좋았을 텐데” 이 말은 우리 정신을 과거에만 머물게 하고 후회와 아쉬움만 남깁니다. 과거지향적 사고를 하는 사람이 점점 되어가면서요.


왜 문제가 발생했지 책임소재를 분명히 해야 할 때도 있어요. 단 이 모든 행동이 미래 발전에 필요한 정도까지만 이루어지면 충분합니다. 과한 비난과 추궁은 사람 마음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깁니다. 우리가 문제에 집중해야 하는 경우란 바르게 문제 해결이 될 때까지입니다.


해결책에 집중한다는 건 과거가 아닌 미래에 집중하겠다는 우리 의지입니다. “해결을 이런 방향으로 해보면 어떨까? 더 좋은 해결책은 뭐가 있을까?” 이 말은 우리 정신을 현재와 미래에 머물게 하고 우리를 미래지향적인 사람으로 만들어 주거든요. 


 더 나은 미래를 꿈꾸는 사람은 ‘왜 이것밖에 안 됐을까?’를 고민하지 않고 ‘어떻게 하면 더 좋아질까?’를 고민합니다. 


과거에 대한 비난, 자책, 후회보다는 미래에 대한 계획과 기대감이 우리 삶을 더 의미 있게 만든다는 걸 기억하셨으면 좋겠어요. 우리가 살아갈 세상은요. 지난 과거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이고 다가올 미래기 때문입니다.


사람 잠재력은 “네 탓이야”라는 부정적 목소리에 움츠러들고, “우리 함께 해결해 볼까?”라는 따뜻한 목소리에 도전할 용기를 냅니다. 문제없는 세상이 없듯이 해결책이 없는 문제도 없습니다. 


문제에 직면했을 때, 소중한 자신은 물론 주변 사람에게 이 한마디를 건네볼까요? 

“괜찮아, 함께라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어. 이제 어떻게 할까?”


눈에 거슬리는 ‘문젯거리’에 정신을 집중하기보다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해결책’에 정신을 집중한다면 우리 삶이 지금보다 더 행복할 거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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