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 엄마 오늘 많이 배웠어. 내가 집에서 엄마한테 하기 힘든 이야기나 고민이 있으면 ~080* **11~로 전화해서 언제든지 얘기하랬어... (그리고는 그 번호를 외우도록 노래와 율동으로 배운 걸 자랑하듯이 보여준다)"
(엄마한테 하기 힘든 고민 얘기를 왜 남한테 해 ㅜㅜ 이런 생각을 하는데)
"그리고 엄마.. 오늘 비디오도 보여줬어. 어떤 아이가 있었는데 엄마는 아이 신경도 안 쓰고 그리고 아빠랑 엄마는 매일 싸우고 아빠도 소리만 지르고...
아이를 사랑하지 않는 엄마 아빠 같았어. 그런데 그 아이가 용기 내어서 이 번호에 전화했는데 마지막 비디오 장면이 새로운? 엄마 아빠랑 행복하게 살면서 환하게 웃는 장면이야.. "
"맞아? (속으론 조금 헉.. 했다. 엄마 아빠가 애를 막 때리고 학대를 한 것도 아니고 부부싸움을 할 뿐인데...)..
엄마는 안 봐서 잘 모르겠는데 넌 그 비디오 보니 그 여자아이 엄마 아빠가 아이를 막 미워하고 전혀 사랑하지 않는 것 같았어? "
"몰라... 근데 마지막엔 어쨌든 행복하게 웃었어"
"(그래 그건 그렇다 치자..) 근데 ㅇㅇ아.. 넌 엄마한테 못 할 얘기.. 비밀이 있어? "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응.. 엄마는 내가 저번에 릴리 (울 집 애완견^^) 똥 밟고 울었을 때 그걸 이모한테 통화하면서 웃으면서 다 말하고 나중에 ㅇㅇ(친한 언니 딸. 동갑내기다) 이도 다 알게 되어서... 나한테 너 똥 밟아서 울었냐고 웃고.. 나중엔 다른 주변에 애들까지 다 알게 되고... 얼마나 창피했는데..
나 이제 다시는 엄마한테 얘기 안 할 거야. 엄마는 딸이 마음 아프고 부끄럽고 슬픈 얘기를 다른 사람한테 다 해 버리잖아."
"ㅇㅇ야.. 그건 그냥 재미있는 사건이고 전혀 부끄러운 게 아니잖아. 그래서 엄마가 얘기한 거고..
근데 어쨌든 그걸로 니 기분이 안 좋았다면 엄마가 미안해. 앞으로는 이런 얘기는 남한테 하지 말아 달라고 비밀이라고 해 주면 엄마가 절대로 말하지 않을게"
"엄마는 딸 마음도 몰라....
그래서 이제는 이 번호로 전화해서 고민 얘기할 거야.."
(....)
"음.... ㅇㅇ야, 거기 번호로 전화하면 어떤 곳인지는 알아? "
"안 그래도 내가 시넬(학교에서 친한 친구)한테 물어봤는데.. 시넬이 그러는데 만약 자기 엄마가 자기 언니를 때렸는데.. 거기다 전화하면 경찰이 집에 온대!!"
;;;;
여기서 문화의 차이가 확 느껴진다.
영국에서 태어나서 자라는 것이..
이런 부분의 교육에서 어떻게 내가 해 줘야 할까...?
이런 부분에서 좀 사고를 확실히 정리시켜 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아이에게 좀 충격적일지라도 같은 또래였던 중국 아빠 사건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http://naver.me/G2HmjSmI
딸아이는 꽤 충격받은 듯했다.
그리고
"그럼... 엄마.. 그 애가 난 아빠랑 살고 싶고 양부모한테 가기 싫다 하면 되잖아"
"그래도 미국이나 영국에서는 그 정황이 확실하고 그런 육아를 시키는 아빠가 부모로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이 나면 어쩔 수 없어 "
그리고 내친김에 설명을 해 주었다.
"한국과 영국은 문화가 많이 달라.
아시아 나라에서는 사랑으로 여겨지는 부분이 서양에서는 안 받아들여지는 문화도 있어."
---인터넷 뉴스에서 보면---
---누구누구 연예인이 미국에서 힘들게 벌어서 아이를 유학시키고 했더니 아이를 집에서 좀 심하게 야단친 걸로 나중에 아이가 아빠를 신고한 사건...
---그리고 앞에서 다룬 중국인 아빠의 비극 이야기..
---한국 할머니가 작은 꼬마 남자아이 중요부위를 보고 귀엽다고 **따야지~~ 하다가 신고당한 사건.
---엄마가 사고로 죽은 딸... 을 보고 너무 충격받은 나머지 스스로 딸이 죽은 게 "내 탓이야.. 다 내 탓이야.."하고 통곡하다가 그 말이 딸을 죽인 범인의 자백으로 받아들여져 감옥 간 일...
사건사고가 참 많았다.
아이들은 그냥 보이는 사실만 얘기를 했을 뿐인데
그것이 서양 국가에서는 서로 다른 사고와 문화랑 관계없이 절대 받아들여지지 않는 부분이 있다.
이제는 뉴스에서 나올 듯 한 황당한 사건이 제대로 인식을 시켜 놓지 않으면 나에게도 닥칠 수 있겠다는 생각까지 든다. 그래서 말도 안 되게 자식에게 고소? 당하기 전에 바르게 교육시켜야겠다고 단단히 다짐한다.
나도 오랫동안 영국에서 두 아이를 낳고 오랫동안 살면서 여기서 교육을 시키고 듣고 느끼고 보고 하다 보니, 한국 인터넷에서 한국인들이 가지고 있는 사고와 조금 다를 때가 많았다.
하지만 기본적인 동양적 정과 사랑은 가르쳐 주고 싶었다.
물론 서양의 이런 교육이 이해 안 가는 건 아니다.. 영국만 봐도 장애인이나 어린아이를 성적으로 대하거나 학대하거나 하는 이슈에 대해서는 아주 아주 엄격하다. 그리고 그래야 한다.
한국에서 요 근래에 자식을 죽이고 방치하는 말도 안 되는 뉴스를 접하면서 마음이 너무너무 아팠다. 한국은... 아니 동양은 자식을 자기 소유물인양? 대하는 부분이 확실히 큰 것 같았다.
어쨌든 오늘 딸에게 확실히 심겨줘야겠다.
훈계냐 학대냐..
"ㅇㅇ야 잘 들어~~~
아까 네가 시넬 언니 얘기했잖아."
"네 생각엔 시넬 엄마가 언니를 때렸다면 사랑은 하는데 언니가 너무 말 안 들어 때린 -교육-이라 생각하니 아님 -학대-라 생각하냐 하니?"
"엄마..'학대'가 뭐야?"
( 아.. 외국에서 아이 키우기 힘든 하나 더.. 언어!! 한국말을 익히고 해도 가끔 한국말 단어는 너무 어렵다!! )
"응... 학대라는 건... abuse야. 예를 들어 시넬 엄마가 시넬 언니를 사랑하지도 않고 미워서 막 구박하고 수시로 때리는 거야. 신데렐라 새엄마보다 더 나쁘게.."
"하지만 세상에는 정말 정신적으로 아픈 이상한 엄마 아빠들이 가끔 있어서, 자기 아이인데도 불구하고 참 나쁘게 대하고 힘들게 아이를 놔두는.. 정말 학대? 하는 부모들이 있단다. 그래서 그런 부모님한테서 자라는 불쌍한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있어. 그곳이 네가 오늘 전화번호 외운 곳 같은 데야."
"하지만 너희 엄마 아빠는 가끔 화낼 때도 있지만 널 영원히 사랑한다는 사실은 절대 변하지 않아. 네가 그걸 알면 우리는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항상 speak out 하는 부분은 조금 조심해야 한단다. "
...(어렵나? 이해할까?... 가만히.. 꽤 신중히 듣고 있다..)
"우리 가정 얘기랑 상관없는 얘기.
예를 들면 네가 엄마한테 하기 싫은 친구와의 고민 이야기나 학교에서 힘든 일.. 공부.. 미래의 꿈.. 이런 건 괜찮아. 하지만 우리 식구들에 대해서 바깥에서 얘기할 땐 항상 신중하고 조심해야 해.
그리고 웬만하면 엄마는 네가 엄마한테 고민도 다 얘기하고 그랬으면 좋겠어"
우리는 "다문화"이지만 반은 한국 문화의 가정이고 서양과는 다른 "정"을 중요시하며.... 주절주절......
엄마는 가족끼리 하나 되고 위해주고 서로 보호해주고 같이 고민하고 해결했으면 좋겠다는 등등... 말이 길어진다.
"어쨌든 너희들이 그 정과사랑을 알고 자랐으면 좋겠어."
"그럼, 엄마가 저번에 네가 너무 못 되게 굴어서 '사랑의 매?'로 손바닥 한 대 때린 적 있지?(나도 아이는 절대로 때리면 안 된다는 생각이지만 손바닥 한 번 때린 게 영 찝찝해온다)
그때 그건 교육이라 생각해 학대라 생각해?"
"교육..."
(오~~~ 이해한다. 효과가 있다!!^^)
"그래 맞아. 이제 알겠지? 그런데 네가 선생님이나 아님 여기에다 전화해서 엄마가 때렸다고만 리포트하면 안 되는 거야.
영국은 때리면 안 되거든.
그런데 한국문화에서는 정말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바른 교육을 위해서 그렇게 야단칠 수 있는 거야. 그냥 방식이 다른 거야.. "
(그리고 속으로 생각한다.... 구차하지만 이제 교육상이라도 절대 매를 대면 안 되겠다.....)
"나중에 나도 내 딸 태어나서 때리면 안 되는 거야? "
"그때는 네 나름대로 옳다 생각하는 교육방식을 새로 세우렴. 그런데 가능한 한 때리지 않고 고육 하는 게 맞는 방식이고 때리는 게 좋은 건 아냐.
말로 하는 게 제일 좋고 영국도 학교나 집에서 아이들을 가르칠 때 잘못하면 "-생각하는 의자- " 같은 거 만들어서 아이를 반성하게 하잖아."
"그리고 훈육을 하는 방식에서 부모가 자식이 바르게 되라고 때리는 건 성경책에도 괜찮다고 나와 있어..."
"영국은 크리스천 나라잖아?
그런데 왜 성경말씀대로 안 해?"
"....."
(사랑하는 자식 매로 다스리라는 구절은 어디서 봤나 보다ㅜ)
어쨌든 기억해!!
교육이냐 학대냐?.. 알았지?
외국에서 자녀를 키운다는 것.. 문화 차이를 바르게 인식시켜 준다는 것...
힘들다.
그때 그 장황한 토론 이후로
요즈음엔 슬슬 장난까지 친다.
“그러니 엄마, 여긴 영국이니까 이제 나 말 안 듣는다고 등짝 때리기만 해? 나 신고할 거야”
이런 말을 이제 농담으로 하게 된 아이들은 생각보다 많이 자랐고 문화 차이를 이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난 장난으로 등짝 한 대를 때린다.
“그래 신고해~~ 다른 영국 부모님 집에서 잘 살아!
대신 이제 엄마가 해 주는 떡볶이도 잡채도 김밥도 못 먹을 줄 알아!”
이렇게 아이들이 영국에서 무럭무럭 자란 우리 아이들은 지금 어느덧 첫째는 대학 입학을 하고, 둘째 딸은 GCSE 시험 중이다.